푸틴, 美 폭스방송 인터뷰 '종전합의 '가능성 언급
러시아 "우크라 EU 가입 찬성, 4개 점령지 확보되면 종전 논의"
미국, 우크러 전쟁 통해 막대한 무기수출…종전에 반대 소문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6일(현지 시각)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미국 텔레비전 폭스뉴스 진행자 터커 칼슨과 인터뷰하고 있다. 스푸트니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6일(현지 시각)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미국 텔레비전 폭스뉴스 진행자 터커 칼슨과 인터뷰하고 있다. 스푸트니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근 서방 언론인과 인터뷰 한 소식을 전하면서 국내 언론들이 “푸틴이 우크라이나와 조만간 (종전)합의에 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한 것은 정확한 보도가 아니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푸틴 대통령의 진짜 의도는 러시아가 현재 상황을 협상을 통해 해결하고자 애써왔고 앞으로도 계속 노력할 것이기 때문에 양국이 결국 합의에 이를 것이라는 ‘원론적’인 전망이지, 종전합의가 성사돼가고 있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또한 푸틴 대통령은 점령지닌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 남부의 헤르손과 자포리자를 인벙받고, 우크라이나가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에 가입하지 않는다면 종전합의를 할 수 있지만 미국이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6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미국 매체 <폭스뉴스> 앵커 출신 언론인 터커 칼슨과 가진 서방언론과의 첫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협상을 거부한 적이 없으며, 우크라이나는 협상 금지에 관한 자국의 법령을 취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우크라이나가 전 영국 총리 보리스 존슨의 압력에 굴복, 이스탄불 협상을 거부한 결정은 어리석고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며, (그 때 협상이 타결됐다면) 전쟁은 이미 오래전에 끝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제성훈 외국어대학교 교수(모스크바 국립대 정치학 박사)는 9일 <스푸트니크>와의 인터뷰에서 “당연히 전쟁은 협상으로 끝나는 것이고,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가입을 허용하고 종전협상을 타결하는 것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종전협상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집권기에는 타결이 불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제성훈 교수는 “바이든은 11월 대선까지 우크라이나 전쟁을 못 끝내고, 브레이크 없이 가야 하는 젤렌스키는 절대 포기 못한다”고 내다봤다. 결국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 등 정권교체가 이뤄져야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난다는 얘기다.

푸틴 대통령의 이번 서방 언론인 인터뷰는 러시아 입장을 미국과 서방 국민들에게 전할 수 있었던 큰 기회였던 반면, 바이든 대통령과 미국의 유력언론들에게는 ‘불편한 진실’을 마주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제 교수는 “푸틴의 답변들은 거의 모든 러시아 국민들은 아는 얘기이지만, 미국과 서방국가 일반 국민들은 접할 수 없던 얘기와 논리들”이라며 “미국인들에게도 주류 언론과 엘리트가 감춰온 새로운 얘기”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인터뷰만 보고도 기존 언론 보도와 자국 엘리트 정책 결정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미국인들이 늘어, 러시아 국내정치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인터뷰 내용들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불리하고 (우크라이나 지원예산이 포함된) 국방예산 통과에도 불리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의 상황으로 돌아간다면 종전합의에 나설 수 있다고 전해진다. 즉, 우크라이나가 유럽연합(EU)에 가입해 경제발전을 도모하는 것은 언제든 수용할 수 있지만, 미국의 압력에 의해 나토에 가입하는 것은 곧바로 러시아를 군사적으로 위협할 수 있어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다.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4개 지역은 크림반도로 나아가는 길목으로, 전쟁 이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합의에 의해 크림반도를 수출 통행로로 활용했다. 하지만 젤렌스키 집권 후 나토가입을 추진하면서 러시아의 크림반도 진출도 막힐 수 있는 상황이 됐다.   

푸틴의 종전합의 의지를 가로막는 실질적 이유는 미국 때문이라는 얘기가 국제사회에서 나오고 있다. 즉,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과정에 무기수출을 통해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어 전쟁이 조기에 종식되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 6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문제 해결을 주제로 한 외교사절들과의 회의에서 전쟁 기간 미국은 NATO 회원국들에게 압력을 넣어 자체 보유 무기를 거의 공짜로 우크라이나에 제공토록 하는 동시에 미국산 무기를 정가로 판매, 전쟁 이전대비 무기 수출이 16%나 늘어난 2380억 달러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결국 러시아와 미국의 대리전이 된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방은 러시아와 미국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백민일 기자 bmi21@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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