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로드맵 만들기 바라" 북미 대화 주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18일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3차 전원회의 3일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mbc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18일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3차 전원회의 3일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mbc

중국 외교부는 18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대화·대결' 발언과 관련해 "한반도 정세가 새로운 긴장에 직면해 있다"며 북미 간 대화를 통한 해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 같은 입장을 전한 뒤 "관련 당사국들이 기회를 잡아 사태의 점진적인 축소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오 대변인은 "관련국은 북한의 정당한 우려를 중시해 해결해야 한다"며 북미가 '운용 가능한 비핵화 로드맵'을 만들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북미 간 지속적인 대화로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추진하길 바란다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자오 대변인의 발언은 김 총비서가 전원회의에서 대외관계에 대해 밝힌 것을 언급한 것으로 미국과 남한을 겨냥하고 있다. 

김 총비서는 전날 주재한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3차 전원회의 3일차 회의에서 "우리 국가의 존엄과 자주적인 발전 이익을 수호하고 평화적 환경과 국가의 안전을 믿음직하게 담보하자면 대화에도 대결에도 다 준비돼 있어야 한다"며 "특히 대결에는 더욱 빈틈없이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올 1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김 총비서가 내놓은 첫 대외 메시지다. 김 총비서는 또 이번 회의에서 중요한 국제·지역문제들에 관한 대외 정책적 입장과 원칙을 표명하기도 했다.

북한 관영매체들은 김 총비서가 "금후 대미관계에서 견지할 적중한 전략·전술적 대응과 활동 방안을 명시했다"고 전하며 그가 바이든 행정부의 새로운 대북정책에 대한 검토를 마쳤다고 전했다.

김 총비서는 '대화'와 '대결' 모두 준비돼 있다고 말했다. 우선 '대화'와 관련해 미국이 대북 적대정책을 철회한 만큼 일단 북미 대화에 나설 의지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남한과는  오랜 기간 대화가 단절돼 있어 부활하는 게 쉽지 않은 것도 있지만, 북한의 제1 관심 대상은 미국이다. 더욱이 북한은 남한과 정부 차원의 대화에는 부정적 입장이어서 민간이 주체가 되는 교류와 경협이 요구된다.

김 총비서가 말한 '대결'은 군사적 대립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식 사회주의체제를 강하게 밀고 간다는 의미로 '대화'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중국 외교부가 김 총 비서의 '대화·대결' 발언과 관련해 "한반도 정세가 새로운 긴장에 직면해 있다"며 북미 간 대화를 통한 해결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은 미국에 대한 우회적인 메시지로 해석된다. 즉 미국이 대화를 통해 북한과 상대하려면 북한에 영향력 있는 중국을 통해야 한다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만일 미국이 독자적으로 북한과 대화를 하려고 해도 중국이 개입하면 불가능하게 되고 한반도에 긴장이 생길 수도 있다.

문재인 정부 입장에선 이러한 국제관계의 흐름 속에 주체적으로 중간자 역할을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최대 과제가 되고 있다. 

 백민일 기자 bmi21@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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