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군 정찰위성 1호기 평양 중심부 찍어…2030년까지 40여기 발사
北 작년 11월 '만리경-1호' 발사, 올해 3기 더 띄워…러 정찰위성도 활용
北전문가 "북한 선제 전쟁 안해…남북 정찰위성 많을수록 오판 줄고 전쟁도 줄어"

한국 군 첫 정찰위성 '425 위성’ 1호기(왼쪽, 스페이스X 제공)와  북한 군 정찰위성 '만리경-1호' (조선중앙TV 갈무리)
한국 군 첫 정찰위성 '425 위성’ 1호기(왼쪽, 스페이스X 제공)와 북한 군 정찰위성 '만리경-1호' (조선중앙TV 갈무리)

우리 군 정찰위성 1호기가 북한 수도 평양 중심부를 촬영한 위성사진을 지상으로 전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2일 미 반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발사힌  군 정찰위성  ‘425 위성’ 1호기가 평양 중심부에는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집무실이 있는 노동당 본부청사 등을 촬영해 전송한 것이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11월 21일 군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발사한 바 있다.

우리 군 당국은 오는 4월 정찰위성 2호기를 발사할 예정이고, 북한은 작년 12월 26일부터 30일까지 열린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에서 군사 정찰위성을 3개 더 발사할 것을 과업으로 제시해 올해 남북한이 정찰위성 경쟁을 벌일 것이 예상된다.

◇ 남·북 정찰위성 경쟁…빠르면 3∼4월 발사 가능성

우리 군 당국에 따르면 전자광학(EO)·적외선(IR) 센서가 탑재된 정찰위성 1호기가 작년 12월 우주궤도에 안착하고, 이후 시험적으로 북한지역을 촬영한 위성사진을 지상으로 전송하고 있다.

정부의 소식통은 "최근 전송된 위성 사진을 보정하는 작업을 거친 결과 예상했던 대로 해상도가 굿(좋다)"이라며 "평양 중심부와 항구에 있는 선박도 선명하게 드러난다"고 전했다.

올해 하반기에 정찰위성 1호기의 정상 임무가 본격화되면 대북 위성 정보에 대한 미국 의존도를 줄일 수 있고, 독자적인 대북 감시 역량도 확대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군 당국은 1호기에 이어 오는 4월 첫째 주 미국 플로리다 공군기지에서 2호기를 발사할 예정이다. 2호기는 레이더 전파를 이용한 합성개구레이더(SAR) 위성으로 주야간, 어떤 기상 조건에서도 목표 표적에 대한 초고해상도 영상 촬영이 가능하다.

군은 오는 2025년까지 정찰위성 5기를 확보해 북한 내 핵심 표적에 대한 감시 및 정찰을 강화할 계획이며, 2030년까지 100㎏ 미만의 초소형 위성 40여기를 전력화해 한반도 재방문 주기를 30분 이내로 단축한다는 방침이다.

북한 역시 정찰위성 강화에 전력하고 있다. 북한은 2013년 국가우주개발국(현,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을 설립하고, 2021년 정찰위성개발을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개발 5개년 계획의 핵심과제로 선정하며 심혈을 기울여 정찰위성을 개발해왔다. 지난 2012년과 2016년 해상도 100m급의 지구관측카메라를 탑재한 광명성 위성을 발사했지만 통신오작동으로 기인해 실질적 영상획득에는 실패했다. 

  북한은 이후 다양한 사거리의 탄도미사일 및 핵탄두 개발에 집중하다가 2022년 2월과 3월에 준중거리탄도미사일 발사를 통해 정찰위성에 장착될 카메라로 지상 표적지역에 대한 수직 및 경사촬영을 진행해 고해상도 촬영체계, 자료전송체계 및 자세제어장치의 특성과 운용 정확성을 검증했다고 발표했다.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은 지난해 11월 21일 오후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소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천리마-1형' 로켓에 실어 쏴 올렸다. 이 위성은 이후 고도 500여㎞ 고도에서 지구 주위 궤도를 돌고 있는 것으로 한미 당국에 확인됐다.

북한은 작년 말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에서 군사 정찰위성을 3개 더 발사할 것을 과업으로 제시해 빠르면 3월에 발사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북한은 자체 정찰위성을 발사하고 있지만, 러시아의 고성능 정찰위성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모스크바의 정통한 대북소식통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북러 정상회담 이후 러시아가 38선 접경지대를 비롯해 평양 상공에 자신의 정찰위성을 북한이 활용할 수 있게 합의를 했다는 것이다. 북한이 고도의 정찰위성을 개발하기까지 기술 지원은 물론, 공백기를 러시아 정찰위성이 대신한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 "남·북 정찰위성 많을수록 '오판' 줄어…전쟁 가능성도 희박"

북한과 교류하며 북한의 현실을 잘 아는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이 먼저 전쟁(전면전)을 일으키는 없을 것이라고 한목소리로 말한다.

김정은 총비서도 남한을 동족이 아닌 '적대국'이라 하면서도 '전쟁'에 대해서는 한·미가 먼저 북한을 공격하거나 위협할 경우에만 후발적으로 전쟁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밝히고 있다. 

중국 단둥에서 북한과 교역을 하는 동포 소식통은 "북한은 전쟁은 생각도 않고 있고, 남한에 대해 불만은 있어도 같은 민족끼리 전쟁을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남한과)전쟁을 하는 일이 없겠지만, 김정은이 전쟁 명령을내려도 인민들은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전문가인 장백산 해외동포지원사업단 이사장은 "남북한이 다시는 전쟁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노동당 철칙으로 알고 있다"며 "동족이 전쟁을 하는 일은 당도, 주민도 용납하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장 이사장은 "올해 초 북한의 서해 포격을 놓고 폭약 논란이 있던 것처럼 남북이 '오판'에 따라 충돌하고 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있지만, 처음부터 대규모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반도통합연구소 지현규 선임연구위원은 "작년 말 김정은 총비서가 대남 강경 발언을 두고 남북 전쟁론이 국내외에서 부상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진단했다.

지 연구위원은 "북한이 핵을 보유하고 있어 주변국이 전쟁을 막고 있고, 전쟁을 하는 것은 망하는 길이란 것을 북한도 잘 알고 있어 김 총비서도 먼저 전쟁을 하는 일은 없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장 이사장은 "남북 간 사전 계획에 따른 대규모 전쟁 가능성은 없지만, 작은 충돌이나 오판에 의해 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며 "남북한이 정찰위성을 경쟁적으로 확보하려고 하는데 실제 더많은 정찰위성이 있으면 상대방의 동향을 정확하게 관찰할 수 있어 '오판'을 줄일 수 있고, 그만큼 전쟁 가능성도 줄어든다"고 진단했다.

백민일 기자 bmi21@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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