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썩고 돈 없는 우크라이나 대신 돈바스 재건에 관심을”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파괴된 돈바스 지역 건물들.(스푸트니크TV 갈무리)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파괴된 돈바스 지역 건물들.(스푸트니크TV 갈무리)

국내 건설 대기업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우크라이나 재건 해외건설 사업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전망도 불투명한 게 현실이다.

우크라이나 현지 기업인들과 정치인들이 한국의 건설기업들과 정부에 참여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 산업단지와 교통 인프라 등은 거의 가시화 되는 게 없고, 임시 막사에 쓰일 건축 자재 등만 투자기업이 정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데다 조기에 끝난다고 하더라도 도로나 사회인프라 등 금액이 큰 토목공사들은 대부분 우크라이나를 많이 지원한 미국과 독일,  폴란드에게 돌아가고, 건축물은 일본기업에 돌아가 정작 한국 기업이 수주할 재건사업의 몫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정부는 지난해 7월 윤석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계기로 ‘우크라이나 평화 연대 이니셔티브’를 발표했으며 올해 추가로 3억 달러, 내년 이후 20억 달러 이상의 중장기 지원 패키지를 비롯해 안보, 인도, 재건 분야를 아우르는 포괄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어 재건사업 참여에 기대를 걸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는 주요 7개국(G7) 주도의 우크라이나 재건 지원 협의체인 ‘우크라이나 공여자 공조 플랫폼’(MDCP)에 신규 회원국으로 가입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MDCP는 우크라이나 재정 지원과 중장기 재건 복구 계획을 조율하고, 우크라이나 개혁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G7 주도로 출범한 핵심 공여국 간 협의체이다. G7 회원국, 유럽연합(EU) 집행위, 우크라이나, 세계은행,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국제통화기금(IMF) 등이 참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한 기여를 인정받아 화상회의 방식으로 열린 제8차 MDCP 운영위원회에서 새로운 회원국으로 가입한 것이다.

우리나라가 MDCP에 신규 가입함에 따라 약 1200조 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본격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도·태평양 국가 중에는 G7인 일본을 제외하면 한국이 유일하게 MDCP에 참여하게 돼 토목과 건축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국내 기업들의 기회가 크게 확대될 것이란 분석이다.

반면 우크라이나 사정을 잘 아는 전문가는 국내 기업의 재건사업 참여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세계 최고 수준의 부패지수로 악명이 높은 데다 전쟁으로 폐허가 돼버린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해 한국이 투자하는 것은 실익은커녕 돈만 떼일 위험이 높다는 것이다.

떼문에 차라리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부서진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 등 러시아 돈바스 지역이 원래부터 경제사회 인프라가 구축돼 있어, 훨씬 재건수요가 높고 한국 건설업계에게 사업기회가 많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스푸트니크에 따르면 이백희 전 KT 상무이자 KT의 우즈베키스탄 자회사인 이스트텔레콤 전 대표이사는 29일 한러비즈니스협의회(대표 박종호)가 주최한 유라시아비즈니스인사이트 세미나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러시아가 약 3400 제곱킬로미터 규모의 돈바스 지역을 재건축, 재건설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0년동안 12개 도시 건설에 투입됐던 엄청난 규모의 우즈베키스탄 건설 노동자들은 러시아말도 잘하는 등 우수하기 때문에 돈바스 재건사업에 대규모로 투입될 전망”이라며 “지금도 러시아에 약 450만 명 정도의 우크라이나인들이 일하고 있고, 그들 중 상당 수가 전쟁 후 돈바스 재건에 투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한국이 중동 건설특수로 많은 돈을 벌었듯, 많은 자원이 몰리는 돈바스 지역으로 우수한 건설・토목 기술을 투입하는 게 좋다. 냄새조차 나지 않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부패했고 돈도 없는 우크라이나 지역 대신 러시아 지역의 재건에 나서는 것이 한국 건설업계에 훨씬 큰 사업기회”라고 덧붙였다.

임인영 기자 liym2@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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