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현재 공석 국무부 인권특사 임명 뜻 밝혀
北 예민한 사안이지만…"북미협상 영향 미미" 분석도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7일(현지시간)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현재 공석인 국무부 인권특사를 임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abc 갭처)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7일(현지시간)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현재 공석인 국무부 인권특사를 임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abc 갭처)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한미정상회담에서 북핵문제 해결 방안으로 '외교적 해법'을 꺼내든 가운데 '북한 인권특사' 지명을 언급해 그 배경에 관심이 주목된다.

뉴스1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는 인권 등 보편적 가치를 중요시하고 있기 때문에 도널드 트럼프 전임 행정부와는 달리 결국 인권대사를 임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인권문제는 북미협상에 있어 큰 변수가 되지 못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7일(현지시간)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현재 공석인 국무부 인권특사를 임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정해진 시점은 없다고 말해 여지를 남겼다.

현재 바이든 행정부는 대북정책 검토를 끝마치고 대북 대화에 나서는 중에 인권 특사 임명은 이와는 상반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이날 블링컨 국무장관 발언과 관련해선 바이든 행정부가 원칙론적인 입장을 밝힌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든 행정부는 그 동안 대북 문제 뿐 아니라 대중 견제를 위해 인권 문제를 최우선으로 삼고 국제사회에 '인권 이슈'를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 3월 첫 방한 당시 "북한의 전체주의 체제는 북한 주민을 대상으로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인권 유린을 계속하고 있다"며 "우리는 기본적 권리와 자유를 수호해야만 한다. 이를 억압하는 이들에 맞서야 한다"고 거세게 발언했다.

한미정상회담에서도 바이든 행정부는 인권 부분에서 양보하지 않았다. 공동성명에서 양 정상은 "북한의 인권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협력한다는 데 동의하고, 가장 도움을 필요로 하는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 제공을 계속 촉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북 대화를 위해선 인권 문제는 언급을 삼가한다는 문재인 정부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북한이 인권문제와 관련해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북미협상에선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할 거란 분석이 나온다.

박원곤 이화여자대학교 북한학과 교수는 "지난 한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인권문제가 담겼다"면서 "북한은 이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 인권대사 임명을 가지고 문제제기를 할지는 두고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바이든 행정부가 인권특사 임명보다 대북특별대사를 먼저 임명해 나름대로 북한과의 대화의지는 남겨둔 것이란 평가도 나오고 있다.

박 교수는 "현재 미국도 인권특사 임명과 관련해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려하고 있을 것"이라며 "미국 의회 입장이 완곡하니 임명은 하겠지만 북한과의 대화를 위해서는 시기 정도가 조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특별대사를 인권특사에 앞서 임명한 것은 문재인 정부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진다. 대북대화를 중시하고 있단 메시지를 북측에 보낼 수 있기 때문.

한편 이날 블링컨 장관은 북한인권문제 뿐 아니라 대북 인도적 문제인 북미 이산가족 관련 내용도 언급했다. 그는 "이들은 사랑하는 가족들과 헤어졌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생사조차 알지 못한다"며 "가슴 찢어지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위해 반드시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이상연 기자 lsy@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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