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군사·안보 이슈 60%…2021년 백신·반도체·기후대응 비중 커져
첨단신흥 기술분야로 경제협력 범위 설정…韓 경제적 위상 반영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오후(현지시간) 한미정상회담 뒤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오후(현지시간) 한미정상회담 뒤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발표한 한미 공동성명은 백신과 반도체·기후 분야 등 기술·경제적 동맹이라는 점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서 4년 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시 군사적 동맹 강화가 위주였던 한미 공동성명에서 한 단계 진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3일 청와대에 따르면, 이번 한미 공동성명에는 도입부부터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 환경이 더욱 복잡다단해지고, 코로나19 대유행으로부터 기후변화 위협에 이르는 생존을 위협하는 문제들로 인해 세계가 재편되고 있는 지금 우리는 철통같은 동맹에 대한 공약을 재확인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는 대만해협 안보 상황과 코로나 위기 극복, 기후변화 대응과 같은 시대적 과제 변화로 인해 한미 동맹 역시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벤트 참여하기

반면 지난 2017년 6월 문 대통령이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과 발표했던 한미 공동성명은 도입부에서 "양 정상은 북한의 위협에 공동으로 대응한다는 공약을 확고히 했다"는 점이 부각된다.

또 2017년 한미 공동성명에서는 북핵위기에 대한 대응과 군사적 동맹 이슈가 약 60% 비중을 차지하며 가장 중요한 문제였다. 나머지 부분은 '공정무역'을 비롯한 경제협력이나 국제테러 대응, 인적 교류 등 여러 이슈로 분산돼 비중이 적었을 뿐만 아니라 범위가 넓어 구체성이 다소 떨어졌다.

이와 달리 이번 한미 공동성명에서는 군사·안보 이슈 외에도 △기후변화 대응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 △5G·반도체 등 신흥기술과 공급망 상호투자 △해외 원전사업 공동 참여 △여성학대 종식 및 성차별 해소 등 다양한 분야의 이슈가 골고루 나타난다.

군사·안보 이슈를 담은 소제목 '한미동맹의 새로운 장을 열며' 부분은 2200여자 분량이지만, 경제협력과 여타 글로벌 과제에 대한 협력 내용이 담긴 소제목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포괄적 협력' 부분은 4600여자로 두 배가 더 넘는 분량이다.

이전까지 한미 동맹이 군사·안보 차원의 일방적인 의존관계였다면, 이번에는 글로벌 선도국가의 역할을 함께 수행하고 협력하는 상호 호혜적인 입장으로 격상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경제협력 범위를 구체적으로 첨단·신흥 기술분야로 설정했다는 점에서 미국이 한국의 경제적 위상과 제조·기술개발 능력을 인정했다는 점이 확인된다.

이번 공동성명에서 양국은 "반도체, 친환경 EV 배터리, 전략・핵심 원료, 의약품 등과 같은 우선순위 부문을 포함하여, 우리의 공급망 내 회복력 향상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며 "상호 투자 증대 촉진 및 연구개발 협력을 통해 자동차용 레거시 반도체 칩의 글로벌 공급을 확대하고, 양국 내 최첨단 반도체 제조를 지원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또 "차세대 배터리, 수소에너지, 탄소포집·저장(CCS) 등과 같은 청정에너지 분야 및 인공지능(AI), 5G, 차세대 이동통신(6G), Open-RAN 기술, 양자기술, 바이오 기술 등 신흥 기술 분야에서 혁신을 주도함으로써 미래 지향적 파트너십을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협력할 것을 약속했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지난 1년 반동안 지속된 전세계적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한국의 방역 정책과 위기관리 성과가 글로벌 보건협력과 한미 백신 파트너십 구축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공동성명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핵심 의료물자를 다급히 필요로 했던 당시에 한국이 이를 기부한 것에 대해 사의를 표했다"며 "이러한 배경에서, 우리는 과학 ·기술 협력, 생산 및 관련 재료의 글로벌 확대 등 중점 부문을 포함한 국제 백신 협력을 통해 전염병 공동 대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하여, 포괄적인 한미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로 합의했다"고 적시됐다.

양국은 "동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우리는 가까운 미래에 전염병 대유행을 종식하고 향후의 생물학적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코백스(COVAX) 및 감염병혁신연합(CEPI)과의 조율 등을 포함하여 전 세계 국가들에 대한 글로벌 코로나19 백신 공급을 대폭 확대하는 데 적극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박상룡 기자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코리아리포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