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해외영농으로 '식량'난 해법 마련…'식품'은 미해결 과제
해외동포, 남북 잉여 농수산물 '물물교환' 의 '한반도농업' 추진
농협, 잉여 농축산물 해외동포 통해 소화…농민 경제 살려

농협중앙회. 중앙회 제공
농협중앙회. 중앙회 제공

분단된 조국을 바라보는 해외동포들은 최근의 남북관계를 매우 우려스럽게 바라보고있다. 경색국면을 넘어 자칫 영원히 분단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북한이 남한과의 관계를 단절하겠다고 나선 것은 정치적 이유도 있지만, 최대 현안인 식량난을 해결할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큰 배경으로 꼽힌다.

이런 상황에 위기의 남북관계를, 돌아선 북한을 되돌릴 수 있는데 농협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게 되면서 해외동포들의 농협에 대한  기대가 상당하다. 북한이 '식량'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식품' 문제는 남한이 최고의 상대이고, 농협이  그 중추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남한을  더이상 동족(同族)으로 여기지 않고 ‘주적’, 전쟁 중인 ‘적대국’으로 규정하고 일체의 관계를 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올해 들어서는 남북관계 관련 기구나 조직을 해체하는 등 남북 간 대화나 교류마저 차단하는 양상이다.

북한이 이렇게 나오는 것은 현 정부의 친미 행보와 대북 강경책에 대한 반발이지만, 자위력 차원의 핵을 보유하고 지난해 9월 북러 정상회담을 통해 식량난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은 자신감을 갖게된 것이 가장 주요한 배경이다.

북한이 정권 수립 전후 현재까지 해결하지 못한 최대 현안은 ‘먹고 사는 문제’, 즉 식량난이다. 북한이 1970년대를 지나 남한과 교류를 한 가장 큰 목적 역시 ‘경제’ 때문으로, 식량난 해결이 핵심 과제였다. 북한은 중국을 통해 식량난을 해결해왔지만 정치‧경제적으로 예속되는 것을 경계하고 불만을 가졌다.

그런데 지난해 9월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와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이 ‘백년대계’를 구축하기로 하면서 식량난 문제는 사실상 해결됐다. 북한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점령지 등에서 ‘해외영농’을 통해 자국으로 충분한식량을 공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러한 북한의 변화는 남한에 대한 가장 큰 기대를 사라지게 했고, 남북관계는 국내외요인들로 인해 극한 대립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조국의 발전과 남북한의 화해·협력을 기원해온 800만 해외동포들은 현재 한반도 상황을 매우 우려스럽게 바라보며 이를 돌파할 남북한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
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

이런 가운데 30년 전부터  '식량'을 통해 남북관계를 풀어가야 한다고 주장해온 장백산 해외동포지원사업단 이사장이 최근 '식품'을 매개로 한 '한반도농업'  프로젝트가 큰 주목과 함께 지지를 받고 있다.

1980년대 말 북한과 최초로 무역을 한 이래 현재까지 북측과 신뢰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장백산 이사장은 "'식량'을 매개로 한 남북관계·한민족 발전은 북한이 해결책을 찾으면서 어렵게 됐다"면서 "북한이 해결하지 못하는 '식품'으로 접근하는 것이 현실적인데 전국적 조직을 갖춘 '농협'이 최고의 상대"라고 말했다.

북한이 러시아를 통해 '식량' 문제를 해결하게 됐지만 ‘식품’은 앞으로도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에 우리 (해외동포 포함) 측에서 식품을 매개로 대화에 나서면  북한도 응할 것이라는 게 장 이사장의 설명이다. 

북한과 식품을 매개로 교역을 할 경우 남한이  생산성 있고, 과잉생산으로 남는 식자재, 특히 신선채소, 과수, 그밖의 농산물 등을 해외동포망을 통해 북측에 건네고 북한에서 다량으로 생산되는 농수산물과 ‘물물교환’ 형태로 추진하는 것이다. 중국과도 식품 교역이 가능하지만 북한은 '돈'을 지불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물물교환’은 돈이 개입되 않고 인도주의적 형태로 진행돼 유엔 등 국제사회가 대북제재의 일환으로 ‘금융’을 막고 있는 것도 피할 수 있다. 이를 현실적으로 진행하는 데 ‘농협’이 매우 중요하다고 장 이사장은 강조한다. 

장 이사장은 ”북한과의 교류에서 해외동포가 주체가 되면 국내법 저촉을 피할 수 있고, 해외동포는 남북 민족 간 거래를 뒷받침할 수 있는 대규모 자금도 마련돼 있어 일 추진에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장 이사장은 제25대 농협중앙회 회장에 당선된 강호동  신임 회장에 큰 관심을 보였다. 그는 “출마 후보 중 유력 후보들의 공약을 꼼꼼이 살펴봤다”며 “모두들 농민·농촌살리기를 위한 공약을 내걸었는데 ‘식품’을 매개로 한 '한반도농업'을 구현하는데 강 회장의 공약이 가장 현실적이고 실효적이었다"고 말했다. 한반도 농업에서 농산물 생산과 유통(판로)에 상호금융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데 강 회장의 공약 내용이 경험에서 우러나온구체적이고 현실적이었다는 것이다.

장 이사장은 "특히 상호금융을 통해 농업의 구조적 변화를 가져오겠다는 공약이 해외동포들이 추구하는 ‘한반도농업 구조 변화’와 일맥상통한다"고 평가했다. 특히 강 회장이 추구하는 농협의 금융개혁에도 해외동포가 상당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장 이사장은 "한민족의 분열을 막고 민족이 공동발전하는데 국내에선 농협만한 조직이 없다"며 "해외동포 조직의 충분한 자금과 농협이 관장할 수 있는 농산물 생산 및 유통이 결합해  '식품'을 매개로 한다면 해외동포를 민족으로 강조하고 있는 북한도 교류(대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진 기자 krjjp@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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