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악재가 이어지면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사면초가에 놓일 상황이다.

우크라군의 반격과 서방의 지원이 모두 지지부진한 가운데, 우크라이나 원조에 반대하는 트럼프의 복귀 가능성까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6일 전쟁의 와중에 자리를 비우고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 포럼에 참석했다. 세계 정·재계 인사들이 모인 자리에서 다시 한번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절박하게 호소하기 위해서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것이 우크라이나만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근본적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이라며 "우크라이나를 넘어서는 러시아의 새로운 침략 방향과 일정이 점점 분명해 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푸틴은 전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고, 문제는 미국과 트럼프가 이후 무엇을 할 것인가"라며 우려를 드러냈다. 

푸틴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해 온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백악관에 복귀한다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발을 뺄 것이라는 입장을 시사한 바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 공화당의 과격한 목소리가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긴장과 고통을 안겨줬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백악관은 지난해 10월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지원을 위해 140조원 규모의 안보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했지만 공화당의 반대로 처리되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추가 군사 지원이 표류하는 것도 젤렌스키 대통령을 궁지로 몰고 있다. 유럽연합의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도 친러 성향인 헝가리의 반대에 발이 묶여 있다.

EU 집행위원장은 다음 달 1일 열리는 정상회의에서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지만, 헝가리가 이를 즉각 반박하고 나서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상연 기자 lsy@koreareport.co.kr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코리아리포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