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 필요한 거리·엔진 갖춘 IRBM 실험 발사

북한이 작년 12월에 발사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모습(조선중앙TV 갈무리)
북한이 작년 12월에 발사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모습(조선중앙TV 갈무리)

북한이 14일 동해상으로 중거리급 탄도미사일(IRBM·사거리 3000∼5500㎞)을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늘 오후 2시55분경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중거리급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은 올해 들어 처음이며, 작년 12월 17일 밤 탄도미사일을 발사한지 28일 만이다.

군 당국과 국내 전문가들은 북한이 작년 12월 18일 미국을 겨냥해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을 발사했다고 주장했고, 북한 역시 ICBM 화성-18형이라고 밝혔지만 실제는 정찰위성 추진력을 실험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정통한 북한 소식통의 전언이다. 

당시 소식통은 북한이 가장 시급한 것이 '눈'에 해당하는 군사정찰위성이고, 핵을 보유한 상황에서 미국 본토를 공격할 ICBM을 시험발사할 이유가 거의 없었다는 설명이었다.

군 당국은 이날 북한이 쏜 탄도미사일이 신형 고체연료 IRBM 시험 발사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북한은 신형 IRBM용 대출력 고체연료 엔진을 개발해 지난해 11월 11일과 14일 1, 2단 엔진의 지상 분출 시험을 진행해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고체연료 추진 IRBM은 1단 추진체를 사용하는 기존 액체연료 IRBM보다 사거리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고체연료 탄도미사일은 발사 전에 연료 주입이 필요한 액체연료 미사일과는 달리 연료 주입 단계가 필요 없어 기습 공격이 가능하다.

군 당국과 국내 전문가들 중엔 평양에서 직선거리로 괌까지는 약 3500㎞, 알래스카까지는 약 6000㎞ 떨어져 있다는 전제에서 이곳의 미군 기지를 겨냥한 것이라고 해석한다.

그러나 베이징의 정통한 북한 전문가는 "이번 IRBM 발사는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의 요청에 의해 시험발사한 것"이라고 전해왔다. 그러면서 "올초 북한이 서해에서 포사격을 한 것은 오래 습기찬 곳에 있던 포를 가동시킨 것이지만 러시아에 필요한 포를 실험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평양에선 러시아 기술자와 북측 기술자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쓸 미사일을 개발, 실험하는데 전력하고 있다"며 "이번 탄도미사일도 그런 목적으로 발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해왔다. 즉, 북한이 미국이나 남한을 겨냥해 IRBM을 발사한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민대호 기자 mdh50@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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