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NK 재팬 등 '北에서 소 불법 유통시킨 9명 공개 처형"
北소식통 "개인 소 취급 못해, 혜산서 2만5천명 앞 공개총살 의문"
데일리NK 재팬 등 북한 전문 매체는 14일 지난 8월 30일 오후 4시 북한 양강도 혜산시 고지대에 있는 비행장에서 남성 7명, 여성 2명 등 총 9명이 총살됐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15일 이같은 보도를 인용해 내주 열리는 유엔총회 본회의에서 북한인권결의안이 논의될 예정인 가운데, 북한 주민의 인권 실태가 재조명되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처형된 이들은 양강도 수의방역소장, 양강도 상업관리소 판매원, 농장 간부, 평양 모 식당 책임자, 군 복무 중 보위부 10호 초소(검문소) 군인으로 근무했던 대학생 등으로, 2017년부터 지난 2월까지 병으로 죽은 소 2100여 마리를 잡아서 불법으로 유통시킨 죄를 지었다는 것이다.
데일리NK재팬은 조선인민군 특별군사재판소가 피고인들의 죄목을 읽고 사형 판결을 내리자마자 말뚝에 묶여 있던 9명이 총살당했으며, 이 장면을 2만5000여명의 주민이 목격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데일리NK재팬의 보도는 북한 체제에 비춰 의문이 든다는 게 북한 소식통의 공통된 의견이다.
우선, 소 2100여 마리를 잡아서 불법 유통시켰다는 점이 의문시됐다. 북중 접경지역인 단둥에서 북한과 무역을 하는 동포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에서 소는 국가 발전의 기반인 농업의 동력원으로 취급되기 때문에 개인이 소를 소유하거나 도축·판매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이를 어기면 단순 경제범이 아닌 정치범 취급을 받는다고 한다.
또한 소가 병이나 늙어서 죽을 경우에도 지역 행정 관서에 보고를 해야 하고, 바로 처리되기 때문에 개인이 소를 취급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한다.
그는 "물론 개인이 소를 도축해 불법으로 유통시켰을 경우 사형당할 수도 있지만, 2100여마리나 되는 소를 수년에 걸쳐 개인이 취급했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9명의 총살 장면을 2만5000여명의 주민이 목격했다고 한 부분도 의문시 된다.
중국 장백현의 동포 소식통은 "2만5000여명이나 되는 주민이 모였다는 것부터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한마디로 처형 장소인 혜산에 2만5000여명이 동원된 경우를 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특히 "중국에서 볼 수 있고, 바로 소식이 전해지는 혜산에서 수만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공개처형을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데일리NK재팬 등의 보도와 대북 소식통의 전언을 종합하면 죽은 소를 개인적으로 취급한 9명을 공개처형했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거나 터무니없이 부풀려진 측면이 상당하다. 설령 9명의 공개처형이 사실일 경우에도 소를 불법으로 유통시킨 것과는 무관한 다른 이유일 수 있다.
만일 보도의 취지가 '인권'을 앞세워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면 남북 화해와 공동 발전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민대호 기자 mdh50@korearepo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