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트럼프 지원이나 美대선 개입 안한다"

북한이 내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도록 개입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북한에 정통한 소식통은 "북한이 트럼프 당선을 돕거나 미국 대선에 개입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상반된 얘기를 전했다. 

북한이 미국 대선,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 당선을 지원할 것이라는 주장은  정성윤 통일연구원 통일정책연구실장에 의해 제기됐다 

정성윤 실장은 6일 경기도 파주에서 열린 취재진 워크숍에서 "북한은 내년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북한은 트럼프가 당선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에 일조하고, 트럼프가 당선된 이후의 미국과 협상을 염두에 두며 교섭능력 강화책을 준비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이 '3차 북미 정상회담' 의사 등 트럼프가 선거 캠페인에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전술적 미끼를 던지는 방식으로 미국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 할 수 있다고 봤다.

정 실장은 북한이 고도화된 핵능력 기술을 시연하고 핵보유국 지위를 확보했다고 '셀프 선언'하는 등 미 대선에서 북핵 문제가 부각되도록 노력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북한 사정에 정통한 베이징의 동포 소식통은 "조선(북한)이 미국 대선에 개입한다거나 트럼프를 위해 무력행사나 핵보유 선언을 할 것이라는 예측은 조선을 모르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북한은 미국 대선을 지켜볼 뿐 먼저 움직이지 않으며, 새로 출범할 정부의 대북 입장을 확인한 뒤 행동에 나선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실제 북한은 트럼프 정부가 출범한지 한달 뒤인 2017년 2월 북극성-2의 1차 시험 발사를 했다. 트럼프 정부의 대북 압박 정책이 행동이 아닌 말뿐이란 걸 쁜 간파하고 과감하게 미사일을 쏴올린 것이다.

바이든 정부는 출범 전부터 압박은 하돼 '외교'를 우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터라 출범 이틀만인 2021년 1월 22일 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당시 바이든 정부의 대북 입장을 시험해보기 위해 출범 직후 발사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이 북한에 유리할 것으로 판단해 대선의 특정 시점에 미사일을 발사하거나 핵보유국 선언과 같은 미국 유권자의 관심을 끌 행동을 북한이 할 것이라는 관측도 오판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조선 입장에선 바이든보다 트럼프가 나을 수 있지만, 조선은 트럼프를 장사꾼으로 보고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1·2차 북미 정상회담을 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북핵보다는 이 문제를 통해 미국이, 그들 정부가 무엇을 챙길 수 있는가에 더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결국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일행은 '빈손'인 채 평양으로 돌아가야 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사기꾼"이라며 크게 분개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한마디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북한은 믿을 수 없는 상대로 판단한 것이다.

내년 미국 대선이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대결이 될 경우 북한은 난감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베이징 소식통은 "조선도 국제정세에 밝다. 바이든이나 트럼프 모두 고령에다 수사 등으로 재출마가 어려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공화당에 누가 나올지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한반도통합연구소 최성훈 북한부실장은 "북한은 오바마 정부 이래 대북 고사(枯死 )전략인 '전략적인내'와 유사 전략을 바이든 정부까지 이어온 것을 잘 알고 있고, 트럼프 정부는 톱다운 방식으로 북한과 대화를 했지만 목적이 달랐기 떄문에 결렬됐다"며 "이런 상황에 북한이 트럼프 당선을 위한 행동에 나선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지고, 또한 미국 대선에 개입한다는 것도 북한 실정과는 거리가 있다"고 말했다.  

민대호 기자 mdh50@korearepo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