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을 입국한 탈북민 수가 코로나19 유행 이전 대비 94%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유아시아방송(VOA)에 따르면 통일부는 20일 지난해 1년 동안 한국에 입국한 탈북민의 수가 모두 63명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신형 코로나비루스 유행 이전 1047명이 입국했던 2019년에 비해 94% 급감한 수치다. 신형 코로나가 유행하기 시작한 2020년과 비교해도 72%가량 감소한 수치다. 2020년 당시 한국에 입국한 탈북민은 모두 299명이었다.

분기별로는 지난해 1분기 31명, 2분기 5명, 3분기 12명, 4분기 15명의 탈북민이 국내로 들어왔다. 이 가운데 남성은 40명, 여성은 23명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2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신형 코로나에 따른 북중 간 국경통제, 탈북민들의 제3국 이동 제한 등의 영향으로 입국 인원이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등에 있는 탈북민들을 구출하는 한국 내 북한인권 단체들은 신형 코로나로 인해 지난해 탈북민 구출 사업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꾸준히 탈북민 구출활동을 벌여 온 북한인권시민연합과 나우(NAUH)는 지난 2021년 탈북민을 단 1명도 구출하지 못했다.

중국 등의 국경 지역 경비가 강화되고 있고 탈북민들의 이동 자체가 현재 어렵기 때문이다. 여기에 신형 코로나 이전 탈북민들을 이동시켜줬던 상당수 브로커나 활동가들조차도 생계를 이유로 구출 활동에 손을 뗀 것도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김영자 북한인권시민연합 사무국장은 20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탈북민들의 한국 입국 경로에서 도움을 줬던 활동가, 브로커들이 요즘 없고 심지어 탈북민들을 이동시킬 배도 없다”며 “올해 탈북민 구출 사업도 어려울 것 같다”고 토로했다.

김영자 사무국장은 "몇몇 단체는 굉장히 비싼 가격에 사람을 옮기는 것 같은데 안전이 담보되는지 모르겠다"면서 "이렇게 가격을 올려 놓으면 신형 코로나 이후엔 그 정도 수준의 모금을 할 수 있을까 우려되는데 당분간 추이는 지켜보겠지만 지금은 움직이기가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북한인권시민연합은 중국 내 탈북민들의 구출 활동이 사실상 중단된 이후 탈북민들이 체류하고 있는 현지에서 숙식을 해결할 수 있도록 약간의 생활비를 지원하고 있다.

김 국장은 “상황을 타개할 방안을 찾는 것이 어려워 새로운 구출 루트를 개척해야 할지 고민 중”이라며 “중국 내 탈북민들이 전화로 구출 요청 및 한국 입국 관련 문의를 하고 있지만 현재 마땅히 이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지철호 나우 팀장은 “탈북민들이 국경 자체를 넘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 연장되고 있다”며 “일부 비싼 가격으로 사람을 옮기는 브로커들이 있는 것 같은데 실체가 불분명하고 탈북민들의 안전이 보장되는지도 미지수”라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thk@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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