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바로읽기]北 '투 코리아' 노선 …'통일'과 다른길 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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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바로읽기]北 '투 코리아' 노선 …'통일'과 다른길 갈 수도
  • 민대호 기자
  • 승인 2021.06.04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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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당규약 변경 '투 코리아' 노선 공식화 …남한과 결별할 수도
北 '흡수통일' 우려는 오판…남한에 대한 신뢰 붕괴, '새길' 추구
지난 1월 열린 북한 8차 노동당 대회에서 김정은 총비서와 수뇌부들의 모습. ⒸMBC
지난 1월 열린 북한 8차 노동당 대회에서 김정은 총비서와 수뇌부들의 모습. ⒸMBC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올해 초 당규약을 변경하면서 '투 코리아'(Two Korea) 노선을 공식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4일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민주평통 창립 40주년 기념 포럼 '한반도 종전과 평화프로세스 재개를 위한 전략적 접근'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북한이 올해 1월 8차 노동당 대회에서 당규약을 개정해서 '원 코리아'(One Korea)가 아니라 투 코리아를 기정 사실화하고, 법 제도적으로도 공식화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올해 초 당 규약 개정을 통해 통일과업부분에서 '전국적 범위에서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의 과업을 수행'의 표현을 삭제했다. 또 '민족의 공동번영'이라는 문구를 추가했고, 기존 '조국을 통일하고'는 '조국의 평화통일을 앞당기고'로 장기적인 표현으로 수정됐다.

이를 두고 국내 전문가들 사이에서 여러 견해가 나오고 있다. 정 수석부의장은 "북한이 통일에 대해 걱정을 하는 것 같다"면서 "이를테면 남한에게 흡수당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수석부의장은 1991년 남북이 유엔 가입을 진행한 때부터 사실상 국제법상 남북은 '투 코리아'가 된 것으로 봤다. 그러면서 이 시점부터 북한은 남한에게 흡수통일될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정 수석부의장은 북한이 여전히 남쪽 문화가 북측에 들어가는 것에 대해 겁을 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작년 말에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제정하면서 남한 동영상 유포 북한 주민들에게는 사형을 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면서 "이는 북한의 민심이 남쪽으로 넘어가는걸 막겠다는 의미로, 제도적 장벽을 쌓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종전선언이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는 재개를 하기 위한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을 인정하며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그 자체에 목적을 두기 보다 이를 통해 남북이 경제 공동체를 만들고, 사회·문화 공동체를 만들며, 남북관계를 서서히 발전 시키면서 분단의 고통과 불이익을 최소화하며 사실상의 통일을 지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북한 사정에 정통한 베이징 소식통은 정 수석부의장과 전혀 다른 견해를 밝혔다. 북한은 2019년 '하노이 노딜' 이후 남한을 완전히 불신했고, 함께할 수 없다는 인식이 확고해졌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북은 하노이 회담이 결렬된 원인을 미국에 있다고 하면서도 한국에 큰 책임이 있다고 본다"며 "북은 미국과 북에 남한이 전한 것을 믿고 하노이 회담에 참석헸는데 전혀 달라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즉, 하노이 회담 전 문대통령과 도날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과의 통화, 하노이 회담 전 남북 관계자 회의 등을 통해 남한을 믿고 김정은 총비서가 평양을 출발했는데 막상 회담에 들어서니 트럼프 대통령은 의제에도 없는 주장을 해 중간에 회담이 결렬됐다는 것이다.

이후 북한은 남한과의 대화를 일체 단절하고 문 대통령을 비롯해 남한 정부에 대해 잇따른 '말폭탄'을 쏟아냈다. 남북협력의 상징인 금강산 관광 사업에 속하는 우리측 건물을 철거하겠다고 하는 한편, 이듬해 6월에는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하기도 했다.

베이징 소식통은 "북은 남한이 미국 때문에 자주적, 주체적으로 남북 문제를 함께할 수 없다는 것을 철저하게 인식하고 다른 노선을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노선'과 관련해 남북통일보다는 2개의 국가로 존립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북한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제 대부분을 중국에 의탁하고 있는 현실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시간이 문제다. 남한이 계속 미국 눈치만 보고 자주적으로 북을 상대하지 못하면 북이 '민족'이란 이유만으로 남한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은 역사적으로 중국 동북지방과 북한이 남한보다 더 가깝다는 것을 근거로 북한을 '동북4성'에 편입시려는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

북한 일각에서도 남한이 미국을 의식해 북한과의 관계에 나서지 못한다면 독자 노선을 가야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북한이 당규약을 변경하면서 '투 코리아' 노선을 공식화한 것은 매우 우려되는 일이다. 정 수석부의장은 당규약에 '민족의 공동' 번영이란 문구를 남북 공존을 강조하는 표현이라고 했지만, 북한에게 '민족'은 한민족이라 할 수 있는 해외동포를 총칭하는 개념이다.

소식통이 지적했듯 '시간'이 관건이다. 북한이 '투  코리아' 노선을 굳히기 전에 남한의 자주적인 대북외교가 시급한 상황이다. 

민대호 기자 mdh50@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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