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이 양모 '살인죄' 재판…檢 "사망 가능서 알고도 발로 밟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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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이 양모 '살인죄' 재판…檢 "사망 가능서 알고도 발로 밟아"
  • 김성지 기자
  • 승인 2021.01.13 14: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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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3주전부터 강한 외력, 췌장 절단돼 과다출혈로 숨져
갈비뼈 7곳 골절, 지속적 폭행 의혹… 양모 측 "살해 고의 없어"


"코로나로 수사결과 확인 못한채 기소…보완수사해 결정"
아동학대치사는 예비적 공소사실로…2월17일 다음 재판
정인양을 입양한 후 수개월간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에 대한 첫 재판이 열리는13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 앞에서 호송차량이 들어가자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회원들과 시민들이 손펫말을 든 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정인양을 입양한 후 수개월간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에 대한 첫 재판이 열리는13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 앞에서 호송차량이 들어가자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회원들과 시민들이 손펫말을 든 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생후 16개월 된 입양아 정인이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양모가 살인죄로 재판을 받게 됐다.

앞서 검찰은 13일 오전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신혁재) 심리로 열린 정인이 양모 장모씨와 양부 안모씨의 첫 공판기일에서 검찰은 공소장 변경 신청서를 제출했다.

검찰은 "장씨의 구속기간 동안 보강수사를 하면서 프로파일링 수사 기법을 도입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수사 결과를 수령하지 못한 채 기소했다"며 "수령한 결과에서 유의미한 내용을 확인했고, 법의학자 등과 함께 보완수사를 진행한 결과 살인죄를 주위적 공소사실로 하는 공소장 변경 신청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는 13일 정인이 양모에 대한 1차 공판에서 “살인죄를 주위적 공소사실로 하고 아동학대치사죄를 예비적 공소사실로 변경해 달라”는 검찰의 신청을 받아들였다.

검찰은 “(정인이를) 넘어뜨린 뒤 발로 밟는 등 복부에 가해진 넓고 강한 외력으로 인해 췌장 파열 등 복부 손상과 이로 인한 과다출혈로 사망했다”며 “피해자가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점을 인식했던 것으로 볼 수 있어 살인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검찰이 양모의 주된 혐의를 아동학대치사에서 살인죄로 변경한 데에는 “정인이에게 치명적인 수준의 폭행이 지속적으로 가해졌다”는 법의학자들의 부검 재감정 소견이 주요 근거가 됐다.

부검 결과 정인이는 복부에 가해진 강한 둔력(鈍力)에 의해 췌장이 절단돼 복강 내 과다 출혈로 사망했다. 당시 정인이의 출혈량은 약 600mL였다. 정인이의 나이와 몸무게(약 9.5kg)를 고려할 때 전체 혈액의 90%에 달하는 양이다.

재감정에 참여했던 법의학자들은 “영양실조로 제대로 활동을 못하던 생후 16개월 아이를 발로 밟으면 죽을 수 있다는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한 법의학 교수는 “척추에 닿아있던 췌장이 복부에서 등 쪽으로 가해진 힘에 의해 잘린 것으로 보인다”며 “누운 자세와 같이 등이 고정된 상태에서 배에 심대한 외력이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췌장을 비롯한 주변 장기에 섬유화가 진행된 흔적이 보였다. 최소 사망 2, 3주 전부터 췌장에 손상을 입힐 정도의 힘이 여러 번 가해졌던 증거”라고 말했다.

이날 공판에서 양모 측 변호인은 “(정인이) 양팔을 잡아 흔들다가 가슴 수술로 인한 통증으로 피해자를 떨어뜨린 사실은 있지만 고의로 숨지게 한 것은 아니다”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에 대해 이정빈 가천대 석좌교수는 “양모가 피해자가 하늘을 보는 상태로 떨어져 등을 의자에 부딪쳤다고 진술했다고 하는데 만약 그랬다면 허리가 복부 장기 손상을 막아준다. 등으로 떨어져서는 췌장 손상이 발생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의사회도 검찰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이 사건의 경우 구체적인 가해 정황을 알기는 어렵지만, 교통사고에 해당하는 정도의 큰 충격을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가했다는 점은 분명하다"며 장씨에게 살인 의도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법원이 양모에 대해 살인죄를 인정하면 선고 형량이 크게 높아진다. 살인죄와 아동학대치사의 법정형은 각각 ‘사형·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크게 다르지 않지만, 대법원 양형기준에 따르면 살인죄(10∼16년형)가 아동학대치사(4∼7년형)보다 2배 이상 높다. 다만 양모가 혐의를 부인하고 있고, 사망 경위를 입증할 직접 증거가 부족해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양모를 재판에 넘기면서 살인죄가 아닌 아동학대치사죄를 적용했다. 이후 양부모를 엄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지자 뒤늦게 살인죄 적용을 검토했다.

장씨 부부는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정인이를 상습 폭행하고 방치한 혐의를 받는다. 정인이는 지난해 1월 이들에게 입양됐다가 10월 13일 췌장이 절단되고 복강 내 출혈 등 복부 손상을 입은 상태로 서울 양천구 소재 병원에서 치료받다 숨졌다.

김성지 기자 ksjok@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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