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채동욱 등 고문단 무슨 역할했나…로비창구 의심
실명 드러나지 않은 청와대·여당 인사들 실체·관계 밝혀야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무실 입구.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무실 입구.

옵티머스 자산운용 펀드사기 사건이 정관계 로비 의혹으로 수사가 확대됨에 따라 고문으로 활동한 유력 인사들의 역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여기에 로비 의심 문건에서 20여명이 넘는 정·관계 인사들이 거론되고 있어 이번 의혹이 권력형 게이트로 비화할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이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옵티머스 고문단에는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채동욱 전 검찰총장, 양호 전 나라은행장, 김진훈 전 군인공제회 이사장 등이 참여했다.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가 지난 5월10일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펀드 하자 치유 관련'이라는 제목의 문건에는 금융감독원의 검사 과정에서 옵티머스 펀드의 문제점들이 게이트화 될 것을 우려화 하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해당 문건에는 이 전 부총리의 소개로 채동욱 변호사를 소개 받았으며, 채 전 총장이 지정한 법무법인 한송에서 모든 매출채권 확인 절차를 진행했다는 등의 내용이 담겨있기도 했다.

이에 채 전 총장은 입장문을 통해 "법무법인 서평이 매출채권 검토를 맡았다는 것은 전혀 금시초문"이라며 "법무법인 한송은 전혀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고 반박했다.

이와함께 검찰은 지난 6월 옵티머스 사무실 압수수색 당시 청와대 관계자, 정치인, 기업인 등 20명이 거론된 옵티머스 내부의 '대책문건'을 확보했다고 한다. 이들은 옵티머스 내부 분쟁에 관여했거나 옵티머스 펀드 수익자로 참여한 걸로 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검찰은 "일부 실명이 기재되어 있으나, 청와대와 정계 인사들의 실명이 적혀 있다는 보도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해당 문건에는 기업인 몇명, 정당 몇명 등으로 소속과 숫자만 표기되어 있다"고 전했다.

실제 옵티머스의 뒷배를 봐주었을 것으로 의심되는 인사들이 구체적으로 거론되면서 로비 창구 역할을 했을 것을 보이는 인물들에 대한 수사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검찰은 연예기획사 전 대표 신모씨가 김 대표의 로비 창구였다는 진술을 확보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김 대표는 신씨에게 고급 외제차 등 수십억원 상당을 지급하며 정치권 로비를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와 함께 금융권 로비 의혹의 핵심 창구로 정영제 전 옵티머스 대체투자 대표를 주목하고 있다. 김 대표로부터 옵티머스 펀드 판매를 위해 정 전 대표를 통해 NH투자증권 고위 관계자에게 접촉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정 전 대표는 옵티머스 수사가 시작되자 잠적해 검찰이 행방을 쫓고 있다. 

검찰이 이들 로비 창구로 지목된 이들에 대한 수사를 통해 문건에서 언급된 정관계와 금융계 인사들에 대한 로비 의혹에 대한 실체를 확인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만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6월께부터 정관계 로비 의혹과 관련한 구체적 진술을 확보했지만 대검찰청에 보고를 하지 않았으며, 피의자 신문조서에도 여권 인사의 실명을 기재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윤 총장도 언론 보도 후 이를 알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검찰 수사의 칼날이 현 정부 관련 인사들에게까지 다다를 수 있을 지에 대한 의심어린 시선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에 서울중앙지검은 "언론에 보도가 되거나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여러차례 윤 총장에게 보고를 했다"며 "윤 총장이 '열심히 해보라'며 '금융사기는 물론 로비 의혹까지 철저히 수사하라'고 격려했다"고 해명헀다. 

김성지 기자 ksjok@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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