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정상에 첫 '코로나 위로'…조선중앙통신으로 전문 공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9년 2월 28일 오전(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단독정상회담을 하고 있다.(CNN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9년 2월 28일 오전(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단독정상회담을 하고 있다.(CNN 캡처)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위문전문을 보냈다고 3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은 이날 김 위원장이 '국무위원회 위원장' 명의로 보낸 위문전문의 전문을 공개했다. 김 위원장은 위문전문에서 "나는 당신과 영부인이 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 양성 판정을 받았다는 뜻밖의 소식을 접했다"라며 "당신과 당신의 가족에게 위문을 표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당신과 영부인이 하루빨리 완쾌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라며 "당신은 반드시 이겨낼 것이다. 따뜻한 인사를 보낸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인 2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영부인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도 함께 확진 판정을 받아 즉각 격리, 치료에 돌입했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 소식을 접하자마자 즉각 위문전문 발송을 지시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이 코로나19에 걸린 외국 정상에게 공개적으로 위로 메시지를 보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후안 오를란드 에르난데스 온두라스 대통령, 알레한드로 잠마테이 과테말라 대통령,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등 각국 정상들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지만 북한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 정상회담을 전후로 빈도 높게 친서를 교환해왔다.

북한이 북미 정상 간 서신의 발송 사실과 그 전문을 선제적으로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통신은 언제, 어떤 방식으로 위문전문이 미국 측에 전달됐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달 초 문재인 대통령과도 친서를 교환하는 등 정상 행보 차원의 서한 정치를 재개한 모양새다. 북한이 올해 대외 행보를 사실상 전면 중단했음에도 '정상 외교'의 기조는 이어가고 있음을 시사하기도 한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당 창건 75주년 기념일(10월10일)을 계기로 수해 복구 등 자력갱생의 '승리'를 선언한 뒤 곧바로 대외 행보를 전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민대호 선임기자 mdh50@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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