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부장검사 '원포인트 인사'…대검 감찰 업무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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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정 부장검사 '원포인트 인사'…대검 감찰 업무 맡는다
  • 오동윤 기자
  • 승인 2020.09.10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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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 감찰부' 대립구도 강화 전망…검찰 내부선 "총장 권한 침해" 비판

전·현직 검찰 간부들을 직무유기로 고발하는 등 검찰 조직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온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가 대검찰청의 감찰 업무를 맡게 됐다.

앞서 사건 배당 문제 등을 두고 윤석열 검찰총장과 각을 세웠던 대검 감찰부에 임 검사가 합류하면서 '윤석열 대 감찰부'의 대립 구도가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법무부는 10일 임 부장검사를 오는 14일 자로 대검 검찰연구관(감찰정책연구관)으로 발령냈다고 밝혔다. 지난달 27일 단행된 정기 인사 때 발령내지 않고 이번에 '원포인트 인사'를 낸 것이다. 임 부장검사는 앞으로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의 지시를 받아 업무를 하게 된다. 

임 부장검사는 최근 검찰 내부 인사가 있을 때마다 감찰직에 꾸준히 지원해 왔다. 사법연수원 30기인 임 부장검사는 서울중앙지검 공판2부 소속이던 2012년 12월 반공임시특별법 위반 혐의로 징역 15년이 확정된 고(故) 윤길중 진보당 간사의 유족이 청구한 재심 사건에서 무죄를 구형했다.

당시 검찰 상부가 '백지 구형'을 지시했지만 이에 따르지 않고 재판 당일 다른 검사가 법정에 들어오지 못하게 출입문을 걸어 잠근 뒤 무죄 구형을 강행해 논란이 됐다. 

임 부장검사는 이 일로 정직 4개월 처분을 받자 소송을 제기해 '징계 처분이 부당하다'는 대법원 판결을 받아냈다.

임 부장검사는 2016년 부산지검 소속 윤모 검사가 사건처리 과정에서 민원인이 낸 고소장을 위조해 사건을 처리한 사실이 적발됐음에도 김수남 전 검찰총장 등이 별다른 조치 없이 윤 검사의 사표를 수리해 무마했다고 주장하며 김 전 총장 등 전·현직 검찰 간부들을 고발하기도 했다. 이 사건은 최근 검찰서 무혐의 처분이 났다.

임 부장검사는 지난달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비판하며 사표를 낸 문찬석 전 광주지검장을 두고 "난세의 간교한 검사"라고 맹비난하기도 했다.

법무부는 지난달 27일 단행한 검찰 중간 간부인사에서 대검 검찰연구관 32자리 중 한 자리를 비워뒀다. 임 부장검사가 근무하던 울산지검 중요경제범죄단은 당시 인사에서 2명이 전출됐지만 3명이 새로 충원됐다.

이를 두고 검찰 내부에서는 법무부가 추후 임 검사의 대검 발령을 염두에 두고 인사를 단행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법무부는 중간 간부 인사 후 제출된 사표로 인해 공석이 된 자리를 채우기 위한 추가 인사를 지난 1일 단행했지만, 이때도 임 검사는 인사 명단에서 빠졌다.

대검 감찰부는 현재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재판 당시 검찰의 '위증 교사 의혹'을 조사 중이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했다는 논란을 일으킨 진혜원 서울동부지검 부부장검사에 대한 감찰도 진행하고 있다.

판사 출신인 한동수 감찰부장은 앞서 '채널A 사건'과 '한명숙 위증 교사 의혹' 등의 감사 사건 처리 과정에서 인권 부서에 사건을 배당한 윤 총장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평소 검찰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꾸준히 내온 임 부장검사가 감찰부에 합류하면서 윤 총장과의 대립 구도가 강화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법무부는 임 부장검사를 감찰정책 연구관으로 발령내며 "공정하고 투명한 감찰 강화를 통해 신뢰받는 검찰상 구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 내에서는 '꼼수 인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장검사는 "검찰연구관은 총장을 보좌하는 직책인데 이번처럼 감찰업무를 하라고 보내는 건 이례적"이라며 "어떻게 보면 총장의 권한 침해일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 부장검사는 또 "인사철이 아닌 시기에 굳이 한 명을 이렇게 인사하는 것도 이해가 안 된다"며 "인사 반발을 좀 줄여보고자 그런 건가 싶기도 하지만, 떳떳한 인사라면 원칙대로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검사도 "인사 시즌이 지난 상황에서 대검 연구관을 이런 식으로 인사하는 건 처음 본다"며 "장관의 뜻이 반영된 것 같은데 왜 이러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검찰 내에선 검찰 조직을 '개혁의 대상'으로 비판해 온 임 부장검사가 공평한 감찰 업무를 볼 수 있겠느냐는 우려도 나온다. 전·현직 검찰 간부들을 상대로 수차례 감찰 요청을 했던 임 부장검사가 직접 감찰 실무를 담당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있다.

오동윤 기자 ohdy@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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