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파크송인서적 회생절차 신청에 출판계 피해
인터파크 측 "2년여간 책임경영 노력했다…후속절차 임할 것"

인터파크송인서적 채권단이 2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인터파크 본사 앞에서 열린 인터파크 규탄 출판인 총궐기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인터파크송인서적 채권단이 2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인터파크 본사 앞에서 열린 인터파크 규탄 출판인 총궐기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출판계가 회생절차에 들어간 국내 2위 서적 도매업체 인터파크송인서적에게 이번 사태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진심 어린 사과를 하라고 29일 촉구했다.

피해 출판사들로 구성된 인터파크송인서적 채권단은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인터파크 본사 앞에서 '인터파크 규탄 출판인 총궐기대회'를 열고 "인터파크는 자신들도 피해자라는 논리를 접어라"고 주장했다.

채권단은 성명을 통해 "출판인들이 만들던 책의 원고를 덮고 이 자리에 모인 것은 인터파크의 문제가 인터파크의 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출판인들의 뜻을 모아 이번 사태를 해결하고 나아가 출판현실의 어려움을 헤쳐나갈 의지를 다지기 위해 모였다"고 했다.

채권단에 따르면 출판계는 지난 2017년 부도난 송인서적을 인수한 인터파크를 믿고 채무의 80%가량을 삭감했으나 인터파크 측은 최근 경영난을 이유로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에 인터파크송인서적과 거래해 왔던 소형 출판업체들과 관련한 채권채무가 모두 동결돼 출판사들은 피해를 입었다. 출협은 인터파크송인서적과 거래하던 업체가 2000여곳으로, 피해액이 100억원 규모가 넘을 것으로 추정했다.

채권단은 "기업회생절차는 채무 탕감을 전제로 한다"며 "3년 전 채무 대부분을 탕감해 준 출판계에게 인터파크는 채무 탕감을 다시 요구할 수 있느냐"고 밝혔다. 이어 "기업회생 직전 갑자기 주문을 늘린 것은 출판사들에 대한 명백한 기망"이라며 "수천 곳의 작은 출판사들은 잠시나마 희망을 품었다가 인터파크의 농락으로 인한 고통 속에서 절망하고 있다"고 했다.

채권단 공동대표인 도진호 지노출판 대표는 "송인서적이 (인터파크에) 인수될 때 우리는 인터파크를 믿고 책을 줬지, 송인서적을 믿고 책을 주진 않았다"며 "인터파크는 인터파크송인서적이 자신들과 상관없다는 듯이 (일을) 처리하고 있다"고 했다.

김일신 서해문집 본부장은 "우리는 도서출판계 근간을 바로 잡고 (책) 유통이 산발적으로 꼬여 썩어나가고 있는 걸 해결하기 위해 여기 나왔다"며 "지난 5일 인터파크는 출판계와 전혀 상의하지 않고 갑자기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고, 그간 믿고 책을 공급하던 우리는 황망한 상황에 놓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2500여개 출판사의 생존권이 결부됐다"며 "자본의 논리로만 판단하지 마시고 한국 독자들과 함께 방법을 모색해나간다는 관점으로 이 상황을 함께해달라"고 말했다.

현장에 모인 약 150명의 출판인들은 "경영책임 회피하는 인터파크 각성하라" "인터파크는 송인서적을 끝까지 책임져라" "인터파크는 출판계에 진심 어린 사과를 하라"고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이번 집회에 참여한 출판단체는 대한출판문화협회, 한국과학기술출판협회, 한국기독교출판협회, 한국대학출판협회, 한국아동출판협회, 한국전자출판협회, 한국중소출판협회, 한국출판인회의, 한국학술출판협회, 한국학습자료협회, 불교출판문화협회, 어린이책사랑모임, 인문사회과학출판인협의회, 청소년출판모임, 청소년출판협의회, 한국어린이출판협의회, 한국출판영업인협의회, 1인출판협동조합 등이다.

채권단 대표자는 윤철호, 도진호 2인의 공동대표와 부대표(김갑용 진한 엠앤비 대표, 박성경 도서출판 따비 대표), 간사(송성호 이상북스 대표, 장동환 미래 엠앤비 부장) 등으로 이뤄졌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여러 사업 환경적 한계를 극복하기 어려웠다"며 "지난 2년여간 책임 경영의 노력을 보였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법원의 개시결정이 내려진 만큼 그에 따른 후속 절차에 성실하게 임할 것"이라고 했다. 이기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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