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유예 철회를 시사한 가운데 미국을 압박하기 위해 조만간 ICBM 시험발사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19일 김정은 총비서 주재로 열린 제8기 제6차 정치국 회의에서 지난 2018년 이후 중단했던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재개를 시사한 북한.

 미국 내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실험과 ICBM발사 유예를 시사한 것은 대북 입장을 변화하도록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했다.

 로버트 매닝 미 아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은 2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은 미사일 시험발사를 지렛대로 대미 핵협상에서 양보를 얻어내는 전술을 사용해왔다며 조 바이든 미 행정부로부터 제재 완화와 대화 재개를 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매닝 선임연구원은 이와 함께 북한은 지난 2020년 10월 당 창건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ICBM인 ‘화성-17형’을 아직 시험발사 한 적이 없기 때문에 북한의 입장에선 작동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이를 시험발사할 가능성은 있다고 진단했다.

미 중앙정보국(CIA) 분석관을 지낸 수 김 랜드연구소 정책분석관 또한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김정은 총비서가 핵실험·ICBM 발사 유예 철회를 시사하면서 바이든 행정부에 상황이 악화되기 전 조치를 취할 ‘마지막 최선의 기회’를 분명히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러면서 김정은 정권은 도발을 통해 얻는 이익이 자신들에게 부과된 어떤 비용보다 훨씬 컸다며 오는 3월 한미연합훈련과 한국의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실제 ICBM 시험발사나 핵실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군사 역량을 강화할수록 북한은 유리한 입장에서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면서 김정은 총비서가 대북제재 완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ICBM 시험 발사 등 실제 행동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다음달 4일 개막되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3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북한의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와 핵실험·ICBM 발사 유예 철회 시사에 중국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 선임국장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중국은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북한으로 인해 난처한 상황에 놓이지 않길 원할 것이지만 미국과 경쟁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에 맞서 미국과 같은 편에 설리는 만무하다고 지적했다.

고스 선임국장은 "중국은 북한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기 위해 그들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0일 정례기자설명회에서 북한이 핵실험과 ICBM 발사 재개를 검토하겠다는 북한의 발표에 대해 “덮어놓고 제재와 압력을 가하는 것은 한반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이 거듭 증명됐다”고 밝힌 바 있다.

김태훈 기자 thk@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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