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1월 11일자 1면에는 '당중앙의 두리에 천만이 굳게 뭉친 일심단결의 불가항력으로 더 큰 승리를 이룩해 나가자'라는 사설이 실렸다.

이 사설은 “전체인민이 당 제8기 제4차 전원회의 결정을 높이 받들고 2022년을 혁명발전의 일대 분수령으로 빛내기 위한 총진군에 산악같이 떨쳐나섰다”고 선동하면서 “전체 인민이 수령의 두리에 굳게 뭉쳐 수령의 사상과 영도를 충직하게 받드는 것은 주체조선 특유의 국풍”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총비서동지의 구상과 의도를 철저한 행동실천으로 받들어 발전적 변화를 이룩해 나갈 때 국가의 존엄과 위상이 만천하에 과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올해를 먼저 “김정은동지의 혁명사상으로 튼튼히 무장”해야 하며, “당중앙의 유일적 영도체계를 더욱 철저히 확립하는 사업”을 계속 심화시키고, 전당 전국 전민이 올해 “전 인민적 대진군에서 기적과 위훈을 창조”해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리고 “집단주의적 생활기풍과 도덕기풍이 온 나라를 지배”하게 해야 하며, 당조직들과 일군들은 사상교양사업을 박력있게 벌려 “노동당만세 소리, 사회주의만세 소리”가 높이 울려 퍼지게 해야한다고 촉구했다.

노동신문에 정통한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은 "사설에서 수령들에 대한 충성은 ‘주체조선의 국풍’이라며, 김정은에 대한 절대충성을 요구했다"고 분석했다.

사설에서 “오직 수령만을 절대적으로 믿고 따르며, 수령과 사상과 뜻, 발걸음을 같이하는 위대한 단결의 힘이 있었기에 우리 혁명은 역사의 생눈길을 굴함없이 헤치며 승승장구하여 올 수 있었다”고 적은 이유다.

사설은 또한 "올해는 수령 김일성동지의 탄생 110돌과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동지의 탄생 80돌이 되는 특별히 중요하고 뜻깊은 해”라며, “조국청사에 아로새겨질 혁명적 대경사의 해로 빛내이는 것은 수령님의 후손, 장군님의 전사, 제자들인 우리 모두의 마땅한 본분이고 숭고한 도덕의리”라고 주장했다.

또한 “당중앙의 권위와 위신을 절대화하고 백방으로 옹호보위하며 당중앙의 영도에 절대충실하는 국풍을 철저히 확립하여야 한다”고 지시했다.

이현웅 연구위원은 "지구상에서 통치자 개인에 대한 충성을 ‘나라의 국풍’으로 만들고, 이를 나라과업 수행의 ‘최우선적인 성공요인’으로 선전하는 것은 북한 뿐"이라며 "충성을 받아야할 대상은 ‘인민과 나라’이지 통치자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설은 “전당과 온 사회에 당중앙의 유일적 영도체계를 더욱 철저히 세워 혁명대오를 총비서의 사상과 뜻, 행동을 같이 하는 하나의 생명체”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현웅 연구위원은 이번 사설에서 언급하고 있는 ‘하나의 생명체’ 주장에 대해 " 명체’는 김정일이 1986년에 공식화한 주체사상의 ‘사회정치적 생명체론’에 근거한 것"이라며 "김정일은 수령절대주의를 정당화하고 수령에 대한 충성을 이론화 한 ‘사회정치적 생명체론’을 내놓았다. 생명은 부모가 준 ‘육체적 생명’과 수령이 주는 ‘사회정치적 생명’으로 구분되는데, 그 둘 중에 중요한 것은 영생불멸하는 ‘사회정치적 생명’이므로, 육체적 생명은 ‘사회정치적 생명’을 위해 기꺼이 바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요지입니다. 이번 사설도 이러한 취지에 맞추어 “모든 문제들을 빠짐없이 당중앙에 보고하여 그 결론에 따라 처리하고 움직이는 혁명적 규률과 질서를 엄격히 견지”해야 하며 “통일단결에 저해를 주고 일심단결을 해치는 사소한 현상과 요소에 대해서는 강도 높은 투쟁을 벌려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회정치적 생명체론의 ‘실천적 적용’을 구체적으로 강조한 것이다. 사회정치적 생명체론과 혁명적 수령관으로 인해 주체사상은 ‘종교교리’이며 수령은 ‘사이비교주’이고 북한은 거대한 ‘종교집단’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북한이 이런 비난에서 벗어나려면 ‘사회정치적 생명체론’을 폐기해야 할 것이다.

이번 사설은 인민들이 염원하는 성과를 이룩하여 “노동당만세소리, 사회주의만세소리”가 높이 울려퍼지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 통치집단이 ‘인민들의 정권지지만들기’에 목을 매는 이유와 배경에 대해 이현웅 연구위원은 "이번 사설은 “초급당과 당세포를 비롯한 기층당조직들”이 “군중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고충과 애로를 제때에 풀어주기 위해 뛰고 또 뛰는 인민의 참된 충복이 되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리고 “5대교양에 화력을 집중하고 사람들의 의식수준에 맞게 새로운 형식과 다양한 방법으로 정치공세를 전개하여 당의 혁명사상과 이상이 대중자신의 것으로 자리잡도록 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인민들의 어려운 형편을 들어주는 일에 나서되, 확실하게는 ‘정치사상교양’사업을 강도 높게 전개하여 ‘인민들의 김정은정권 지지만들기’에 총력투쟁을 전개해야 한다는 것을 지시한 것이다. 이런 측면을 고려해 볼 때 올해에도 당중앙이나 정권차원에서 인민들의 어려운 경제적 삶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킬만한 방책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상교육만으로 인민들의 ‘만세소리’를 듣기는 더욱 어려울 것이다"고 말했다.     

이번 사설은 “모두 다 총비서동지를 일심전력으로 충직하게 받들어 우리식 사회주의의 전면적 발전을 위한 새로운 승리의 해”를 만들어 나가자고 촉구했다. 북한 주민들은 이런 ‘거꾸로 된 충성’ 선동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하나.

이현웅 연구위원은 "김정은 정권은 지난 1월 5일과 11일 그리고 14일 세 차례에 걸쳐 ‘극초음속미사일’을 발사함으로써 ‘핵무력증강놀음’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집권 11년째에 들어섰지만 김정은의 ‘통치사전’에는 ‘핵폭탄과 미사일’ 밖에 없다는 것을 만천하에 협박한 것이다. 북한 주민들은 김정은의 핵폭탄과 미사일개발 폭주가 자신들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고 있을 뿐 아니라, 체제몰락의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북한 주민들은 ‘최소한의 의식주문제 해결’ 마저 의도적으로 방치하고 있는 김정은 정권에 대해 충성을 요구하는 이번 사설의 반인민성을 규탄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상연 기자 lsy@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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