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엔의 대북 제재 시도에 대응… '항의성 무력시위' 평가도

북한이 올해 들어 세번째 미사일 시험 발사를 감행한 가운데 한국과 미국 정부 정부는 유감을 표명하면서 그 배경을 주목하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지난 5일과 11일에 이어 이번이 올해 들어 세번째이다. 우리 정부는 14일 북한이 이날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쏘아올린 것과 관련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대응책을 논의했다.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열린 이번 회의에는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 정의용 외교부 장관, 서욱 국방부 장관,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원인철 합동참모본부 의장 등이 참석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상임위원들은 이날 회의에서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시험 발사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또 한미 간 긴밀한 공조 하에 발사체의 세부 제원에 대해 정밀 분석하는 한편 북한의 관련 후속 동향을 보다 면밀히 주시하면서 필요한 대응 조치를 강구하기로 했다.

이에 더해 북한의 연속된 미사일 발사가 지금과 같은 중요한 시기에 한반도 정세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북한에 조속히 대화에 호응해 나올 것을 촉구하며 이와 관련 유관국들과 긴밀히 협의해 나가가기로 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회의 결과를 보고받은 후 서훈 국가안보실장에게 15일부터 8일 간 진행되는 중동 3개국 순방에 동행하는 대신 한국에 남아 북한 관련 동향을 면밀히 주시할 것을 지시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후 2시 41분경과 2시 52분경 북한 평안북도 의주 일대에서 동북쪽 동해 상으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2발의 발사체를 탐지했다고 밝혔다. 또 발사체 비행거리는 430km, 고도는 약 36km로 탐지했고 세부 제원은 한미 정보 당국이 정밀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RFA) 보도에 따르면 군 당국은 이날 발사된 미사일 두 발의 최고 속도를 마하 6 내외로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북한이 지난 5일과 11일 발사한 미사일의 최고 속도보다 낮은 속도이다.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에 앞서 북한 외무성은 이날 오전 미국의 대북제재 조치에 반발하는 내용의 대변인 명의 담화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이번 발사는 미국의 신규 제재에 대한 반발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반도통합연구소 이철규 선임연구위원은 "북한 외무성 담화 발표 후 8시간 지나서 발사를 했는데 이는 미국이 새롭게 부과한 제재에 대한 반발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특히 11일과 14일 미사일 발사는 미국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대북제재 움직임에 대한 항의의 뜻도 담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엔 안보리는 한국시간으로 11일 오전 5시 미국 등의 요청으로 지난 5일 북한의 미사일에 대한 대응 방안을 '비공개 토의' 형식으로 논의했다. 이에 앞서 미국·일본·영국·프랑스·아일랜드·알바니아 등 6개국은 공동성명을 통해 "북한의 5일 탄도미사일 발사는 여러 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북한은 유엔 안보리에서 비공개토의 가 열린 후 약 2시간 뒤인 5일 오전 7시27분쯤 동해상으로 미사일을 발사했다.

또한 미국 정부는 지난 12일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에 관여한 북한 국적자 6명과 러시아 국적자 1명, 러시아 단체 1곳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하는 '독자 대북제재'를 단행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14일 미사일 발사를 두고 북한의 '항의성 무력시위'라고 평가한다.

통일부는 이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입장을 내고 북한에 한반도 평화와 정세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 행동을 중단하고 대화에 응할 것을 촉구했다.

한미일 국방 고위당국자들은 지난 13일 북한의 미사일 위협 관련 유선 협의를 갖고 점증하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 변화에 대해 심층 분석과 대응 방향 마련을 가속화하기로 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이번 협의에는 일라이 라트너 미 국방부 인도태평양안보차관보, 김만기 한국 국방부 국방정책실장, 그리고 마시다 카즈오 일본 방위성 방위정책국장이 참석했다.

3국 대표들은 협의에서 한미일 안보협력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향후 상호 합의된 날짜에 3국 국방장관회담을 개최하기로 했다.

박상룡 기자 psr21@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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