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샌프란시스코 강화 회의에서 일본 로비에
넘어가 분쟁 소지 남겨둔 책임 미국이 갖고 있다”

미 국무부가 24일(현지 시각)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독도 문제에 대해 ‘미국 책임론’을 제기한 것에 대해 “영유권 문제는 한국과 일본이 풀어야 할 문제"라며 반박했다. 

그러면서 미 국무부는 독도(일본명 다케시마) 영유권에 대한 미국 정부의 중립적인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24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미국이 독도 분쟁에 책임이 있다는 송영길 대표의 발언에 대해 “미국은 리앙쿠르 암초의 영유권과 관련해 어떤 입장도 취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영유권 문제는 한국과 일본이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일본 정부가 방위백서와 외교청서 등을 통해 독도(일본명 다케시마) 영유권을 거듭 주장하며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다고 밝혔을 때도 같은 논평을 내놨다.

미국 지명위원회는 지난 1977년부터 독도를 ‘리앙쿠르 암’으로 지칭해 왔으며, 이후 국무부 등 주요 행정 부처는 독도나 다케시마라는 지명이 아닌 리앙쿠르 암이라는 중립적인 명칭을 사용해 왔다.

송영길 대표는 지난 19일 “2차 대전 이후 샌프란시스코 강화 회의에서 미국이 일본의 로비에 넘어간 점을 고려할 때 (독도) 분쟁의 소지를 남겨둔 책임은 미국에게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가 무력 현상으로 바뀔 경우 독도는 당연히 한미상호방위조약 대상 영토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대표의 발언은 앞서 김창룡 한국 경찰청장이 독도(일본명 다케시마)를 방문한 뒤 17일 국무부 청사에서 열릴 예정이던 한미일 외교차관 공동 기자회견이 무산되자 미일 양국을 모두 비판하면서 나왔다.

하지만 국무부는 독도 영유권과 관련해선 한일 어느 쪽도 편들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한 것이다.

국무부는 독도 문제에 오랫동안 중립을 유지해왔지만, 우리 정부가 2019년 8월 한일 지소미아 종료를 선언한 뒤 독도방어훈련에 전격 돌입하자 “한국과 일본 간 최근의 의견 충돌을 고려할 때 ‘리앙쿠르 암초’에서의 군사 훈련 시기와 메시지, 늘어난 규모는 진행 중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생산적이지 않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당시 미국이 독도 문제와 관련해 한국의 행동을 문제 삼은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것으로, 2012년 8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으로 한일 관계가 악화됐을 때도 국무부는 “미국은 어떤 입장도 없으며, 우리가 원하는 것은 (한일) 양국이 대화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라는 선에서 말을 아꼈다.

빅상룡 기자 psr21@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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