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중단 최악만은 피하자…은행권 대출 더 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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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중단 최악만은 피하자…은행권 대출 더 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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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10.03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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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증가율, 금융당국 권고치 턱밑…“4분기 대출 옥죄기는 시간 문제”
금융당국 눈치 보이는데 실수요자들은 불만…중간에 낀 은행권은 ‘곤혹’
서울시내 은행 대출창구에서 시민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서울시내 은행 대출창구에서 시민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은행권이 대출 중단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고자 대출 한도를 축소하는 등 돈줄을 더욱더 조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은행권은 가계부채 관리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 중인 금융당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어 대출 조이기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동시에 고객들의 불만도 커지면서 상당히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의 신규 대출 취급 중단을 기점으로 대출 제한 조치가 잇따르고 있다.

농협은행은 7월 가계대출 증가율(7.1%)이 정부의 권고치(연 5~6%)를 초과하자 지난 8월24일부터 부동산담보대출 등 시규 대출 취급을 중단했다. 농협은행이 대출 창구를 잠그자 다른 주요 은행들의 가계대출 증가율이 빠르게 높아졌다. 농협은행에서 대출이 막히자 다른 은행으로 수요가 몰리는 이른바 풍선효과가 발생한 것이다. 게다가 대출이 막힐 수도 있다는 공포심에 미리 대출을 받으려는 가수요도 증가했다.

결국, KB국민은행은 전세자금대출 한도를 임차 보증금 증액 범위 내로 제한했고 집단대출 가운데 입주잔금대출의 담보 기준을 KB시세나 감정가액에서 분양가격, KB시세, 감정가액 중 최저금액으로 바꾸는 등 가계대출 한도를 축소했다.

이 같은 조치에도 불구하고 급기야 협약 대출 한도까지 줄였다. 국민은행은 경찰청과 협약을 맺고 경찰 공무원을 대상으로 취급했던 무궁화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 200%에서 100%로 줄이고 마이너스통장 한도도 1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조정했다. 그뿐만 아니라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 우대금리를 0.30%p 축소했다.

하나은행은 계약을 맺은 대출모집법인 6곳 가운데 3곳에서 대출 한도를 넘겨 한동안 대출 취급을 중단한 상태다. SC제일은행도 오는 7일부터 일부 주담대 상품인 퍼스트홈론 가운데 금융채 1년물과 3년물을 기준금리로 적용하는 변동금리 상품 판매를 잠정적으로 중단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는 연말까지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중단하기로 했다. 카카오뱅크는 마이너스통장 대출 한도를 종전 5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축소한 바 있다.

또한 KB국민·하나·IBK기업은행은 주택담보대출에서 모기지신용보험(MCI), 모기지신용보증(MCG) 가입을 제한했다. MCI는 아파트, MCG는 다세대와 연립 등에 적용되는 대출인데 이를 중단하면 차주가 받을 수 있는 대출 한도가 줄어든다. 서울 지역 아파트의 경우 대출 한도가 5000만원 감소한다.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신한·우리은행 역시 대출 관리에 시동을 걸고 있다. 신한은행은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0.2%p 올렸고 우리은행은 신잔액코픽스를 기준으로 삼는 전세주담대 상품 취급을 11월 말까지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우리은행은 또 주담대 일부 상품의 우대금리를 0.3%p 축소했다.

이뿐만 아니라 사실상 모든 은행은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 이내로 제한하고 마이너스통장 한도 역시 5000만원으로 줄였다. 신용대출 한도를 조절하지 않고는 관리를 할 수 없는 지경인 까닭이다.

대출 한파가 현실화했지만 은행권에선 앞으로 대출받기가 한층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마다 총량 관리가 시급하기에 4분기에 대출 조이기는 지금보다 강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은행들의 대출 옥죄기는 시간문제일 뿐”이라며 “은행권 모두 비상”이라고 전했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30일 기준 702조8878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4.9% 증가, 금융당국이 설정한 기준치에 턱밑까지 다다랐다.

이처럼 은행들이 모두 대출 관리에 사활을 걸고 있는 데는 금융당국의 총량 규제 때문이다. 정부의 목표치를 넘어서면 금융감독원의 특별검사를 받거나 다른 페널티가 부과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은행권은 금융당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데 대출이 시급한 실수요자들의 불만 역시 상당해 난처해하는 분위기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어려움을 호소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대출 제한에 대한 실수요자들의 불만을 오롯이 은행권이 받아내야 하는 셈이다. 빅테크(Big Tech)의 금융업 진출이 본격화하면서 고객 확보에 주력해야 하는데 대출 제한에 대한 불만으로 이탈까지 불러일으킬 수도 있어 고심만 깊어지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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