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한반도 정세와도 연관…계속 주시할 것"…북·중 전략적 협력

북한이 미국을 향해 대만 문제에 대한 간섭을 중단하라고 거듭 요구하면서 그 배경을 두고 여러 분석이 나온다.

북한 외무성은 11일 '미국은 대만문제를 신중히 대하여야 한다'라는 글에서 "미국은 앞에서는 미국의 '하나의 중국' 정책에는 변함이 없다, 대만문제에 대한 중국의 우려를 충분히 이해한다고 하면서도 뒤에서는 대만분열 세력을 공공연히 지지비호하고 정치군사적으로 지원해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외무성은 "대만 문제에 대한 미국의 간섭책동은 최근에 들어와 더욱 노골화되고 있다"면서 대만관계법, 무기판매계획, 대만주변수역에서 합동군사연습 등을 거론했다. 미국이 대만에 정부 인사를 파견하며 정치관계를 승격하고 대만의 국제기구 가입을 지지하는 등 중국의 주권을 거리낌 없이 침해했다고도 지적했다.

이어 "미국이 그 누구의 '도발'에 대처한다는 구실 밑에 대만문제에 집요하게 간섭하는 속심은 다른데 있지 않다"며 "대만을 철두철미 저들의 전략실현에 복무하는 반중국전초기지로 만들어 중국의 힘을 부단히 소모약화시키며 나아가서 국토분열을 영구화하고 중국을 사분오열시키려는 데 바로 미국의 목적이 있다"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대만 정세는 한반도 정세와도 무관하지 않다면서 미국은 타국에 대한 주권침해와 내정간섭을 당장 그만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무성은 "우리는 대만 정세가 조선반도 정세와 결코 무관하지 않으며 대만문제와 관련한 미국의 패권주의적 행태를 조선반도정세와의 연관 속에 각성을 가지고 계속 주시할것이라는 입장을 이미 밝혔다"면서 "미국은 다른 나라들에 대한 주권침해와 내정간섭을 당장 그만두라"라고 강조했다.

한반도통합연구소 전동현 부소장은 "북한이 대만 문제를 거론허며 미국의 간섭을 비난한 데는 남한에 대한 미국 정부의 영향력 행사를 지적한 측면과 함께 중국 입장을 대신해 할 말을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 부소장은 "미·중 분쟁에서도 북한은 중국에 매우 중요한 카드이기에 국제사회에서 북측 입장을 두둔하고 있다"며 "대만 문제를 두고 미국을 비난한 것은 북한과 중국이 상호 전략적 협력을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북한과 중국은 전략적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중국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은 지난달 28일 베이징에서 리룡남 주중 북한대사를 접견했다.

양제츠 정치국원은 이날 회동에서 “북한과 고위급 교류를 유지하고 전략적 협조를 강화하기 원한다”고 말했고, 양측은 한반도 등 공동 관심 사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설명했다.

홍콩과 타이완, 인권 문제 등으로 미-중 갈등이 심화되고 북한은 미국의 대화 제의를 거부하고 있는 가운데 북-중은 ‘상호 우호와 전력적 협력 강화’ 의지를 거듭 확인한 것이다.

특히 왕제츠 정치국원과 주중 북한 대사의 만남은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로 한반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이 강화되는 상황에 이뤄졌다. 중국은 북한의 안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완화를 주장했다.

한편, 미국은 1979년 중국과 수교하면서 대만과 공식 외교관계를 끊었지만, 최근 양안 긴장 속 대만에 군사·외교적 지원을 강화하며 중국과의 긴장이 고조됐다. 대만 문제는 내주 예정된 미중 정상간 화상회담에서 최우선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민대호 기자 mdh50@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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