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안보회의 연설 "핵개발 막기 위해 국제제재 협력"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15일(현지시간) "미국은 북한이 협상테이블로 돌아오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북한의 비핵화 협상 복귀를 거듭 촉구하고 나섰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독일 뮌헨안보회의에 참석, '서방이 이기고 있다'(The West is Winning)이란 주제의 기조연설에서 "미국은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계속 개발하는 걸 막기 위해 국제적 제재를 통해 협력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연설을 통해 "우리들은 지난 30여년 간 자유와 주권을 유지하는 데 함께해왔다"면서 미 정부가 국제사회의 평화·안보 증진을 위해 개입해온 사례로서 수니파 극단주의 이슬람국가(IS) 격퇴작전 등과 함께 북한 문제를 거론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중국·러시아·이란 등을 겨냥해선 "주권을 존중하지 않는 나라들은 여전히 우릴 위협하고 있다"며 "일부 국가들은 '제국'이 되길 열망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폼페이오 장관은 "아시아 국가들이 1950~60년대의 절망적 빈곤에서 벗어나 오늘날 세계를 선도하는 경제 강국이 된 것도 '자유 국가'(Free nation)이기 때문"이라면서 회의 참석자들에게 "여러분은 모두 지도에서 빛을 발하는 한국과 완전히 어둠에 빠진 북한의 차이를 봤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은 주권과 자유를 위해 여러분과 함께 싸우고 있다"며 "우린 우리 동맹과 친구들을 신뢰해야 한다. 자유로운 서방은 자유를 제한하는 국가들보다 훨씬 더 밝은 미래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날 발언에서 눈에 띄는 것은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언급이다. 그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이 빈곤에서 벗어나 경제 강국으로 된 것이 '자유 국가'이기 때문이라며 미국의 역할을 강조한 반면, 북한이 아직 빈곤 국가로 머물고 있는 데에 중국·러시아의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트럼프 정부가 비핵화를 다룰 북미대화를 바라지만 북한이 번번이 거부하고 냉담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 배후에 중국과 러시아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우회적으로 비난한 셈이다. 동시에 비핵화 해결의 주도권을 러시아와 중국에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낸 것이기도 하다.

실제 북한은 핵을 절대 포기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트럼프 정부의 '비핵화' 전략엔 한계가 있다. 또한 북한이 사실상 '핵보유국'이지만 미국이 그것을 스스로 인정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결국 북한의 핵 문제는 유엔이 다룰 수밖에 없다. 북핵 문제를 유엔에서 다루는데 대북 제재를 주도해온 미국이 앞장서긴 어렵다. 따라서 유엔 상임이사국이며 핵보유국인 러시아와 중국이 제격이다.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해 중국·러시아를 간접적으로 비난한 것은 미국의 딱한 사정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상연 기자 lsy@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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