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전매체 "승인 구걸해 온 南, 외세 간섭 허용해선 안돼" 주장

북한 선전매체는 5일 남한을 향해 미국의 눈치를 보지 말고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제시한 대화 조건을 분명히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선전매체 '통일의 메아리'는 이날 리철룡 조국통일연구원 연구사의 기고문을 싣고 "북남(남북)관계를 발전시키자면 남조선 당국이 민족자주의 입장을 확고히 견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매체는 김 총비서가 지난달 29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남조선 당국은 우리 공화국(북한)에 대한 대결적인 자세와 상습적인 태도부터 변해야 하며 말로써가 아니라 실천으로 민족자주의 입장을 견지하고 근본적인 문제부터 해결하려는 자세에서 북남관계를 대하며 북남선언들을 무게있게 대하고 성실히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언급한 것을 상기했다.

이어 "외세에 의하여 우리 조국이 둘로 갈라졌으며 외세의 방해책동 때문에 오늘까지도 우리 민족이 분열의 고통을 겪고 있다"면서 "민족내부 문제에 대한 외세의 간섭을 허용하면 오히려 복잡성만 조성되고 언제가도 민족 문제를 우리의 의사와 이익에 맞게 해결할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또 매체는 남한이 "외세를 찾아다니며 북남관계 문제들을 누누이 설명하고 민족내부문제에 대한 '승인'을 구걸해왔다"면서 "이 세상에 다른 나라, 다른 민족의 내부문제를 놓고 안타깝게 속을 썩이며 진정으로 '도움'을 줄 나라가 없다는 것은 삼척동자에게도 자명한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김정은 총비서가 시정연설을 통해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 의사를 밝히면서 이중기준 철회, 대북 적대시 정책 폐기 등 조건을 언급한 데 따라 남한의 '행동'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남북 통신연락선은 김 총비서 지시 이후 닷새 만인 전날(4일) 오전 9시부터 전격 복원됐다. 

특히 북한은 김 총비서가 대남, 대미 메시지를 구분해 언급한 만큼 남한이 미국의 눈치를 보지 말고 나설 것을 재차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총비서는 미국에 대해서는 "미국의 일방적이며 불공정한 편가르기식 대외 정책으로 하여 국제관계 구도가 '신냉전' 구도로 변화했다"라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북한은 과거 한미 워킹그룹 가동 당시에도 남한이 미국과 협의를 진행하느라 남북 사업이 지연되고 무산됐던 상황을 비난해왔는데 이날 글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매체는 "북남관계 개선은 그 누구의 승인을 받고 하는 것이 아니며 누구의 도움으로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다"면서 "모든 문제를 우리 민족끼리 해결해나갈 때만이 북남관계가 하루빨리 회복되고 조선반도(한반도)에 공고한 평화가 실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대호 기자 mdh50@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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