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협력에 방점둘 듯…국방력 강화 이어가나 외교에 무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9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5차 회의 2일 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했다고 노동신문이 30일 보도했다. (노동신문 갈무리)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9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5차 회의 2일 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했다고 노동신문이 30일 보도했다. (노동신문 갈무리)

 

북한의 최대 기념일인 오는 10일 노동당 창건일에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최근 대외 행보에 속도를 내는 북한이 이번 기념일을 기점으로 향후 대내외 방향을 제시할 것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달 정권수립기념일(9일) 73주년에 예상 밖의 대대적 기념 이벤트를 진행했다. 국내외 언론은 '열병식'을 거론하고 이를 비중있게 다뤘지만 사실 당시 행사는 축제 형식의 기념행사였고 열병식과는 거리가 멀었다.

따라서 올해 76주년을 맞는 당 창건 기념일에는 큰 이벤트를 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이 이벤트가 내부 결속용일지, 대외 메시지용일지는 미지수다.

지난달 북한은 대외 행보 재개를 가속화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대외 사안을 총괄하는 김여정 당 부부장이 한미를 겨냥해 총 세 번의 담화를 냈고, 무력시위도 네 번이나 진행했다.

김정은 총비서 역시 지난달 29일 최고인민회의 14기 5차 회의 시정연설을 통해 약 8개월여만에 한미에 메시지를 표출했다.

가장 두드러진 내용은 남한에 대한 태도 변화다. 물론 김 총비서는 2019년 2월 북미정상회담이 무산된 '하노이 노딜' 이후 남한과의 대화를 외면했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단절했던 남북 통신연락선을 10월 초부터 복원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며 남북대화의 물꼬를 텄다. 다만 김 총비서가 자신들의 국방력 강화 행보에 대한 한미의 '이중기준'과 '대북 적대'를 철회를 관계개선의 조건임을 명백하게 했지만 '대화'가 우선인 것은 분명하다.

따라서 일단 '대화' 용의를 보인 북한은 당 창건 기념일을 계기로 추가적인 메시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당장은 당 창건 기념일까지 정세가 '긴장'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김 총비서가 직접 '10월 초'로 밝힌 남북 통신선 복구를 밝힌데다 실제 통신선이 정상적으로 복구되면 유화 분위기가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북한이 한미, 국제사회가 '도발' 또는 위협적 행동으로 규정하는 무력시위를 계속 이어갈 방침을 밝히는 것은 변수다.

북한은 과거 정치적 메시지를 의도한 도발을 하기도 했지만, 올들어 진행한 일곱 차례 무력시위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국방력 강화 행보일 뿐"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 총비서 역시 시정연설에서 "우리는 남조선을 상대로 도발할 이유도 목적도 없으며 위해를 가할 생각이 없다"라고 말했다. 지난달에만 네 번의 무력시위를 진행한 북한의 이 같은 입장은 뒤집어보면 무력시위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더 강화한 것으로 볼수 있다.

북한의 올해 무력시위는 지난 1월 당 대회에서 확정한 계획에 거의 온전하게 부합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장거리 순항미사일이나 '극초음속미사일' 등 김 총비서가 직접 언급한 신무기가 공개된 것이 그렇다.

북한은 이 기조 하에서 새 무기체계의 시험, 공개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10월 당 창건 기념일에 내부 결속에도 효과가 있는 의미 있는 무기가 공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기도 하다.

하지만 북한이 전략무기를 공개한다고 해서 정세가 급격하게 긴장 국면으로 전개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북한 스스로 "남조선에 도발할 목적도 이유도 없으며 위해를 가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을 뿐 아니라, 북한의 무기실험은 한국을 비롯해 다른 국가들도 하는 국방력 강화 차원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민대호 기자 mdh50@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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