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나경원 "당내 유승민계 특정 후보 밀어"…이준석 "탐욕스런 선배들"

왼쪽부터 나경원 전 의원, 이준석 전 최고위원, 주호영 의원
왼쪽부터 나경원 전 의원, 이준석 전 최고위원, 주호영 의원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를 뽑는 6·11 전당대회에서 '이준석 돌풍'이 이어지자 당내 중진그룹과 당 안팎의 신진그룹 사이에 '계파 논쟁'이 뜨거워 지고 있다.

차기 당대표 선거에 도전하는 주호영 후보와 나경원 후보는 이준석 후보를 겨냥해 '유승민계' 라고 지칭하며 대선 경선의 공정성 문제를 제기했고 이 후보는 "계파니 조직이니 당직 나눠먹기라는 구태로 회귀하려 한다"며 '탐욕스러운 선배들' 이라고 받아쳤다.

주 후보는 2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과 가까운 이 후보를 가리켜 "지금 뽑히는 당대표가 경선을 공정하게 관리해야 하는데 특정 대선후보와 친분 관계가 뚜렷하면 아무리 공정하게 한다하더라도 그게 시비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 후보는 이 후보가 2019년 12월 여성신문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21대 국회(총선)에서 압승해서 '유승민 대통령'을 만들고 하태경 의원과 같이 좀 세상을 멋지게 바꿔보고 싶다"고 말한 사실을 언급하며 "공공연하게 어떤 사람을 대통령 만드는 게 내 목적이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으니까 아마 그런 점을 가지고 계파라고 한다"고 지적했다.

주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도 "정권교체가 눈 앞에 온 지금 논란의 불씨를 잠재워도 모자랄 판에, 계파정치의 피해자였던 유승민계가 전면에 나서 계파정치의 주역으로 복귀하고 있다"며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이 후보를 비롯해 당권주자인 김웅 의원까지 싸잡아 비판했다.
나경원 후보도 "특정 계파가 어느 특정 후보를 밀고 있다면, 다른 후보들이 공정하다고 생각하고 (국민의힘에) 들어올 수 있을까 걱정된다"며 이 후보를 겨냥했다.

유 전 의원의 배후설을 처음 제기했던 나 전 의원은 이날 더 나아가 "특정 계파에서 두 명(이준석, 김웅)이 나왔다"며 "야권 분열의 당 대표가 되면 어쩌나 싶다"고 발언 수위를 높였다.

나 후보는 이어 전날(26일)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이 후보에 대해 '외관은 청년이지만 사실 기득권 정신으로 가득 차 있다'고 한 말을 인용하면서 "실질적으로 특정 계파 출신의 당 대표가 되면 안철수 국민의당과의 통합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야권의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영입과 국민의당과 합당 등에 걸림돌이 된다는 뜻이다.

중진들을 향해 신진 당권 주자들도 반격했다. 이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언급, "우리 당의 후보를 흔들어댔던 사람들, 존경받지 못할 탐욕스러운 선배들의 모습"이라며 "미래와 개혁을 주제로 치뤄지던 전당대회를 계파니 조직이니 당직 나눠먹기라는 구태로 회귀시키려는 분들, 크게 심판받을 것이고 반면교사의 사례로 오래 기억될 것"이라고 받아쳤다.

당권주자인 김웅 의원도 옛 친이계 중심 보수 단체가 주호영 의원을 지원하기로 했다는 내용의 문건이 공개된 데 대해 "계파 정치 망령이 남아 있는 것 같다"며 "초선과 신진은 계파를 이겨내고 공평무사한 당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김은혜 후보는 "느닷없는 '계파' 낙인으로 전당대회를 순식간에 진흙탕 싸움으로 몰고가면서 무슨 '공정한 대선관리'냐"고 했고, 김웅 후보도 "우리 국민의힘 초선들 대통령 만들자고 다짐했는데 그럼 우리가 계파였다"며 비꼬았다.

대권주자인 원희룡 제주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세대 간 싸움으로 변질시키거나 계파 싸움으로 몰아가선 안 된다"며 "정권교체를 위해 모든 것을 던져야 한다"고 말했다.

하태경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35세 청년 이준석 하나 이겨보겠다고 무덤 속에 파묻혔던 계파까지 끄집어내 모처럼 찾아온 축제 판을 진흙탕으로 만들고 있다. 부끄러운 줄 알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대권주자인 원희룡 제주지사는 SNS에서 "세대 간 싸움으로 변질시키거나 계파 싸움으로 몰아가선 안 된다"며 "정권교체를 위해 모든 것을 던져야 한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정권교체만 된다면 원희룡 하나 떠내려가도 좋다. 2030의 지지를 받는 정당으로 변할 수 있다면 모든 것을 다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thk@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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