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신 격랑에 제3후보 부각될까…대선 경선 연기론도

왼쪽부터 이재명 경기도지사,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세균 국무총리
왼쪽부터 이재명 경기도지사,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세균 국무총리

더불어민주당 대권 레이스가 4·7 재보선 참패로 이전과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정권 재창출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위기감 속에 당이 쇄신의 격랑 속으로 빠져들면서 주자들도 저마다 다른 모양새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여권 대선주자 중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는 4·7 재보선 참패가 친문(친문재인) 진영에 악재가 됐지만 자신에게도 유리한 것만은 어니어서 신중한 입장이다.

이 지사는 선거 패배 직후 "당의 일원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국민께 더 가까이 다가가고, 더 절박하게 아픔을 나누고, 문제 해결을 위해 더 치열하게 성찰하겠다"고 했다.

재보선 기간 전면에 나서는 대신 '외곽지대'에 머물었던 만큼 책임론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지만 여권의 일원으로서 책임을 나누겠다고 밝힌 것이다.

압도적인 표차의 패배로 확인됐듯이 정치 지형 자체가 여권에 불리해졌다는 것도 당내 1위인 이 지사로선 고민되는 지점이다. 이대로는 본선에서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11일 "지금 단계에선 반성과 성찰이 우선"이라며 "현 직분에 충실하면서 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재보선 패배로 직격탄을 받은 이낙연 전 대표는 '위기'에 몰린 상황이 됐다. 당 대표로 리더십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상황에서 상임선대의원장까지 맡아 재보선 패배의 책임을 떠안다시피하게 된 때문이다.

이 전 대표는 여의도와 거리두기를 하며 성찰의 시간을 갖는 중이다. 그는 재보선 다음날 "대한민국과 민주당의 미래를 차분히 생각하며 낮은 곳에서 국민을 뵙겠다"며 일단 칩거모드에 들어간 상태다. 대담집 출간이나 연구소 출범도 재보선이 끝나면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당분간 보류됐다. 

일각에서는 대선 불출마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이 전 대표 측은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15일 자가격리가 끝난 뒤 지방 민생 행보를 고심하고 있다"며 "의원총회나 원내대표 경선 같은 당내 일정에는 거리를 둘 것 같다"고 말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달 안에 총리직에서 사퇴하고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19∼21일 국회 대정부질문을 마치고 당에 복귀하는 방안에 무게가 실린다.

현재 대권 지지율은 5%를 밑돌지만, 당심을 적극적으로 파고들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지지층 등이 겹치는 이 전 대표의 입지가 재보선 패배로 위축되면서 정 총리가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기대도 주변에서는 나온다.

정 총리와 가까운 여권 관계자는 "정 총리는 위기의 순간에 늘 선당후사를 했던 사람"이라며 "당을 추스르고 대오를 정비할 '대안'으로 조명받을 것"이라고 했다. 특히 이 지사와 각을 세우고 있는 친문 진영에서 정 총리를 대안 후보로 지지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쇄신론과 함께 '새 인물'에 대한 요구가 높아진다면 제3후보들이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 제3후보에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김경수 경남지사,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이광재 박용진 의원 등이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김경수 지사가 7월 재판에서 살아나 대선에 도전할 수 있게 될 경우 친문  대표주자로 급격히 부상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한다.  

대선 경선 일정 연기에 대한 요구도 커질 수 있다.당 관계자는 "재보선에서 진 마당에 우리 후보가 빨리 노출될수록 불리하다"며 "정해진 일정을 고수하기보다는 탄력적으로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박상룡 기자 psr21@koreareport.co.kr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코리아리포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