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중도' 표방으로 당내경선, 야권후보 단일화에 승리
吳, 중도개혁시민사회단체와 연대…중도층 지지세 확산
전문가 "차기대선 스윙보터인 중도층 표심에 달렸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4일 오후 서울 광진구 아차산역 앞에서 열린 '청년마이크' 현장을 방문, 발언하고 있다. (국민의힘 제공)​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4일 오후 서울 광진구 아차산역 앞에서 열린 '청년마이크' 현장을 방문, 발언하고 있다. (국민의힘 제공)​

4월7일 서울·부산 시장 재보궐선거를 하루 앞두고 국민의 관심은 서울시장에 누가 당선되느냐에  더욱 집중되고 있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1년 가량 남은 차기대선의 바로미터가 되는데다 향후 정치권의 흐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선거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을 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서울시장 선거의 향배는 ‘중도층’에 달렸다고 말한다.

실제 ‘블랙아웃’(여론조사 공표 금지) 직전 실시된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박영선 후보와 오세훈 후보는 각각 진보층과 보수층으로부터 70% 이상의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중도층에서 오 후보가 두배 이상 격차를 벌이면서 박 후보를 크게 앞서는 결과로 나타났다.

이는 오 후보가 당내 경선과 야권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일관되게 ‘중도확장’을 주창하고, 본인의 중도(보수)적 이미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여야 모두 당내 경선을 거쳐 타당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을 거치면서 많은 관심을 받아왔다. 그중 가장 관심을 받은 것은 오세훈 후보가 수구보수정당의 이미지를 깨고 중도확장성을 외치며 역전에 역전을 거듭한 대목이다. 

오 후보는 나경원 후보와의 당내 경선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단일화 대결에서 예상을 깨고 모두 역전의 스토리를 만들어냈다.

오 후보가 당 안팎의 열세라는 전망을 깨고 역전 드라마를 쓸 수 있었던 데는 중도성향의 유권자들이 압도적 지지를 보낸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오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이지만 극우라고 보는 유권자는 그리 많지 않다. 오 후보 개인의 이미지에서 나오는 부드러움과 국회의원 시절 지금의 정치자금법의 모태가 되는 ‘오세훈법’을 만들어 낸 것을 기억하는 국민들은 오 후보를 중도성향의 인물로 보고 있다.

나경원 후보와의 경선과정에서 당심(黨心)에 불리할 것이라는 점을 알면서도 오 후보는 중도의 확장성을 줄기차게 외쳤고, 이러한 그의 주장은 중도층에게 소신있는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며 호응을 불러왔다. 

나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 당의 주류인 보수층에 기대 ‘중도’를 짜장면.짬뽕에 비유해 “중도의 실체가 뭔지 잘 모르겠다. 그것은 허황된 이미지”라며 “(보수가) 중도인 척하고 왔다 갔다 하면 표가 온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반해 오 후보는 “수도권 선거에서 스윙보터인 중도층의 마음을 잡지 못하면 힘들다”며 “우리 당이 이제 어머니 리더십으로 따듯하게 어려운 분들까지 보듬는 중도 우파가 돼야 한다는 것이 저의 신념”이라고 강조했다. 

당원 투표 20%, 일반 시민 여론조사 80%로 치러진 1차 경선에서 득표수의 10%를 더해 주는 여성가산점 변수 때문에 박빙 승부 또는 나 후보의 근소한 우세를 예측하는 이들이 많았다.

그러나 개표 결과 오 후보는 100% 일반 시민 여론조사 경선에서 41.64%를 얻어 36.31%를 얻는 데 그친 나 후보에게 5.33%포인트 앞섰다. 만약 여성가산점을 제외할 경우 오 후보가 약 9%포인트 차로 앞섰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중도를 아우를 수 있는 오 후보가 본선 경쟁력이 더 높다는 민심이 드러난 것”이라며 “민심이 당심을 이겼다”고 평가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에서 오 후보가 승리한데는 제1야당 후보로서의 프리미엄과 오 후보 개인의 잠재력이 작용한 측면이 있지만, 정권심판론으로 기우는 서울 중도층의 전략적 판단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오 후보에게 서울 중도층이 지지를 보내는 것은 그간의 정치행보에서 나타난 온건한 이미지와 전략이 한몫하고 있지만, 중도 외연 확장을 행동으로 보여주고 이를 뒷받침한 중도개혁단체들의 연대와 이들의 조직적 활동이 큰 효과를 가져왔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 당내 경선에서 나경원 후보와 힘든 경쟁을 하고 있을 때 중도개혁을 표방하고 있는 70여개 단체 대표 및 임원들은 오 후보 지지선언을 하며 이들 세력들이 오 후보의 중도층 확산에 큰 힘을 보태주었다.

오 후보가 국민의힘 서울시장후보로 결정되고 선대위가 출범하면서 이들 시민단체들은 오세훈후보선대위 ‘중도개혁시민사회 소통본부’를 발족하고,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오 후보 지원에 나섰다. 

특히 중도개혁시민사회 소통본부 구성원의 95%가 국민의힘 당원이 아닌 무당층으로 짜여저 있다는 점이 각별하다. 이들 중도개혁시민단체들은 오 후보의 당내 경선과 야권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힘을 발휘했듯 이번 서울시장 선거와 차기대선에서도 ‘중도 후보’의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으로 평가받는다.

오 후보의 상승세를 떠받쳐온 두 개의 기둥은 국민의힘의 전통적인 보수 지지층과 중도 성향에 가까운 부동층이다. 특히 중도성향의 부동층은 이번 서울시장 선거뿐 아니라 곧바로 이어지는 차기대선 국면에서도 '스윙보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야권 후보간 단일화 전만해도 박영선 후보의 당선을 확신했다. 야권이 오세훈 후보로 단일된 이후에도 지지율에서 큰 차이가 나지않아 여권의 결집력에 비춰 승산을 기대했다.

그러나 LH사태 이후 여론은 돌변, 오 후보가 앞서가는 양상으로 바뀌었고 계속 파문이 터지면서 격차가 벌어졌다. 여권에 우호적인 중도층이 등을 돌린 까닭이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여당과 야당의 이념 간 대결구도에선 진영논리가 힘을 발휘했지만, LH 사태가 터지면서 여당과 정부 지지로부터 이탈된 중도층의 중요성이 커졌다"면서 "이들 중도층이 차기대선에서도 큰 영향력을 미치는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종료와 함께 막이 오를 차기대선에서 스윙보터인 중도층의 표심을 잡기위한 여야의 각축전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박상룡 기자 psr21@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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