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임에 이호승 경제수석…"일상 회복·선도국가 도약·불평등 완화 등 집중"

대통령비서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2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퇴임인사를 마치고 연단을 내려오며 이호승 신임 정책실장과 교차하고 있다.
대통령비서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2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퇴임인사를 마치고 연단을 내려오며 이호승 신임 정책실장과 교차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을 교체하고 후임에 이호승 경제수석(56)을 임명했다. 부동산 파문으로 민심이 이반되는 상황에서 김 정책실장의 전셋값 논란이 또 다른 악지ㅐ로 작용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오전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문 대통령의 이같은 인사를 단행했다고 발표했다.

김 정책실장은 지난해 연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김종호 민정수석 등과 함께 사의를 표명했다가 유임됐었다.

김 실장의 교체는 지난해 임대료 인상폭을 5%로 제한한 '임대차 3법' 시행 직전 본인 소유의 강남 아파트 전세계약을 갱신하며 전세 보증금을 14.1% 올린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제기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전자관보에 게재된 2021년 정기재산변동 신고사항에 따르면, 김 실장은 본인과 배우자 공동 명의의 서울 강남구 청담동 소재 아파트 임대보증금을 8억5000만원에서 1억2000만원 오른 9억7000만원으로 신고했다.

이에 청와대는 김 실장의 청담동 아파트 전세보증금이 주변 시세보다 낮았고, 현재 김 실장이 전세로 거주하는 성동구 금호동 아파트의 보증금이 크게 올라 목돈이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지만, 비판론이 수그러들지 않자 문 대통령이 교체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교체 인사 과정에 대해 "어젯밤 김 실장이 대통령비서실장에게 사임의 뜻을 전했고 오늘 아침 대통령께 직접 사임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부동산 투기 근절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할 엄중한 시점에 국민들께 크나큰 실망을 드리게 된 점 죄송하다"며 "청와대 정책실을 재정비해 2·4 대책 등 부동산정책을 차질없이 추진하도록 빨리 자리를 물러나는 게 대통령을 모시는 비서로서의 마지막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호승 신임 정책실장은 1965년생으로 광주 동신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중앙대와 미국 조지아대에서 각각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 신임 실장은 행시 32회로 공직에 입문해 국제통화가금(IMF) 선임자문관과 기획재정부 정책조정국장, 경제정책국장을 거쳐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일자리기획비서관, 기획재정부 1차관, 청와대 경제수석 등을 지냈다.

유 비서실장은 "이 실장은 재난지원금 한국판 뉴딜 등 경제정책 전반에 대한 깊은 이해 갖고 있다"며 "치밀한 기획력과 꼼꼼한 일처리로 신망이 높으며 경제 정책 전반에 대한 탁월 전문성과 균형 감각을 보유해 집권 후반기 경제활력 회복과 포용국가 실현 등 국정과제를 성공적으로 완수할 적임자"라고 말했다.

이 실장은 "저의 능력의 부족함을 늘 느낀다. 주어진 소임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로서 그 부족을 메워나가겠다"며 "많은 조언과 도움을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대한민국이 직면한 세 가지 정책과제에 집중하겠다"며 △코로나 위기 극복 및 조기 일상 회복 △국제질서 변화 속 선도국가 도약 △불평등 완화와 사회안전망 및 사람에 대한 투자 강화 등을 제시했다.

이 실장은 "과거 많은 문제들이 있었지만 산업화와 민주화를 차근차근 이뤄냈고 오늘의 세계 10위권 중견국과 G7에 육박한 소득수준, 문화의 힘으로 세계에서 주목받는 매력있는 나라를 만들었다"며 "앞으로 국민들께서 가진 능력과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하며 자신감 있게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해 뒷받침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박상룡 기자 psr21@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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