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북한 잇단 도발에 대응책 고민…'압박'과 '외교' 저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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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북한 잇단 도발에 대응책 고민…'압박'과 '외교' 저울질
  • 박상룡 기자
  • 승인 2021.03.27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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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바이든 취임 이래 세 차례 미사일 시험 발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에도 절제된 반응을 내놓고 있다. 미국 새 정부의 대북정책 윤곽이 아직 드러나지 않은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이 대북 해법으로 압박과 외교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저울질이 길어지거나 미국의 대북정책이 압박으로 기울 경우 되돌릴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바이든 "외교 열려 있다…긴장 고조시 상응 대응"

바이든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취임 후 첫 공식 기자회견에서 북한을 향해 "이번주 미사일 시험 발사에도 북한과의 외교는 열려있다"면서도 "긴장을 고조시킨다면 상응하는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바이든 대통령의 첫 기자회견을 하루 앞두고 북한이 도발한 직후 나온 발언임을 감안하면 절제된 대응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은 바이든 정부 취임 직후인 1월 말과 지난 21일 두 차례 순항미사일을, 지난 25일에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서방에 '도발'로 해석되는 무기 시험을 강행하고 있다.

바이든 정부는 지난 21일 북한이 단거리 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한 사실이 확인된 뒤에도 "이번 미사일 발사는 안보리 결의안에 포함되지 않는 '낮은 단계'에 있다"며 북한과의 대화가 열려있다는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서는 추가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를 금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1718'을 위반했다고 지적하며 26일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를 소집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이 소집한 이번 제재위 회의는 대사급보다 낮은 수준의 15개 회원국 외교관들이 모이는 자리로, 지난해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을 당시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이 안보리 대사급 회의를 열어 북한을 비난한 점과 비교하면 '신중한 반응(measured response)'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분석했다.  

◇오바마식 압박 강화냐, 새로운 외교 구상이냐

AFP 통신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대응에 대해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와 계속되는 핵개발에 직면한 바이든 대통령이 압박을 강화할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외교구상을 열 것인지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1월 20일 취임한 바이든 정부가 트럼프 정부의 대북정책 전면 재검토를 시사한 뒤 아직 그 윤곽이 드러나지 않은 시점에서 북한의 잇단 도발은 일반적으로 협상의 우위를 점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의 대북 정책이 오바마 행정부에서 채택돼, '무대책의 대책'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전략적 인내'를 되풀이할지 여부는 그의 취임 전부터 외교가의 최대 관심사 가운데 하나였다. 그 사이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와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을 가진 것이 주요 변수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전 바이든 대통령과의 TV 토론회에서도 김 총비서를 세 차례나 만난 점을 부각하며 "내가 전쟁을 막았다", "노벨평화상을 받을 만하다"고 자찬했는데, 일정 부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기도 하다.

실제로 북한은 2018년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직전 해인 2017년 이후 핵무기나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어 중대한 위협으로 간주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시험을 중단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절제된 반응을 보이며 압박과 외교를 저울질하는 배경에 대북 대응에서 전임자 트럼프 대통령보다 못하다는 평가를 피하고 싶은 의중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오바마 정부 출범 첫 해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 발사에 대한 강력한 제재와 압박으로 북미관계가 얼어붙으면서, 북핵 6자회담은 한번도 열리지 못했고 북한은 결국 핵실험을 4번이나 강행한 바 있다.

◇전문가들 "북 도발은 무기 개발 완성 의지 신호…압박만이 능사 아냐"

전문가들은 저울질이 길어지거나 미국의 대북정책이 압박으로 기울 경우 상황이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북대서향협의회의 북한 전문가인 마르쿠스 가로우스카스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이번 미사일 실험을 '관심을 요구하는 외침'으로 봐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이번 미사일 발사는 지난 1월 8차 당대회에서 김정은 총비서가 발표한 야심찬 북한 무기 계획 수립의 일환으로, 탄도미사일 개발을 계속 진전시키겠다는 북한의 분명한 의지를 보여주는 신호라는 지적이다.

스팀슨 센터 선임 연구원이자 북한전문매체 38노스 블로그 책임자인 제니 타운은 "북한이 지난 2년 동안 일련의 단거리 미사일 실험을 계속 수행해왔다"며 "북한이 정말로 미국 정부를 시험하려고 한다면 그들은 더 큰 일을 할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 평화연구소 북한 전문가이자 전직 국방부 고문인 프랭크 엄은 "우리는 서서히 도발이라는 선동적인 성격의 사다리를 오르고 있다"며 "바이든 정부가 어떤 반응을 내놓을지 지켜보는 것은 정말 첫 시험"이라고 말했다.

제니 타운은 "바이든 행정부가 전통적인 실무협상 과정으로 돌아가려 한다면, 김정은 총비서가 권한을 위임하지 않는 한 접근법에서 구조적 제약을 만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바이든 정부가 김정은 총비서를 어떻게 포용할지 창의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프랭크 엄은 "바이든 대통령이 북한을 강제로 협상에 끌어들이기 위해 방어와 억지력만을 강조한 것은 실수"라며 "미국의 접근 방식의 문제는 많은 선택 중에서 항상 같은, 전통적인 것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인데, 바이든 대통령이 다시 그렇게 한다면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상룡 기자 psr21@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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