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인적분할 중간지주사 전환할듯…"자회사 가치 재평가"

박정호 SKT 대표가 25일 주주총회에서 중간지수회사 전환을 위한 지배구조 개편을 올해 안에 실행하겠다고 밝혔다.(SKT 제공)
박정호 SKT 대표가 25일 주주총회에서 중간지수회사 전환을 위한 지배구조 개편을 올해 안에 실행하겠다고 밝혔다.(SKT 제공)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는 지난 25일 주총에서 "올해 지배구조 개편을 반드시 진행할 것"이라며 "상반기 중 구체화되는 대로 따로 세션을 만들어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의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증권가에선 인적분할을 통해 성장성 높은 자회사들의 가치가 재평가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이번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 내용은 SK텔레콤을 중간지주회사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SK텔레콤에서 이동통신사업(MNO) 회사를 분리해 자회사로 만들고, 투자회사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신설 MNO 기업, SK브로드밴드, 11번가, 티맵모빌리티 등을 거느리는 구조다. 개별 회사가 각각의 산업 성장 가능성을 바탕으로 자본시장에 상장하고 투자를 유치하는 데 유리하다. 이를 통해 지주회사와 자회사 전반의 기업가치가 상승하는 효과를 노린다.

2022년 시행 예정인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지주회사의 자회사 지분 의무보유율을 30%(현행 20%), 손자회사 의무보유율은 50%(현행 40%)로 각각 상향했다. SK텔레콤의 SK하이닉스 지분율은 20.1%다. 올해 안에 중간 지주회사 전환을 완료해야 수조원대에 이르는 추가 지분 매입 없이 지배구조 개편을 할 수 있다. 

특히 SK텔레콤이 올해 중간지주사로 전환하면 SK하이닉스는 공격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설 수 있다. M&A 대상기업 지분을 100% 소유해야 하는 손자회사 위치에서 벗어나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의 M&A 허들이 낮아지고 기업가치도 올라갈 것이라는 예상이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의 인적분할은 SK텔레콤의 안정적인 배당수익률을 원하는 투자자와 ICT 사업의 성장성을 원하는 투자자들을 동시에 흡수할 수 있는 이벤트"라며 "현재 저평가된 SK텔레콤의 자회사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는 기회가 될 것이고 SK텔레콤의 주주 가치가 상승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SKT는 이날 이동통신 인프라를 기반으로 향후 인공지능(AI)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방침도 재확인했다. 박 대표는 “모바일 시대에 이어 AI 시대가 10년, 20년 열릴 것”이라며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아마존을 예로 들었다. 박 대표는 “아마존은 운영체제(OS)를 가진 회사는 아니지만, AI 조직으로 진화하며 어떤 OS를 가진 회사보다 앞서 나가고 있다”며 “아마존보다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가진 SKT도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자회사 기업공개(IPO) 의지도 드러냈다. 가장 먼저 기업공개를 추진하는 자회사는 원스토어다. 박 대표는 “앱스토어가 전 세계 모든 나라에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 아니다”라며 “구글, 애플에 대항해 앱스토어를 만드는 게 쉽지 않은 데 원스토어 모델이 다른 나라에 전파되는 효과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처럼 자본시장의 유동성이 좋을 때 IPO를 빨리해야 한다”면서 “원스토어 다음에 ADT캡스, 웨이브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회사 기업공개는 이르면 4월 중에 발표할 예정이다.

임인영 기자 liym2@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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