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시험 KN-23 개량형은 "초대형핵탄두" 탑재용
한반도 전역+탄두 중량 줄이면 일본도 사정권 포함

북한이 25일 새로 개발한 신형전술유도탄 시험발사를 진행했다며 탄도미사일 발사를 공식 확인했다.
북한이 25일 새로 개발한 신형전술유도탄 시험발사를 진행했다며 탄도미사일 발사를 공식 확인했다.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이용한 북한의 전술핵 위협이 점차 '현실화'되는 모습이다.

북한이 25일 발사한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이 핵탄두 탑재를 위해 기존 미사일을 개량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오면서다.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북한이 이번에 함경남도 함주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북한 국방과학원이 "새로 개발한 신형 전술유도탄"이다. 신문은 이 미사일에 대해 "이미 개발된 전술유도탄의 핵심기술을 이용하면서 탄두 중량을 2.5톤으로 개량한 무기체계"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북한은 2019년 5월 첫 시험발사를 실시한 이른바 '북한판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KN-23)을 '신형 전술유도탄'이라고 불러왔다. 그러나 이번 발사를 계기로 KN-23은 '전술유도탄', KN-23 개량형은 '신형 전술유도탄'으로 그 명칭을 다시 정리한 것 같다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KN-23 개량형의 탄두 중량을 2.5톤이라고 밝힌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무게가 2톤 이상 나가는 미사일 탄두는 개발 초기 단계의 핵탄두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북한은 올 1월 열린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주재 당 대회 당시 사업총화 보고에서 "핵무기의 소형경량화·전술무기화를 보다 발전시켜 현대전에서 작전임무의 목적과 타격대상에 따라 각이한 수단으로 적용할 수 있는 전술핵무기들을 개발하고, 초대형핵탄두 생산도 지속적으로 밀고나가야 한다"고 밝혔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초대형핵탄두'를 탑재하기 위해 만든 단거리미사일이 바로 이번에 시험한 KN-23 개량형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상황.

이는 북한이 아직은 기존 단거리미사일에 실을 수 있을 정도로 핵탄두를 경량화·소형화하진 못했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의 비핀 나랑 교수도 "전술핵무기 개발엔 기존 단거리미사일에 쓸 수 있는 작고 가벼운 핵탄두를 만드는 것과 2.5톤짜리 탄두를 실을 수 있는 미사일을 만드는 것 등 2가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제프리 루이스 미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센터 소장도 이날 노동신문 보도와 관련해 "북한이 정말 크고 무거운 탄두를 싣기 위해 KN-23 개량형을 만들었다는 것"이란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물론 탄두 중량이 2.5톤에 이른다는 북한 측 주장을 "곧이곧대로 믿긴 어렵다"는 평가도 많다. 600㎞에 이른다는 KN-23 개량형의 비행거리 또한 마찬가지다. 우리 군 합동참모본부는 이번 시험발사에서 이번에 이 미사일이 기록한 비행거리를 약 450㎞로 판단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구체적인 수치엔 논쟁의 여지가 있더라도 북한이 한반도 전역을 사정권에 넣으면서 핵탄두도 탑재할 수 있는 단거리미사일을 개발 중인 건 분명해 보인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여기에 핵탄두 소형화까지 성공한다면 북한에서 이 미사일로 일본을 타격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

우리 국방부는 지난달 펴낸 '2020 국방백서'에서 "북한의 핵무기 소형화 능력이 상당 수준에 이른 것"으로 평가했다.

기존 단거리미사일에 핵탄두를 싣게 되면 재래식 탄두를 실은 미사일과 구분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게다가 북한이 2019년부터 한동안 다양한 단거리 무기체계를 한꺼번에 쏘는 무기시험을 진행해왔다는 점에서 이런 방식으로 핵공격을 감행할 경우 현행 한미 연합전력의 방공망으론 대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미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이날 보도된 미국의소리(VOA)와이 인터뷰에서 "이 미사일(KN-23)로도 북한이 핵을 사용할 수 있겠지만, 앞으로 5~10년 뒤 제대로 된 핵탄두와 투발수단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대호 선임기자 mdh50@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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