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압박 전략 반발, 한국에 기대 접어'…中 통해 생존 활로 모색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미국의 태도가 변하지 않으면 당분간 대화할 뜻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거리두기'를 계속하던 북한이 중국에는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관계가 되자"며 관계 강화 의지를 피력하며 그 속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리룡남 주중 북한대사와 쑹타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부장은 22일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 만남을 갖고 김 총비서와 시 주석의 구두 메시지를 주고 받았다.

김 총비서는 시 주석에게 보내는 구두 메시지에서 "북중관계를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관계로 강화·발전시키고, 우의와 단합으로 사회주의를 진전시키자는 게 나와 노동당과 북한 인민들의 확고부동한 입장"이라며 관계 강화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또 "북한은 북중 우호관계가 시대의 요구와 양국 인민들의 지향, 근본 이익에 따라 승화·발전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에 시 주석은 "중국과 북한의 우정은 양국을 이끄는 당과 국민 모두에게 소중한 재산"이라고 화답했다.

이 같은 두 지도자의 관계 강화 약속은 북한이 미국과의 '거리두리'를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김여정 부부장은 3년 전의 봄날은 다시 돌아오기 어려울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특히 미국을 향해 "잠 설칠 일 만들지 마라"고 경고했다.

또 최선희 외부성 제1부상은 지난 17일 담화를 통해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정책'을 철회하지 않으면 북미 접촉이나 대화가 이뤄질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한동안 미국과의 대화에는 나서지 않겠다는 것을 시사했다.

이 가운데 이뤄진 북중 교류는 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타격을 입은 자국 무역을 회복하려는 신호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고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했다.

북한-러시아 전문가인 앤서니 린나는 "코로나19 이후로 북한은 틀림없이 어느 때보다도 고립되어 있지만, 최근 북한이 전 통상교섭본부장 리룡남을 주중대사로 임명한 것은 북한이 상황이 허락될 때, 중국과의 무역을 되살리려는 열의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즉 북한이 중국에 관계 강화 의지를 피력한 것은 무역을 통한 경기 회복에 나서겠다는 신호탄이라는 것이다. 실제 북한은 유엔 안보리 제재 등으로 세계 경제로부터 고립 돼 대중 무역 의존도가 매우 높다.

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9년 북한 무역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95%에 달한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중국과의 무역도 사실상 중단되며 양국 경제 모두 큰 타격을 입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중국 세관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대(對)북한 수출은 2019년 11월 2억5000만 달러(약2800억 7500만원) 이상에서 지난달 3000달러(약 338만원)에 그쳤다.

북한 연구단체인 NK PRO(North Korea Professional Research Platform)가 분석한 위성사진에 따르면 북중 무역 교차로를 건설하는 프로젝트가 2020년 내내 진행됐다. 이에 이번 구두 메시지 교환은 양측 당국이 이를 토대로 코로나19 로 타격을 입은 양국 무역을 반등시키려는 준비 신호라고 SCMP는 전했다.

민대호 선임기자 mdh50@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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