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떠나는 박용만 "최태원, 나보다 미래 식견 있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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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떠나는 박용만 "최태원, 나보다 미래 식견 있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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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2.21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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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 기자간담회…"기업들 느끼기엔 단기간에 부담 커져"
"청년 창업가가 도움 청하면 가리지 않고 도울 것"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18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 회관에서 퇴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대한상의 제공)© 뉴스1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18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 회관에서 퇴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대한상의 제공)© 뉴스1

"최태원 회장은 크게는 대한민국의 상공업계, 작게는 우리 대한상공회의소, 더 작게는 나 자신까지 미래를 맡길 수 있는 분이라고 생각해요. 최 회장이 와서 본인의 뜻을 펼칠 수 있도록 지켜봐주시고 도와주시면 좋겠어요."

차기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게 되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에 대한 응원을 당부하는 박용만 회장의 목소리에는 진심과 함께 간절함이 느껴졌다.

7년 넘게 동고동락을 한 대한상의를 떠나는 게 시원섭섭할 법도 하지만, 그보다는 엄중한 경제상황에서 18만 상공인의 수장 역할을 맡게 되는 후배에게 조금이라도 힘을 주고자 하는 마음이 더 컸던 것이다.

박 회장은 다음 달로 다가온 대한상의 회장 퇴임을 앞두고 지난 18일 자신의 지난 7년의 손때가 묻어있는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회관에서 퇴임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박 회장은 이 자리에서 자신의 후임으로 추대된 최 회장에 대해 "4차 산업혁명에 가까운 업종을 경영한 만큼 미래 산업에 가까이 있기 때문에, 나보다 미래 방향에 대해 훨씬 잘 대변할 식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대한상의는 보이스(voice)로 일하는 곳인데, (최 회장이) 제주포럼 등에서 강연하면서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것을 보면 잘 하신다"며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여러 분들이 추천해주셨고, 그러다보니 만장일치로 추대됐다. 상생과 동반에 대한 생각이 강한 분"이라고 밝혔다.

새로 꾸려지는 서울상의 회장단 구성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드러냈다. 박 회장은 "(김범수 카카오 의장과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등) 새로 구성된 분들이 새롭게 창업을 해서 일가를 이룬 자수성가 창업가들"이라고 말했다.

젊은 사업가들을 향해선 "제2의 이병철·정주영 회장과 같은 사람들이 이 시대에서 나와야 한다"며 "당대의 자수성가로 10대 그룹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는 기업이 6개는 나와야 한다. 지금의 10대 그룹도 잘나가야 하지만, 이들보다 성장이 빨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자신이 대한상의 회장직에 있던 7년 8개월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경제 전체가 성장기를 끝을 내고, 성장이란 말을 자신 있게 하기 점점 어려워지는 시기였다"고 회고했다.

또한 "중장기적으로 필요한 변화를 위해 굉장히 조바심을 내고, 설득을 하기 위해 애썼음에도 불구하고 매번 단기 이슈가 등장해 장기적인 시각의 얘기가 매몰돼버리는 상황이 반복됐다"며 "그 부분은 굉장히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떠나게 됐다"고 아쉬워했다.

이른바 '공정경제 3법' 등 국회의 기업규제 법안 처리를 두고 경제단체들이 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는 지적에는 "(대한상의의 대응이) 문제가 있었다고 하기엔 어폐가 있고, (기업가 분들의) 성에 차지 않았다고 봐야 한다. 결과적으로 방어하지 못했기에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경제단체가 목소리를 내는 방법도 달라져야 한다"며 "이슈에 대한 문제와 대안은 무엇인지에 대해 (공청회 등을 통해) 팩트를 내놓고 찬반을 논의해야 한다. 조금 불편하고 힘들더라도 그 방법으로 계속 가야 우리 사회의 대화와 논쟁이 성숙해진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지금 우리나라가 전환기다. 과거 업종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환경이 바뀌는 상황에서 (기업으로선) 변화의 부담마저 더 늘어난 상황"이라며 "산업 전체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그에 맞춰서 환경을 바꾸는 게 필요한 시기"라고 설명했다.

다만 "기업들이 느끼기에는 단기간에 너무 부담이 많아진 것 같이 느껴진 게 현실"이라며 "그러나 근본 원인을 파고들면, 필요한 변화를 수용할 만큼 기업들의 체질 변화가 되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규제개혁도 큰 물꼬는 바꾸지 못해 아쉽다"면서 "규제개혁 필요성을 입증하는 것도 규제를 없애는 걸 기준에 두고, 왜 바뀌면 안 되는지를 논의해야 한다. 또한 공직에 계신 분들도 개혁과 변화를 주저하지 않을 수 있도록 제도적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청년 창업가들과 함께 규제혁신을 위해 노력했던 부분들을 떠올리면서는 목소리와 행동에서부터 힘이 넘쳤다. 박 회장은 "재임 기간 가장 많이 호소한 게 법과 제도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었다"며 '규제 샌드박스'에 열정을 쏟은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젊은 창업가들에게 일이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할 땐 어른의 한 사람으로서 진짜 미안했다"면서 "(이들이 자기 꿈을 펼치지 못하는 것은) 나 같은 어른들이 제때 숙제를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매달렸고, 샌드박스 관련 법안과 지원 법안을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최 회장도 잘 하시겠지만, 청년 창업가들이 저에게 도움을 청하면 할 수 있는 일은 뭐든지 하려고 한다"며 "현실적으로 설득이 필요한 부분은 대신 해주고, 만나야 하는 사람을 대신 만나주는 등 내 몸을 써서 할 수 있는 일은 가리지 않고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향후 정치권의 러브콜 가능성에 대해선 거듭 손사래를 쳤다. 효율과 생산성에 논리가 특화된 사업가가 정치를 해선 안 된다는 박 회장만의 철학 때문이다. 그 외에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에는 언제든 달려가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박 회장은 "우선 두산인프라코어 이사회 의장 등 내 자리에 있는 소임을 다할 것"이라며 "(그밖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이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주거나, 젊은이들의 꿈을 도와줄 일이 있으면 그런 일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은 세상에서 더 없이 좋은 계획을 딱 하나 갖고 있다. '무계획'이라는 계획"이라고 말하며 소탈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한편, 서울상공회의소는 오는 23일 임시 의원총회를 열고 박 회장의 후임으로 단독 추대된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선출한다. 관례상 서울상의 회장은 대한상의 회장을 겸하게 되며, 최 회장은 내달 24일 열리는 대한상의 의원총회를 통해 정식 임명될 예정이다.(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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