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층은 전체 유권자의 20~30%를 차지하며, 정치 상황에 따라 증감
2월 현시점 무당층 전체 유권자의 약 20%는 모든 정당에 거리감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정의당, 국민의당, 열린민주당 등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어느 정당에도 마음을 주지 않는 사람. 이들을 무당층(無黨層)이라고 한다. 또는 이들을 스윙보터(swing voter)라고도 한다.

말 그대로 누구에게 표를 행사할지 결정하지 못한 이들을 말한다. 이들의 특성은 최종 선거가 임박하면 한쪽으로 수렴한다는 것이다. 즉 대세에 따른다는 의미와도 유사하다. 그래서 정치 상황과 이슈에 따라 투표하는 스윙보터라고 한다.

정치권에선 이들의 표심을 잡는 것이 최종 승기를 잡는 것이라고 한다. 자신이 속한 정당인 집토끼는 당연히 확보하면서 밖에 존재하는 '+α'인 산토끼의 마음을 사로잡아야만 한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선거에서 무당층은 당연히 고려할 수밖에 없는 존재"라며 "지지자에 대한 이탈을 방지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지만 외연 확장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고 했다.

여론조사를 보면 무당층은 늘 존재했다. 하지만 이들이 언제, 어떻게, 어디로 갈지 알 수 없지만 변수임에는 틀림없다. 이 무당층이 결국 선거판을 뒤집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국갤럽은 지난 16일 무당층에 대한 보고서를 냈다. 갤럽은 이들을 "평소 지지하는 정당이 없는 유권자"라고 표현했다.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인에 대해 열띤 공방을 벌이기도 하고, 관련 기사에 댓글 또는 좋아요를 누르며 반응하는 이들과 달리 어떤 반응도, 관심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갤럽은 "우리나라 성인 중 80% 이상은 평소 인터넷이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자기 생각을 글로 남기지 않는다"고 했다. 또 더 좁게 들어가 보면 성인 중 50%는 자신의 정치적 성향이 보수나 진보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더 좁은 의미로 국민 30%는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고 답한다.

무당층은 통상 전체 응답자 가운데 20~30% 사이에 존재한다. 지난 4년 동안 여론조사에서 무당층의 평균값은 25%에 달한다.

이 무당층은 대형 정치적 사건이 발생하면 줄어든다는 점이 특이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으로 치러진 제19대 대통령 선거 때에는 무당층이 20% 이하로 내려갔다. 또 다음해에 치러진 제7회 지방선거,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 성·연령별 무당층 비율… 20대 남녀 50% 내외, 40대 이상 남성 20% 내외

무당층은 연령별로도 색다른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젊은 유권자인 20대에는 무려 50%가 무당층으로 조사된다. 이와 달리 나이가 많아질수록 무당층은 줄어든다. 이같은 현상은 자신의 직업이 학생이라고 답한 이들 가운데 50%가 무당층으로 조사되는 것과 맥락을 같이한다. 정치에 대한 관심이 적은 젊은 학생들에게 정당을 지지해야 할 이유가 상대적으로 덜한 셈이다.

2021년 1월 기준 무당층 비율을 응답자 특성별로 보면 전국 8개 권역 중 대전·세종·충청(36%)에서 가장 높고, 광주·전라(21%)에서 가장 낮다. 

성·연령별로 보면 만 18~29세(이하 '20대') 남녀에서 50% 내외로 무당층 비율이 높고, 40대 이상 남성에서 20% 내외로 낮은 편이다. 정치 관심 정도와 무당층 비율은 반비례한다. 정치에 관심이 '많이 있다'고 답한 사람 중에서는 무당층이 16%에 불과하지만, 관심이 '전혀 없다'는 사람 중에서는 그 비율이 74%에 이른다. 

◇ 무당층의 정치적 성향 분포: 중도 35%, 보수 20%, 진보 14%, 성향 응답 유보 31%

전체 응답자의 정치적 성향('매우/약간 보수적', '중도적', '매우/약간 진보적': 5점 척도)은 중도가 31%, 보수와 진보가 각각 25%, 28%를 차지해 비교적 고른 분포를 보인다. 그러나 무당층의 정치적 성향 분포는 중도가 35%로 가장 많고, 그다음은 보수 20%, 진보 14% 순이며 31%는 자신의 성향이 어디에 속한다고 답하지 않았다. 전체 응답자 기준 대통령 직무 평가는 긍정 38%, 부정 53%인데 무당층에서는 19%, 62%이니 부정 평가 쪽으로 더 기운 것으로 나타났다.

갤럽은 무당층 특성을 좀 더 자세히 보기 위해 정치적 성향과 정치 관심도(평소 정치에 관심이 '많이/약간 있다', '별로/전혀 없다': 4점 척도) 두 요인을 조합해 진보적 무당층, 보수적 무당층, 중도적 무당층, 정치 비관심 무당층 등 4개 집단으로 분류했다.  

진보적/보수적 무당층은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진보/보수라고 밝힌 사람들이다.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중도라고 답했거나 정치적 성향을 밝히지 않은 사람들은 평소 정치 관심 여부에 따라 중도적 무당층(성향 '중도+응답거절', '정치 관심 있다')과 정치 비관심 무당층(성향 '중도+응답거절', '정치 관심 없다')으로 나눴다.

갤럽에 따르면 전체 무당층에서 각 집단이 차지하는 비율은 진보적 무당층 14%, 보수적 무당층 20%, 중도적 무당층 28%, 그리고 정치 비관심 무당층이 37%로 가장 많다.

세분집단별 응답자 특성 구성비를 기준으로 보면, 진보적 무당층에서는 20대 여성, 인천/경기 거주, 기능노무/서비스직, 학생이 상대적으로 많다. 다른 세 집단보다 대통령 직무 긍정 평가자가 많고, 60대 이상은 매우 적다.

20대 여성 전체의 정당 지지도(이하 2021년 1월 기준)는 더불어민주당 34%, 국민의힘 4%로 보수계 정당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 그러나 이들의 대통령 직무 긍정률은 37%로 높은 편은 아니다.

보수적 무당층의 대표적 특성은 60대 이상 남성, 자영업 종사자이다. 현재의 진보계 정부와 여당에 비판적이지만, 보수계 야당도 마음에 들지 않는 보수 성향 사람들이다. 60대 이상 남성 전체의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 38%, 더불어민주당 27%로 보수계 정당 지지도가 높고, 대통령 직무 부정률도 65%로 상당히 높다.

중도적 무당층에서는 60대 이상 여성과 직업별로 볼 때 사무/관리직 종사자에 많다.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중도로 규정하면서 평소 정치에 관심 있는 사람들로, 보수·진보 범주에 매이지 않고 소신대로 현안을 판단하는 적극성을 띤다. 보수·진보 진영이 팽팽하게 대립할 때 중도적 무당층의 선택은 캐스팅 보트(casting vote)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정치 비관심 무당층의 대표적 특성은 20대 남성이지만, 전 연령대를 아울러 보면 남성보다 여성이 이 집단에 많이 포함된다. 정치적 지향점이 불분명하고, 평소 정치에 관심도 없는 편입니다; 20대 남성 전체의 정당 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 18%, 국민의힘 17%로 양당이 비슷하고 무당층은 53%에 달하며, 이들의 대통령 직무 긍정률은 18%로 모든 성·연령별 집단 중에서 가장 낮다.

갤럽은 지난 2월 1주차 조사에서 무당층에 정당 하나를 택할 것을 요구했더니, 35%만 국민의힘(12%)과 더불어민주당(11%) 등을 택했다. 나머지 65%는 선택하지 않았다. 이에 갤럽은 "전체 유권자의 약 20%에 해당하는 이들은 어느 정당에도 곁을 주지 않은 진정한 무당층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이들의 수치는 주요 선거가 임박한 시점에서의 무당층 비율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한편 지난 19일 발표한 한국갤럽의 3주차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 ±3.1%p)에서 지지하는 정당은 민주당 38%, 국민의힘 21%, 정의당 5%, 국민의당 4%, 열린민주당 2% 순이었으며 무당층은 29%로 나타났다. 2주 전과 비교하면 무당층은 1%p 올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김태훈 기자 thk@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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