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직함 '체어맨→프레지던트'…北 정상국가로 변화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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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직함 '체어맨→프레지던트'…北 정상국가로 변화 반영
  • 민대호 선임기자
  • 승인 2021.02.17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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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적으로 통용되되는 표기 사용…국정원 "시스템적 통치 강화"
10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3일차 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김정은 당 총비서(연합뉴스TV 갈무리)
10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3일차 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김정은 당 총비서(연합뉴스TV 갈무리)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직함을 호명하는 영문 호칭이 변경된 것으로 확인돼 배경이 주목된다. 의장·위원장을 의미하는 '체어맨(Chairman)'에서 주석·대통령이라는 뜻으로 쓰이는 '프레지던트(President)'로 바꾼 것이다.

17일 북한 관영 매체들의 영문 보도문을 살펴보면,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영문 호칭은 'chairman of the Workers' Party of Korea'에서 'general secretary of the Workers' Party of Korea'로 변경됐다.

노동신문은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진행된 당 전원회의 이후부터 김 총비서의 국무위 영문 직함을 'chairman of the State Affairs Commission'에서 'president of the State Affairs'으로 변경해 표기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지난 1월 8차 노동당 대회 이후 적용된 것으로 확인됐는데, 이는 북한이 김 총비서의 당 최고직함을 '당 위원장'에서 '당 총비서'로 변경한 데 따른 것이다.

북한은 지난 당 대회에서 당의 핵심 의사결정 기구인 정무국을 비서국으로 변경하면서 김 총비서의 직함도 변경했다.

이보다 눈에 띄는 변화는 김 총비서가 겸직 중인 국무위원회 위원장의 영문 직함도 변경됐다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올해에만 김 총비서의 영문 직함 표기가 두 번 바뀐 셈이다. 또 '체어맨(chairman)'이라는 호칭 대신 '프레지던트(president)'라는 호칭을 내세운 것이 변화의 주요 내용이다.

이 같은 변화의 이유는 명확하게 설명하기는 아직 어렵다. 김 총비서의 당 직함과 달리 국무위 직함 및 조직 변경 사항은 지난 당 대회와 전원회의에서 모두 확인된 바 없기 때문이다.

국가정보원은 16일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에서 이 같은 변화를 언급하며 'president' 표기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것이라며 북한이 시스템적인 통치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 총비서가 국무위 직함을 '당대 당' 교류를 하지 않는 외국과의 정상회담 등 대외행보의 공식 직함으로 쓴다는 점을 감안하면 '체어맨' 대신 '프레지던트'라는 영문을 쓰기로 바꾼 것의 이유를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타국 정상과의 '격'을 맞추는 조치로 볼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외교적 소통에서 영어가 사용되는 점이 잦다는 점도 고려됐을 가능성이 있다.

북한의 이 같은 변화는 대다수 나라가 국가원수·정부 수반의 호칭으로 프레지던트를 사용하는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평가된다.

대통령이 있는 민주국가는 물론이고, 사회주의 우방이라 할 수 있는 중국도 국가주석의 영문 호칭으로 프레지던트를 쓰고 있다. 러시아 대통령의 영문 호칭도 같다.

북한은 최근 국제사회의 일반적인 표현을 사용해 일반국가의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남쪽의 국방부에 해당하는 인민무력성의 명칭을 국방성으로 바꾼 것이 대표적이다.

중국과 러시아 등 사회주의 국가는 물론 외국의 일반적인 명칭 흐름을 따른 셈이다.

지난달 노동당 제8차 대회장 정면에 기존 김일성·김정일의 초상화 대신 당 상징 마크를 내걸고 폐막곡으로 일반 사회주의 국가에서 불리는 '인터내셔널가'를 선택한 것도 일반 사회주의 국가 지향성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북한이 당 대회 때 정했던 대외 기조를 전원회의를 계기로 다시 수정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다만 이 같은 변화가 대남, 대미 정책 혹은 기조의 변화로 당장 해석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미국과 남한의 태도 변화를 요구한 북한이 가시적이고 의미 있는 외부 환경의 변화 없이 대남, 대미 행보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보다는 우방인 대중, 대러시아 외교 강화를 통한 외교적 보호막 구축에 더 힘을 쏟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민대호 선임기자 mdh50@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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