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한전공대 부지 방문…"도지사 출마 떄 공약" 강조
정세균 "호남·광주 산업화서 소외…충분히 누리고 잘 살아야"

왼쪽부터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세균 총리,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왼쪽부터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세균 총리,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20대 대선(2022년 3월 9일)을 1년여 남겨두고 대선주자들의 행보에 속도가 붙고있고 국민들의 관심도 상승하는 상황이다.

현재 여론조사로 나타난 차기 대선주자들의 양상을 보면 이재명 경기도지사,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윤석열 검찰총장이 3강구도를 형성한 가운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홍준표 무소속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정세균 국무총리, 심상정 정의당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김부겸 전 민주당 의원, 박용진 민주당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최근엔 이재명 지사가 지난 연말 지지율 1위로 올라선 뒤 점차 다른 주자들과 격차를 벌이며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이러한데는 이 지사의 지지율이 오른데 반해 이낙연 대표와 윤석열 총장의 지지율이 답보 내지 감소한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여권에 대한 지지율이 가장 높은 호남에서 이 지사의 지지율이 호남 출신인 이 대표를 앞서고, 중도층에서 이 지사 쪽으로 옮겨간 지지자들이 늘어난 것이 주목된다.

하지만 차기 대선 경선과정에서 후보를 결정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할 친문(친문재인) 표심은 이 지사에 그렇게 우호적이지 않다. 물론, 지난 2017년 대선 경선 때보다 나아졌지만 친문은 아직 이 지사 쪽과 거리를 두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때문에 여권에서는 이 지사에 필적할 대선주자들이 기회를 엿보며 대권행보에 나서거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정새균 국무 총리, 임종석 전 비서실장,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 김경수 경남지사, 김부겸 전 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이 중 김경남 지사는 대선 불출마와 함께 도정에 전념할 것을 선언했고, 유시민 이사장은 고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미애 장관은 차기 총리로 거론되고 있고, 김부겸 전 의원은 당 대표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후문이다.

현재 여권에서는 정세균 총리와 임종석 전 실장이 유력 주자로 거론되고 있고, 실제 두 사람은 대권을 향한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재명 지사를 제외하면 전남 영광 출신인 이낙연 대표, 전북 진안 출신인 정세균 총리, 전남 장흥 출신인 임종석 전 비서실장 모두 호남 출신이다. 

때문에 민주당에서는 ‘호남 대망론’이 꿈틀거린다. 이낙연·정세균·임종석 3인의 정치적 몸집을 키운 건 영남 출신인 문재인 대통령이라는 점도 이재명 지사에 비해 유리하다.

3인 중 이낙연 대표가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지만 반등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정세균 총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끝까지 안정적으로 관리하면 상당한 힘을 받을 것이다. 임종석 전 실장은 그가 맡는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에 최근 민주당 의원 3명을 이사로 영입한 것이 주목된다. 

◇ 이낙연·정세균·임종석 대권 경쟁…이재명엔 공격 모드 

이낙연·정세균·임종석 3인은 서로 경쟁하면서도 이재명 지사에겐 공세를 취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들 3인은 호남이라는 지역 기반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벌써부터 중도ㆍ수도권 확장에 나섰다. 이낙연 대표는 21대 총선에서 서울 종로에서 당선됐고, 정세균 총리는 이미 종로에서 재선 의원을 지냈다. 임종석 전 실장은 호남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이번 총선 때 ‘호남 선대위원장을 맡아달라’는 당의 권유를 거절했다고 한다.

이 대표와 정 총리는 10일 설 연휴를 앞두고 나란히 여권의 텃밭인 호남을 방문해 눈길을 끌었다. 본격적인 대선 경선 국면 진입에 앞서 지지층에 눈도장을 찍으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이날 나주시 내 한국전력 본사를 방문해 한전공대 부지를 시찰하고 필수 노동자들을 격려한 뒤 광주시로 이동해 택배물류센터 민생 현장을 살폈다.

이 대표는 11일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광주 문화수도 추진을 위한 원로예술인 간담회를 갖고, 오후에는 순천으로 이동해 여순항쟁 위령탑을 참배했다.

정 총리는 10일 오전 광주시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했다. 오후에는 광주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연료전지발전소 투자협약·착수식, 코로나19 선별진료소 현장점검을 했다. 그 뒤 전남 최대 규모의 전통시장인 광주 서구 양동시장을 찾았다. 이어 전남 함평군으로 이동해 광주형 일자리 현장 방문 일정을 소화했다.

정 총리는 본격적인 일정을 진행하기에 앞서 SNS를 통해 광주행을 알리면서, 각별한 애정을 표하기도 했다. 특히 본인이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의해 정치에 입문한 사실을 언급하고 "오늘 광주행은 광주의 새로운 역사를 함께 열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특히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빛고을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투자협약 및 착수식'에서는 대선 후보 연설을 방불케 할 만큼 지역 민심을 챙겼다.

정 총리는 "광주의 희생으로 대한민국은 민주화를 이룩했지만, 호남과 광주는 산업화의 과정에서 소외받았다"며 "호남과 광주도 충분히 누리고 더불어 잘 살아야만 한다"고 말했다.

이어 "광주의 꿈이 대한민국의 꿈이다. 광주가 살아야 호남이 살고, 호남이 살아야 대한민국 국가균형발전의 기틀이 정립될 것"이라며 "우리가 함께하면 광주의 꿈이 이뤄지고, 위대한 광주의 시대가 반드시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임종석 전 실장은 기본소득 이슈에 대해 연이어 이 이 지사를 저격하고 나섰다. 이 지사가 “외국에서 성공한 일이 없고, 실현 불가능하다며 기본소득을 반대하는 분들이 있다”며 이낙연 대표를 향해 작심 발언을 쏟아내자 임 전 실장이 이를 공격하고 나선 것이다. 

이 지사는 6~8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자신의 기본소득 구상을 적극 방어하는 글을 잇따라 올렸다. “다른 나라가 안 하는데 우리가 감히 할 수 있겠느냐는 사대적 열패의식을 버려야 한다”, “불가능을 가능케 하는 게 정치”, “고인 물은 썩게 마련이고 정책에도 경쟁이 필요하다” 등 날 선 용어가 등장했다.

앞서 이 대표는 “알래스카 빼고는 그것을 하는 곳이 없다. 기존 복지제도의 대체재가 될 수는 없다”고 했고, 정 총리는 “지구상에서 기본소득제도를 성공리에 운영한 나라가 없다”며 현 여건상 적절치 않은 제도라고 했다.

이에 이 지사는  “이 대표님께서 제안한 ‘신복지체제’는 대한민국의 미래상이라는 데 확신하지만, 그것이 기본소득을 배제할 이유는 아니다”라고 했다.

이 지사의 단호한 반박에 임 전 실장은 8일 페이스북에 “사대적 열패의식’이라는 반격은 비판이 아니라 비난으로 들린다”면서 “지도자에게 철학과 비전만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때론 말과 태도가 훨씬 중요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임 전 실장은 “기본소득이란 말 그대로 ‘국민 모두에게 조건 없이 빈곤선 이상으로 살기에 충분한 월간 생계비를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며 “이 지사가 중장기 목표로 제시하는 월 50만원을 지급하기 위해서는 약 317조의 예산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더욱 건강하고 활발한 토론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 지사는) 이 대표의 지적에 많이 화를 내셨다. 이 지사님 표현 그대로 ‘정치적 억지나 폄훼가 아닌 상식과 합리성에 기초한 건설적인 논쟁’을 기대해 본다”고 했다.

임 전 실장은 10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말한 것은 '기본소득'이 아니라 '보편적 기본임금'이라며 '기본소득'을 외치면서 달아나려는 이 지사를 향해 또 견제구를 던졌다.

임 전 실장은 "보편적 기본임금이 민간부분으로 확산되어 자리 잡도록 지원하고 제도화 할 수 있다면 이 시대에 가장 훌륭한 대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지사를 겨냥했다.  

박상룡 기자 psr21@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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