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초 회장단 회의서 최태원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추대키로
내달 하순 총회 거쳐 최종 확정…"재계 어려움 대변할 적임자" 평가

최태원 SK그룹 회장(SK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SK 제공)

경제계를 대표하는 대한상공회의소의 차기 회장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단독 추대될 것으로 알려졌다.

7일 재계와 대한상공회의소 등에 따르면 서울상공회의소는 다음 달 초 회장단 회의를 열고 오는 3월로 임기가 끝나는 박용만 회장의 후임으로 차기 회장 후보를 추대할 예정이다.

서울상의의 회장단은 총 24명으로 박용만 회장이 서울상의 회장이며 대성산업 김영대 회장, 현대해상화재보험 정몽윤 회장,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 대한항공 조원태 회장,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 삼성전자 이인용 사장, 현대자동차 공영운 사장, ㈜LG 권영수 부회장, SK㈜ 장동현 사장 등 23명의 부회장이 있다.

서울상의 회장은 이들 24명의 회장단 가운데 선출되며, 관례에 따라 서울상의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을 겸하게 된다. 다만 최 회장이 현재 회장단에 속해 있지 않은 만큼 내달 총회에서 SK㈜측 장동현 사장이 빠지고 최태원 회장으로 교체하는 절차를 거칠 예정이다.

박용만 회장은 최근 재계 원로 등과 논의 끝에 복수의 후보군 가운데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차기 회장의 적임자로 낙점하고, 내달 초 열리는 회장단 회의에서 단독 추대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 박 회장은 지난해 중순부터 최 회장을 직접 만나는 등 수차례에 걸쳐 차기 회장을 맡아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 회장은 초기에 고사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SK 내부에서도 최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을 맡게 되면 경영에 소홀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때때로 정부 정책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데 대한 리스크도 상당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박 회장의 거듭된 요청에 지난해 하반기 최 회장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이 최 회장을 낙점한 배경에는 현 정부들어 위상이 커진 대한상의가 재계 컨트롤타워로 역할을 자처하고 있어 위상에 맞는 적임자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대한상의가 정부와 직접 소통하는 경제계의 대표 단체로 위상이 높아진 점을 고려할 때 최태원 회장이 적임자라는 의견이 많았다"며 "평소 최 회장의 경영철학으로 볼 때 정부 정책과 조화를 이루면서 경제계가 처한 어려움과 우려의 목소리도 힘있게 전달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역대 대한상의 회장 가운데 4대그룹 총수가 맡은적이 없었던 만큼 최 회장 추대는 이례적이다.

박 회장이 최 회장을 낙점한 배경에는 현 정부들어 위상이 커진 대한상의가 재계 컨트롤타워로 역할을 자처하고 있어 위상에 맞는 적임자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과거 전경련이 재계 컨트롤타워로 재계 총수들이 맡아왔던 점을 비춰보면 4대그룹 총수 중 최 회장이 연륜이나 경험상 적임자로 여겨지는 대목이다.

다만 대한상의가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달리 중소상공인들이 함께 속한 단체인 만큼 일각에선 대기업 총수인 최 회장이 중소기업의 목소리까지 제대로 대변해줄 수 있느냐에 대한 우려도 내놓고 있다.

'사회적 기업 전도사’로 불리는 최 회장은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그룹 전반에 걸쳐 소상공인 중소기업과 상생협력을 주문하고 있다.

재계는 역대 대한상의 회장을 4대 그룹 총수가 맡은 경우가 없었던 만큼 앞으로 상의의 역할 강화에 기대감을 표하고 있다.

최 회장이 서울상의 회장으로 추대되면 다음달 23∼24일께 정기총회에 이어 열리는 임시의원총회에서 회장으로 최종 선출되고, 대한상의 회장 자리에도 오른다.

이상연 기자 lsy@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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