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 구성서 軍 줄고 행정·현장당원 비중 늘어…경제관료 전진배치 전망
최룡해·박봉주 건재 과시…김여정 집행부 구성원 돼, 대남관계 총괄할 듯
북한의 제8차 노동당 대회를 이끄는 집행부가 5년 만에 대거 물갈이됐다. 종래 군인보다 행정·경제관료를 중시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5년 만의 당대회 집행부와 대표자 구성은 ‘김정은 2기’를 이끌 새로운 권력 중추 세대의 전면 등장, 김 위원장의 경제·현장 중시 통치 지향을 가리킨다. 2016년 7차와 올해 8차 당대회 집행부 구성을 비교해보면 집행부 숫자 39명은 그대로지만 구성 인물은 74.4%인 29명이 ‘새 얼굴’로 바뀌었다. 전면적 세대교체에 가깝다.
집행부 구성원 중 자리를 지킨 것은 김 위원장과 최룡해·리병철·김덕훈·박봉주·리일환·김영철·최부일·오수용·최상건 등 10명에 그쳤다.
김정은 위원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여동생 김여정 당 제1부부장과 조용원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집행부 명단에 새로 이름을 올렸다. 김 제1부부장은 ‘집행부’ 39명 가운데 20번째로 호명됐다. 대남관계를 총괄하게 될 김 제1부부장은 이번 당대회를 거치며 구실에 맞는 새로운 공식 지위를 얻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지난 5년간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등 핵심 인사 10명 외에는 성과 위주의 승진 인사를 통해 세대 교체한 인물들이다. 박정천 군 총참모장은 지난해 김정은 위원장의 신임 하에 차수 계급장을 달며 초고속 승진했고 박정남 강원도 당위원장 등을 꼽을 수 있다.
또 김덕훈 내각 총리와 박봉주 당 부위원장, 김일철 등 부총리 전원과 최상건 당 과학교육부장 등 경제 과학교육부문 관료들이 대거 포진된 것이 특징이다.
줄곧 '경제'를 강조해온 김 위원장의 의지는 대표자 구성에도 의미 있는 변화로 나타났다. 7차 대회와 비교해 “군인 대표”는 절반으로 줄고(719→408명), “국가행정경제 일군 대표”(423→801명)와 “현장에서 일하는 핵심당원 대표”(786→1455명)는 두배로 늘었다.
'당, 정치 일군 대표”도 1545명에서 1959명으로 늘었다. 당을 강화해 ‘군 권력’을 약화시키며 ‘군의 경제 기여’를 독려하고, “내각 중심제”와 “현장의 목소리”를 강조해온 김 위원장의 지향이 제도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앞서 개회사에서도 최근 4개월간 비상설 중앙검열위원회를 조직·파견해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와 농민, 지식인 당원의 의견을 수렴했다고 밝혔다.
이번 8차 당 대회를 경제 도약의 계기로 삼으려는 김정은 위원장의 의지가 읽힌만큼 향후 대남 관계에서 이를 어떻게 추진할지 주목된다.
민대호 선임기자 mdh50@korearepo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