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연속 적자 끊고 지난해 영업익 35억원
양성아 대표 이차전지 주도, 실적엔 부진 요인

양성아 조광페인트 대표.조광페인트 제공
양성아 조광페인트 대표.조광페인트 제공

조광페인트가 4년만에 적자에서 탈출했다. 경영 5년 차를 맞은 조광페인트 '오너가(家) 3세' 양성아 대표가 회사를 이끈 이후 첫 연간 흑자다.

조광페인트는 지난해 매출 2528억원, 영업이익 3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소폭(약 3%)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018년 이후 처음이다. 양 대표가 대표이사에 오른 2018년 이후 회사는 2022년까지 적자를 이어왔다. 이후 작년 2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다만 경영 개선과 실적 턴어라운드(반등)를 통한 흑자라기보다 도료의 원재료인 용제류 단가가 낮아졌고 수지·모노머류 등의 원자재 가격이 떨어지는 등 대외변수에 의지한 흑자 전환인 만큼 양 대표는 경영 역량을 입증해야 하는 상황에 변화가 없다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져 영업이익이 늘었다는 것이다.대외변수에 의지한 흑자 전환인 만큼 여전히 양 대표는 경영 역량을 입증해야 하는 상황에 변화가 없다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조광페인트는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으로 35억 원과 50억 원을 거둬 각각 흑자전환 했다.

다만 매출액은 2528억 원으로 전년 2605억 원 대비 2.9% 역성장했다.

조광페인트의 수익성 개선은 페인트 주요 원재료인 △수지 △안료 △용제 △첨가제 등의 가격이 직전해 대비 하락한 덕이다. 회사 측도 "국제유가 하락 등 원재료 가격 안정화와 원가 절감 노력으로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실제 전년도(2022년) 국제 유가는 WTI(미국 서부텍사스유)가 연평균 94달러, 두바이유가 96달러, 브렌트유가 100달러에 달했지만 지난해 실적에 영향을 준 2023년 유가는 WTI 78달러, 두바이유와 브렌트유가 각각 82달러로 안정을 되찾았다. 

환율 하락안정화 효과(원·부자재 수입 비용 절감 및 환차익)도 봤다. 2022년 9월 1449원까지 치솟았던 달러·원 환율은 지난해 하반기 1250원 안팎까지 떨어지면서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지난 2018년 오너가 3세로 만 41세에 대표 자리에 오른 양성아 대표는 취임 이후 처음으로 기록한 흑자 덕에 한숨 돌리게 됐다. 

조광페인트는 양 대표 취임 전인 2016년에 167억 원, 2017년엔 52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흑자이긴 하지만 이미 경영 실적은 눈에 띄게 하락하고 있던 셈이다. 

양 대표 취임 이후엔 △2018년 1억 원 △2019년 –4억 원(적자전환) △2020년 –48억 원 △2021년 –88억 원 △2022년 –16억 원으로 계속 부진했다.

단순히 국제유가나 환율 등 매크로(대외변수)요인 때문에 경영이 어려워졌다고 보기도 어렵다. 2022년말부터 국제 유가가 하락 안정세에 접어들며 노루페인트·삼화페인트공업 등 경쟁업체들의 실적은 턴어라운드를 했지만 조광페인트의 실적은 여전히 부진했기 때문이다.

현재 조광페인트 실적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이차전지(2차전지) 소재를 개발하는 자회사 CK이엠솔루션이다. 

양 대표는 취임 후 건설경기 등에 크게 영향을 받는 페인트 사업 외에 신사업으로 수익구조를 다각화하고 미래 산업에 대비하겠다는 목표로 2021년 9월 CK이엠솔루션을 자회사(지분율 77.5%)로 설립하고 전기·전자 소재 분야 투자를 강화했다.

CK이엠솔루션이 현재 보유한 기술은 방열소재 'TIM'(Thermal Interface Material)으로 이차전지 셀 안정화 기술로 꼽힌다. 이차전지 셀을 구성하는 모듈·팩 사이 틈새에 방열 성능을 갖춘 접착도료 등을 채워 셀 내부 열을 빠르게 내보내고 식혀주는 역할을 한다.

다만 이 제품은 지난해 판매·납품을 시작한 상태로 연구·개발 투입비용 대비 매출이 미미해 대규모 적자가 나고 있다.

CK이엠솔루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598만 원에 그치고 47억3200만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22년 매출은 0원, 영업손실 41억3300만원으로 수익성 측면에서 더 악화하는 양상이다. 

이차전지 소재 특성상 개발 완료 이후 안정적인 납품처를 확보하고 수주 계약을 이뤄낼 경우 실적이 빠르게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양정아 대표 입장에선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페인트 사업을 망친 수장이 될지, 더이상 '페인트'회사가 아닌 이차전지 소재 기업으로 환골탈태 하게 될지 중대 기로에 선 셈이다. 

현재까지 양 대표의 기조는 뚜렷하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고부가가치 분야로 사업영역을 계속 확장한다"는 방침을 내세우고 있는데, 이차전지 소재 분야에 대한 투자를 멈추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편 조광페인트는 창업주 고(故) 양복윤 회장의 며느리 송경자 회장과 손녀 양성아 대표로 이뤄진 '모녀경영' 체제다. 2세 故양성민 회장이 2015년 별세한 이후 모녀가 회사를 이끌고 있다.

양 대표는 미국 뉴저지주 럿거스대를 나와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MBA)를 마치고 2003년 조광페인트에 입사했다. 그는 △2012년 기획조정실 부장 △2014년 영업본부장 △2016년 영업·기술본부 총괄 전무 △2017년 부사장 등을 거쳐 △2018년 사장에 올랐다.

김태훈 기자 thk@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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