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폐에 장악된 지방경제 회복에 무게
북러 정상회담 통해 식량난 해결 자신감 배경
김정은 최측근 조용원 TF 이끌어…실행에 사활 걸어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30일 보도한 '지방발전 20x10 정책’ 선전물.(노동신문 캡처)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30일 보도한 '지방발전 20x10 정책’ 선전물.(노동신문 캡처)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강조한  '지방발전 20x10' 정책은 성공할 것인가?

지방발전 20x10 정책은 매년 20개 군에 현대적 공장을 건설해 10년 안에 ‘인민의 물질문화 수준’을 발전시키겠다는 내용으로 김정은 총비서가 지난 15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0차 회의에서 제시한 것이다.

김 총비서는 이날 "현 시기 인민 생활을 향상하는 데 중요한 문제는 수도와 지방의 차이, 지역 간 불균형을 극복하는 것"이라며 지방 발전 정책을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방 경제가 초보적인 조건도 갖추지 못하고 한심한 상태에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당과 정부가 더 이상 후에 보자는 식의 태도를 취할 그 어떤 명분도, 권리도 없다"며 분발을 촉구했다.

김 총비서는 "내가 직접 책임지고 총화하며 완강히 내밀 생각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 도농 격차 완화 사업을 직접 챙기겠다고 했다.

그리고 지난 24일 김 총비서는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19차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지방발전 20x10 비상설추진위원회가 지방공업공장 건설 관련 사업을 지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0일 '지방발전 20x10 비상설중앙추진위원회'가 정식 사업에 착수했다고 보도하면서 조용원 당 조직비서가 추진위 업무를 지도하게 된다고 밝혀 TF의 책임자임을 시사했다. 박정근 내각부총리, 전현철 당 중앙 비서, 리히용 당 중앙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등 당 중앙과 성, 중앙기관의 책임일꾼들도 추진위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등 고위간부들이 망라돼 이번 사업의 중요성을 부각했다. 

북한의 '지방발전 20x10' 정책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30일 기자들에게 “5개년 계획에 따른 각 분야별 계획이 있고 2024년 과업도 있는데 지방발전 20x10 계획에 따른 지방 공업공장 건설·운영하는 데 필요한 재정, 자재, 설비가 제대로 뒷받침될지 미지수”라며 “전형적으로 아랫돌을 빼서 윗돌을 괴는 사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김 총비서가 지방발전 사업의 모범사례로 제시된 김화군의 성과를 강조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적 입장을 밝혔다.

북한은 김화군의 지방공업공장들에서 지난 2년간 공업 생산액이 2배 이상으로 장성하고 군 인민들의 사상정신 상태와 물질·문화 생활 영역에서 놀라운 진전이 이룩되고 있다고 선전하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김화군의 사례보다 설비 수준을 높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단기간 내 기계·금속 생산 능력을 올리기 어렵기 때문에 (공장) 외관이 완성되더라도 효율적인 가동은 별개의 문제가 될 것”이라며 지방발전 20x10 사업 자체의 성과도 비관적으로 예측했다.

반면 북한 사정에 정통한 전문가는 김 총비서가 올해 초 '지방발전 20x10' 정책을 추진한 배경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1980년대 말 북한과 최초로 교역을 한 이래 현재까지 신뢰를 유지하고 있는 장백산 해외동포지원사업단 이사장은 "북한의 지방은 모든 면에서 수도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낙후돼 있고, 경제난 특히 식량난으로 인해 지방발전을 생각하기 어려웠지만 지난해 9월 북러 정상회담을 통해 식량난을 해결할 기반을 마련하고 에너지 문제도 풀어갈 수 있게 돼 국정에 자신감을 갖게 되면서 지방에 눈을 돌릴 수 있게 됐다"면서 "아직 인프라 부족으로 지방을 단번에 발전시킬 수는 없지만 서서히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장 이사장은 "북한의 지방발전의 또다른 핵심은 중국 화폐에 좌우되는 지방경제를 자국 화폐로 회복시키는 데 있다"며 "이 또한 북한의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북러 정상회담과 이에 따른 양국의 '백년대계' 구축 과정에서 북한 경제에 대대적인 변화가 오고, 지방경제도 발전할 것이라는 게 장 이사장의 진단이다. 

민대호 기자 mdh50@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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