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문가 "中이 北 7차 핵실험 저지" 주장은 사실과 달라
한미 정부 오판 따른 대북 정책 한반도 위기 조성할 수 있어

빅터 차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
빅터 차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

중국의 대북 영향력에 대한 미국 정부와 전문기관 관계자들의 인식에 상당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 자체를 모르고 있고, 북중관계의 실체를 잘못 이해하고 있다는 평가다.

미국은 북한이 핵실험이나 무력시위를 할 경우 중국이 대북 영향력을 행사해 막아줄 것을 요청하거나  침묵하는 중국을 비난해왔다.

이러한 미국의 대중, 대북 정책은 역대 정권을 지나면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6∼27일 태국 방콕에서 왕이 공산당 중앙 정치국 위원(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과 진행한 총 12시간의 회동을 갖고 북한의 대러시아 무기 공급, 신형 미사일 시험 발사 등을 거론하며 중국이 대북 영향력을 행사해 한반도 긴장 고조 방지에 역할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 석좌는 29일(현지시간) CSIS 주최 온라인 대담에서 북한이 7차 핵실험을 자제하고 있는 것은 중국의 영향력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차 석좌는 "중국은 북한이 제7차 핵실험을 하지 않도록 하는 데 역할을 해왔다"면서 "한미일이 중국과 협력해서 북한의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이 '경제'를 통해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절대 관여할 수 없는 사안들이 있다. 대표적인 게 '북핵'이다.

북한 전문가인 장백산 해외동포지원사업단 이사장은 "북한은 자위력 차원의 핵보유는 김일성 시대부터 추진해왔고, 현재 사실상 핵보유국이 됐다"면서 "한국이나 미국에서 강조하는 '비핵화'는 애당초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장 이사장은 "중국이 북한의 7차 핵실험을 하지 않도록 하는데 역할을 해왔다는 차 석좌를 비롯한 미국의 분석은 북한을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잘라말했다. 북한은 언제든 7차 핵실험을 할 수 있고, 어느 나라도 막을 수 없는 일이라고 장 이사장은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남북 및 북미 협상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했던 이도훈 러시아 대사는 2022년 4월 '국제 환경의 대변동과 차기 정부의 외교ㆍ안보ㆍ대북정책'을 주제로 한 세종연구소 주최 포럼에서 "북한은 자국의 '완전한 비핵화'를 인정한 적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의 군사 행동을 중국의 대북 영향력을 활용해 제어할 수 있고, 그런 정책을 펴야한다는 한미 정부와 국내외 전문가(?)의 주장은 북한의 현실과 동떨어진 '오판'이라 할 수 있다.

백민일 기자 lsy@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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