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연 "총선 개입 목적 도발과 대화 '양면전술' 구사 전망"
北전문가 "백년대계 기반 닦기에 총동원, 南 총선 관심 없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해 12월 26∼30 평양에서 열린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잇다.(조선중앙TV 갈무리)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해 12월 26∼30 평양에서 열린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잇다.(조선중앙TV 갈무리)

북한이 오는 4월에 열릴 총선에 도발과 유화정책 등을 활용해 적극 개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고재홍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12일 '북한의 대남 선거 개입행태와 전망'이라는 보고에서 "북한이 직면한 대내외적 어려움을 해소하는 국면 전환의 기회로서 한국 총선에서 '여소야대'의 결과가 중요하다고 인식해 공세적 대남 선거 개입이 우려된다"라고 내다봤다.

앞서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지난 3일 BBC코리아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북한이 오는 4월 우리의 총선에 개입하기 위해 한국을 겨냥한 테러를 감행하거나 지대공 미사일 발사 등의 직접적인 군사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 사정에 정통한 전문가는 "남한이 북한 상황을 전혀 모른 채 북한 위협과 도발을 부각시켜 남북 갈등을 조장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 단둥의 동포 소식통은 "북한은 예나 지금이나 경제, 특히 식량 문제 해결이 최대 관심사로 남한의 선거 따윈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베이징의 대북 소식통은 "북한은 지난해 말 당 전원회의에서 경제와 국방을 최우선 과제로 정했기 때문에 새해부터 여가에 전력하고 있다"며 "전방의 재래식 병력을 산업 현장에 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북한이 남한을 '대한민국'이라 부르고, '주적'이라고 한 것은 더이상  같은 민족으로 상대하지 않겠다는 것이고, 먼저 무력 공격을 할 경우엔 전쟁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면서 "남한에서 총선을 하더라도 별다른 관심을 가지지 않을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고재홍 연구위원은 총선 결과 다음 국회에서도 '여소야대' 형국이 지속될 경우 △정부의 대북 압박정책 추진 동력 약화 △한미 핵협의그룹(NCG) 강화의 제한 △한미일 3국 군사협력 차단 등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 북한이 총선에 개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 위원은 "지난 2020년 총선에서 당시 야당이 180석을 확보한 후 제정한 '대북전단금지법'의 사례 등은 북한이 남한의 선거에 개입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기에 충분하다"며 "북한은 2022년 대선을 앞둔 2021년 10월에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을 언급하고, 2022년엔 초음속 순항미사일과 탄도미사일 등을 발사하면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켰다"라고 설명했다.

고 위원은 이번에도 북한이 이와 같은 '양면전술'을 구사해 선거에 개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북한이 2022년 9월 '핵무력정책법'을 제정하고 2023년 헌법 조항에 핵무력 건설을 명시함에 따라 총선에서 핵전쟁 위협 전술을 사용할 가능성이 증대됐다"라고 봤다.

그러면서 대남 도발전술의 일환으로 △군사정찰위성의 추가 발사 △'화산-31'(2023년 3월 공개된 신형 핵탄두) 핵실험 실시 △핵전쟁 위협 등의 가능성을 제기했다.

또한 북한이 대남 위장 평화제의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했다. 고 위원은 "새로운 군사관련 협상이나 대미 핵 군축 협상제의, 북일 정상회담 개최 제의 등을 통해 정부의 권위를 훼손 및 고립시키고 중도 유권자들의 평화 선호 심리를 확대하려 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대해 북한 전문가인 장백산 해외동포지원사업단 이사장은 "북한은 지난해 9월 러시아와의 정상회담을 통해 해방 이후 아직도 겪고 있는 식량난뿐 아니라 에너지 문제도 해결할 발판을 마련해 올해는 이 기반을 닦는데 전력할 것"이라며 "여기에 남한을 정체성을 상실하고 미국에 좌우되는 '괴뢰'로 간주해 상대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장 이사장은 "지난해 9월 북한과 러시아 정상이 함께 추진하기로 한 '백년대계' 구축은 북한이 건국 전부터 해결하지 못한 식량난을 해결할 유일한 돌파구인 동시에 북한의 기본을 세울 수 있는 방안이기에 모든 것을 제치고 여기에 전력하고 있다"면서 "남한이 총선을 하건 말건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북한이 총선을 겨냥해 다양한 무력도발을 할 것이라는 고 위원의 주장에 대해 장 이사장은 "북한이 정찰위성을 발사하거나 미사일·핵실험 등을 하는 것은 자신들의 목적에 맞게 하는 것이지 남한 총선 때문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가령 북한이 중시하는 '태양절'(김일성 생일, 4월15일)에 앞서 무력시위를 하는 것은 그(태양절) 때문이지 총선과는 무방하다는 설명이다. 

장 이사장은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포함한 다양한 무력시위의 경우도 남한을 겨냥하는 것이 아니라 러시아에 필요한 무기를 수출하기 위해 실험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적어도 올해는 남한은 북한의 관심 대상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민대호 기자 mdh50@koreareport.co.kr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코리아리포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