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매체, 위성사진·항로추적 토대로 '36시간 체류' 분석
"기종 보면 무기수송 아냐…탑승자, 무기전시회 방문한 듯"

이달 1일 북한에 들어간 러시아 공군기가 닷새 전 방북했던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사이 논의와 관련한 모종의 거래에 쓰였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NK뉴스는 3일(현지시간) 항로 추적 데이터와 위성 사진을 토대로 평양에 들어간 항공기의 외관과 크기 등을 분석한 결과 러시아 공군이 보유한 일류신(IL)-62M 기종이라고 판단했다.

NK뉴스는 해당 항공기는 러시아 군사 사절단에 쓰이는 VIP(매우 중요한 인사)용 여객기라고 판정했다.

그러면서 2019년 7월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회담 때에도 알렉산드르 포민 러시아 국방차관을 태운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NK뉴스는 "항공기의 종류를 고려할 때 이번 방문은 중대한 무기체계를 가져오거나 가져가는 것과 연관됐을 가능성이 작다"며 "다만 모종의 물품 이전이나 지불이 이뤄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해당 항공기의 평양 방문은 러시아와 북한의 무기거래설 때문에 주목을 받았다.

NK뉴스는 해당 기체가 모스크바에서 이륙해 지난 1일 한국시간으로 오전 8시가 조금 지나 평양순안국제공항에 도착했으며, 이튿날 오후 9시께 모스크바로 돌아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비행기가 약 36시간 동안 지상에 머물렀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언급했다.

이번 비행이 사전에 예고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졌으며, 아직 러시아와 북한 관영 매체들이 러시아 공군기의 평양행을 보도하지 않고 있다고 NK뉴스는 지적했다.

NK뉴스는 공군기의 방문 목적과 인원 등 구체적인 내용 역시 파악되지 않았다면서도 "쇼이구 대표단의 방북, 혹은 김정은 위원장과 사이에서 도출됐을지 모르는 합의 내용에 대한 후속 조치와 관련됐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특히 NK뉴스는 위성 사진으로 촬영된 평양 시내 모습을 봤을 때 쇼이구 장관이 지난달 26일 김 총비서와 함께 둘러본 '무장장비전시회-2023' 행사장이 이달 2일까지 여전히 운영 중이던 것으로 파악되며, 이는 공군기에 타고 평양을 찾은 러시아인들이 이곳을 방문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쇼이구 장관은 북한이 '전승일'로 기념하는 6·25전쟁 정전협정체결일을 맞아 지난달 25∼27일 러시아 군사대표단을 이끌고 북한을 방문했다.

이는 북한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차단을 위해 지난 2020년 2월부터 자국 국경을 완전히 폐쇄하고 러시아·중국 등과의 열차·항공기 운항도 전면 중단한 이후 처음 이뤄진 고위급 교류였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북한과 무기를 거래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됐으며, 이를 두고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지난달 29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을 계속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곳에서 필사적으로 지원과 무기를 찾는 것을 보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반면 북한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은 "당시 러시아 공군기에는 군사무기 관련 러시아 기술자들과 식량,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 사람들이 동승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북한 미사일 개발 현황과 기술 진전을 확인하기 위한 것과 함께 북한 최대 현안인 식량과 에너지 지원을 논의하기 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러시아가 북한무기를 매입하는 것보다 미사일 기술 시험과 공동 개발 등에 더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태훈 기자 thk@koreareport.co.kr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코리아리포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