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6·25전쟁 정전협정 체결일(북측 명칭은 ‘전승절’) 70주년을 맞아 열병식을 개최했다.

북한은 27일 저녁 8시쯤 식전행사를 시작해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본행사인 열병식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2018년 9월 정권 수립 70주년 행사까지는 대부분 오전에 열병식을 개최했으나, 2020년 10월 노동당 창건 75주년부터는 4번 연속 저녁이나 심야에 열병식을 진행했다.

열병식에는 중국과 러시아 대표단도 참석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리훙중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국회부의장 격)이, 러시아는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이 각각 대표단을 이끌고 방북했다. 두 나라 대표단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친서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에게 전달했다.

열병식에서 김 총비서가 어떤 내용의 연설을 했는지, 북한이 어떤 종류의 최신 무기를 선보였는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

앞서 김 총비서는 중·러 대표단과 함께 27일 0시에 열린 전승절 기념 공연을 관람했다. 정전 70주년을 맞아 북·중·러의 결속을 과시한 것이다.

열병식에 북한 신무기가 등장할지도 관심거리다.

북한은 전날 '무장장비전시회-2023'을 개최하고 미국의 고고도 무인정찰기 RQ-4 글로벌호크 및 무인공격기 MQ-9 리퍼와 흡사한 신형 무인기를 공개했다.

김 총비서는 26일에는 쇼이구 장관이 이끄는 러시아 대표단과 ‘무장장비전시회-2023’ 행사장을 둘러봤다. 노동신문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을 비롯해 여러 종류의 ICBM이 전시돼 있었다. 또 미국의 글로벌호크 및 MQ-9 리퍼와 유사하게 생긴 고고도 무인정찰기와 무인공격기도 포착됐다.

이에 따라 이번 열병식에 이들 신형 무인기가 등장했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전쟁 중인 러시아의 국방수장이 북한을 방문한 것은 전승절 행사 참석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는 평가가 많다.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미사일과 탄약이 부족해진 러시아가 북한과 무기 거래를 논의하기 위해 쇼이구 장관을 평양에 보낸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북한과 무기를 거래할 경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위반이 된다.

김 총비서는 중국 대표단을 접견한 자리에선 “전승을 안아오기 위해 중국인민지원군 용사들이 흘린 고귀한 피와 숭고한 정신과 넋을 세월이 흐르고 세대가 바뀌어도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비서는 또 “앞으로도 형제적 중국 인민과의 친선단결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사회주의를 위한 투쟁에서 언제나 중국 인민과 손잡고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이 '하나의 중국' 기치 아래 대만 합병에 나설 때 미국이 군사적으로 대응할 경우 북한은 '북중우호조약'에 따라 자동개입하게 된다. 이럴 경우 주한미군기지가 북한의 타격 대상이 된다. 

민대호 기자 mdh50@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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