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건설은 곧 진보이고 변혁이며 미래에 대한 투자"
北 '선군정치'에서 ‘인민대중제일주의'로…건설은 가시적 성과 뚜렷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16일 평양 화성지구 1만 세대 살립집 준공식에 참석해 김덕훈 내각총리, 조용원 노동당 중앙위원회 조직비서 등 간부들과 함께 테이프 커팅을 했다.(조선중앙TV 갈무리)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4월16일 평양 화성지구 1만 세대 살립집 준공식에 참석해 김덕훈 내각총리, 조용원 노동당 중앙위원회 조직비서 등 간부들과 함께 테이프 커팅을 했다.(조선중앙TV 갈무리)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건설사업에 매진하고 있다. 이른바 '김정은 시대'를 연 이래 조부인 김일성 주석,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가장 차이나는 부분 중 하나가 '대규모 건설'이다.

김정은 총비서가 건설을 중시하는데 대해 북한 매체는 "건설은 곧 진보이고 변혁이며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5일 지난 4월 '사회주의 번화가, 인민의 새 거리'로 자리 잡은 화성지구 1단계 1만 세대 살림집(주택) 준공식은 "국가의 진보와 변혁의 속도가 어떤 기적을 창조하는가를 만천하에 과시한 것"이라며 김 총비서를 '창조와 건설의 영재'라고 치켜세웠다.

신문은 각종 건설사업에는 "혁명적인 전환으로 국가 부흥의 든든한 밑천을 마련하고 우리 당과 인민이 사회주의 건설의 새로운 고조기, 발전기에 어떤 이상과 포부를 가지고 앞길을 개척해 나가고 있는가"를 실물로 보여주려는 김 총비서의 의도가 담겼다고 설명했다.

특히 신문은 김 총비서가 "'오늘의 대건설은 영광의 시대를 역사에 기록해 놓는 위대한 사업'이라고 하며 건설의 대번영기를 줄기차게 펼쳐나가고 있다"면서 이는 "우리 당이 지향하는 변화이고 혁명이며 승리"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건설에 투입된 노동자들을 가리켜 "사상과 신념의 강자, 자력갱생 투사들의 대부대가 자라나고 있다"고도 치하했다.

건설은 국제사회의 제재와 국경 봉쇄로 북한이 외부에서 자재를 도입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노동력과 북한 내 풍부한 시멘트 자원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코로나19 비상방역 상황에서도 활발한 사업이 진행됐다.

북한은 올해 화성지구 2단계 1만 세대 살림집 건설과 서포지구 새 거리 건설, 전국적인 농촌 살림집 건설, 강동온실농장 등 여러 건설 과업을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인민경제 발전 12개 고지 중 첫 번째로 제시한 알곡생산 목표 못지않게 중시하면서 건설 성과를 부각하는 선전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김 총비서가 '건설'을 강조하는 것은 집권 이후 통치이념으로 ‘인민대중제일주의'를 내세운 것에 기반한다.  

노동신문이 "건축은 사회의 물질적 및 정신문화적 재부"이고 "건설에 힘을 넣지 않는다면 국가 발전의 기초를 다질 수 없고 인민들에게 행복한 생활도 마련해줄 수 없다"고 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김 총비서는 북한의 최대 정치적 명절인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4월15일)에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대신 '민생 행보'를 챙겨 주목받았다. 김 총비서는 16일 저녁 평양 화성지구 1단계 1만 세대 살림집 준공식에 참가해 참가해 준공테이프를 끊고 완공된 살림집과 새로 조성된 거리를 둘러봤다. 

김 총비서가 태양절에 금수산궁전 참배 대신 민생행보에 나선 것은 2012년 김 총비서 집권 이후 통치이념 변화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김정은 집권 초인 2012년 신년사에서는 권력 세습의 정당화 및 김정은 정권 초기 안정화를 위한 조치로 선군사상이 강조되었으나 2012년 4월 제4차 당대표자회에서 김일성-김정일주의가 지도사상으로 채택된 이후인 2013년 신년사부터는 김일성-김정일주의와 인민대중제일주의가 강조됐다.

 ‘인민대중제일주의'는 김정은 시대를 상징하는 새로운 정치방식으로 자리잡아갔다. 그리고 2021년 1월 초에 열린 노동당 8차 대회에서 ‘김정일 시대’의 정치방식인 ‘선군정치’에서 ‘김정은 시대’ 들어 ‘인민대중제일주의정치’로 새롭게 정식화했다.

주목되는 것은 김 총비서가 ‘인민대중제일주의'를 내세우기 시작한 시점과 함께 평양시내 건설이 본격화한 점이다. 김 총비서는 집권 이후 2012년 창전거리를 시작으로 은하과학자거리(2013년), 미래과학자거리(2015년), 려명거리(2017년) 등을 조성하며 고층 주거건물을 공들여 짓고 있다.

2021년에는 평양시에 매년 1만 세대씩, 5년간 총 5만 세대의 주택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했고, 그해 3월 사동구역 송신, 송화지구에서 진행된 1만 세대 주택 건설 착공식에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지난해 4월에는 평양 송화거리에 1만 가구가 공급됐다. 지난 2월에는 화성지구 2단계 1만 가구 건설 공사도 착공했다.

김 총비서가 주택 건설에 전력하는 것과 관련해 한반도통합연구소 강증도 북한실장은 "김정은 집권 이후 가장 강조된 것은 '핵무장'과 '경제'로, 특히 경제에선 '식량'과 '건설'이 중심이 됐다"며 "이것은 김정은 시대 '인민대중제질주의'가 반영된 것으로 인민생활의 기본인 의식주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강 실장은 "북한에서 식량 문제는 해결하기 어려운 반면, '건설'은 군을 동원해 성과를 내고 실제 눈에 보이는 것이기 때문에 김정은 지도부가 주민들에게 인민대중제일주의를 실천한 '애민정신'을 과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태훈 기자 thk@koreareport.co.kr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코리아리포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