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서 귀국한 '국민', 거주 외국인 및 감기 증세 '의심 환자'
확진자 여부는 아직 불투명…北 '투명한 대응'에 주력하는 듯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에 대해 북한 당국은 '면밀하고, 투명한' 대응 기조를 꾸준히 유지하는 것으로 2일 분석된다.

코로나19와 관련해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비롯한 북한 매체들의 보도에서 확인할 수 있는 북한 내 '격리자'들은 전날인 1일 보도 기준으로 약 7000여 명에 달한다.

북한 매체들은 격리자를 '의학적 감시 대상자'로 부르고 있다. 확진 여부와는 무관하게 코로나19에 감염될 확률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격리 조치를 시행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수도인 평양과 국경 지역에서 이 같은 격리 조치가 강도 높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격리 대상자들은 감기 증세가 있는 일반 주민과 외국에 출장을 갔다 귀환한 이들, 북한 내 외교관 및 국제기구 근무자를 포함한 모든 외국인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일치감치 격리 대상자들을 선정했다. 지난 1월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할 때부터 외국인 관광객들의 입국을 차단하는 등 통제 조치를 시행해 온 것이다.

외국인들에 대해서도 각 공관을 통해 강력한 통제 조치를 전파하며 단속에 나선 바 있다. 15일이던 격리 기간은 지난달 중순에 30일로 늘어나기도 했다. 코로나19의 잠복기가 2주가 넘을 수도 있다는 중국 당국의 입장을 즉각 적용한 조치였다.

북한의 이 같은 격리 및 통제 조치는 코로나19 사태의 전 세계적인 장기화에 따라 더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노동신문은 이날 관련 보도에서 "전염병을 막기 위한 사업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 비루스(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과학적인 해명이 부족한 조건에서 왁찐(백신)이나 효과적인 치료약이 개발되는 데 오랜 기일이 걸릴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북한 당국의 강력한 통제 조치는 상대적으로 취약한 의료 보건 시스템 때문으로 볼 수도 있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북한 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도 이를 정확하게 판단할 의료 기구와 시약이 부족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따라서 일단 외국에서 입국한 경우 안전하다고 판단될 수 있는 기한까지 격리 기간을 확보하는 방식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일반 주민들의 경우에도 일단 발열, 기침 등의 감기 증세가 발현되면 즉각적인 격리 조치를 시행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확진자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각 지역별로 적지 않은 인원을 격리한 것은 대부분 주민들에 대한 격리 조치의 결과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북한은 '의사담당 구역제'라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일정한 지역과 숫자에 따라 의사가 배정돼 해당 주민들의 보건 문제를 책임지는 방식이다.

따라서 격리된 주민들은 이들의 검진을 통해 격리 판정을 받고 당국에 관련 신원이 확보됐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코로나19의 확진자는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거듭 주장하고 있다. 일부 대북 소식통들은 북한 내부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전하고 있으나 공식적으로 이 같은 내용이 확인된 바는 없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 중순 북한 보건성의 보고 내용을 바탕으로 북한 내부에 확진자가 없으며 북한 보건 당국이 유전자 증폭 검사(PCR) 장비를 가지고 있어 코로나19의 확진 판단을 할 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북한에 대한 의구심의 시선도 여전하나 현재까지는 북한은 나름대로 '투명하게' 상황에 대응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7000여 명이라는 '의학적 감시 대상자'의 숫자도 북한의 관영 매체를 통해 확인된 숫자다. 북한이 내부 상황을 나름대로 솔직하게 외부에 전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WHO나 유니세프(UNICEF) 등 국제기구와 방역 관련 소통을 하고 있는 것도 최근 확인되기도 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초특급 방역 조치'를 지시하기 위한 회의를 열고 이를 대내외적으로 공개한 것도 이른바 '정상 국가화' 행보의 일환으로 보인다.

최근 북한 매체의 보도 사진 속 인물들이 코로나19 사태 초기와 달리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점도 북한이 외부의 지적에 대응하는 것을 보여 주는 부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민대호 선임기자 mdh50@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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