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기 "北 미사일 과도기 단계서 발전해나가"
北 경제난에도 정권 생존 위해 국방력 강화 우선시

북한 국방과학원이 11일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참관한 가운데 진행해 성공시켰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사진=조선중앙TV 캡처)
북한 국방과학원이 11일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참관한 가운데 진행해 성공시켰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사진=조선중앙TV 캡처)

 

북한이 탄도 미사일에 이어 순항 미사일까지 발사하면서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하는 가운데, 북한의 탄도 미사일은 아직 과도기적 단계에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자유아시아방송(RFA)는 26일 북한 무기체계와 국방 비용 분석 전문가인 신승기 한국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 연구위원은 북한이 대내외적으로 기술력을 과시하는 동시에 한국과 미국을 견제하기 위해 기존의 기술들을 조합한 신형 미사일을 선보이는 것으로 분석했다고 보도했다.

◇ 신형 액체 연료 엔진 등 새로운 미사일 개발∙확인 중

최근 북한이 시험 발사한 극초음속 미사일은 지난 9월에 발사한 ‘화성-8형’과는 모양이 다르다. 특히 날개 부분이 사다리꼴에서 삼각형으로 바뀌고 탄두도 좀 더 날카로워졌다.

이에 대해 신승기 연구위원은 최근 발사한 미사일의 주요 특징을 보면, 탄두는 2017년 5월에 시험 발사한 ‘스커드-ER’에서 사거리를 더 연장하고, 탄두 부분을 기동 재진입체라고 해서 ‘마브(MaRV)’라는 것을 탑재한 것과 매우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신 연구위원은 "추진체는 작년 9월에 시험 발사한 ‘화성-8형’과 사실상 동일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2017년 개발한 기동 재진입체의 성능을 재확인함과 동시에 일부 성능을 개량해서 기동 가능 범위와 속도, 각도를 증가시킨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추진체는 기본적으로 2017년 3월에 개발한 대출력 발동기, 흔히 ‘백두 엔지니어’라고 부르는 것으로 2017년 ‘화성-12형’에 최초로 적용했고, 이후 ‘화성-14형’과 ‘화성-8형’, 그리고 이번 신형 탄도미사일까지 연이어 적용됐다는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했을 때 이전에 개발했던 새로운 신형 액체 연료 엔진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지속적으로 재확인 중인 것으로 신 연구위원은 판단했다.

그는 "‘화상 8형’에 이어 앰플화 연료 주입 저장체계라는 것을 작년에 개발했는데 이것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야전에서도 액체연료 엔진 탄도미사일 운용성을 제공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종합적으로 보면, 북한이 김정은 총비서 집권 이후 개발한 미사일 기술을 조합해 새로운 미사일의 개발 가능성을 확인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예컨대 기존에 개발한 유도무기 하부 체계의 관련 기술을 서로 조합하고 이전과 비교해 성능이 좀 더 향상된 신형 유도무기 개발 가능성을 확인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 현대전에 부합하도록 다양한 신형 유도무기의 성능을 향상시킬 것으로 신 연구위원은 전망했다.

 북, 초고난도 극초음속 활공 미사일 기술은 미완성

신 연구위원에 따르면 북한 신형 탄도미사일의 탄두 형상은 1970년 말 미국에서 개발했던 (미사일) ‘퍼싱2’에 적용됐던 것이고, 한국도 2018년에 ‘현무-2C’라는 것에 똑같이 ‘마브’라는 기동 재진입체를 적용해 개발했다. 그리고 작년에 북한이 시험 발사한 ‘화성-8형’ 탄두 형상은 중국의 ‘DF-17’과 같이 21세기 이후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극초음속 활공체에 해당된다. 이처럼 21세기 이후 통용되는 극초음속 활공체는 미국과 러시아, 중국 등 군사 강대국도 최근까지 개발 중인 기술들이기 때문에 최첨단의 초고난도 기술이다.

신 연구위원은 "북한의 유도무기 관련 기술이 지난 5년 동안 급속히 성장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그동안 군사 강대국이 개발한 유도무기 관련 기술을 학습하고 기술을 추격하고 있는 것이지, 21세기 이후 미국, 러시아 등이 새롭게 개발하고 있는 고난이도 기술을 북한이 자체적인 기술 혁신으로 개발한 것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극초음속 활공체 형상의 ‘화성- 8형’도 사실 중국의 ‘DF-17’을 모방한 것이지, 자체적 기술 개발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북한의 관련 기술 수준과 경제 여건 등을 고려했을 때 극초음속 활공체 관련 기술을 완전하고 신뢰성있게 개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제한되고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신 연구위원은 판단했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시험 발사한 신형 탄도미사일은 북한이 개발 중인 극초음속 활공체의 과도기적 형상으로 볼 수 있다. 신 연구위원은 "2017년에 개발한 탄두와 추진체 기술의 일부를 개조하고 성능을 개량해서 극초음속 활공체의 성능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기존의 기동 재진입체보다 상당히 향상된 탄두를 개발해 대내외적으로는 기술력을 과시하고, 한미 연합에 대한 전략적 비대칭 우위를계속 확보해 나가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기존 ‘스커드-ER’과 ‘노동 미사일’ 등 노후화된 중거리 탄도미사일의 전력을 보강하고 강화하는 목적으로 개발했다고 신 연구위원은 진단했다.  

북한이 사용 중인 앰플화 액체 연료 엔진에 대해 신 연구위원은 미사일을 신속하게 배치하고 발사해야 하는 데 필요한 연료의 단점을 보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 연구위원에 따르면 앰플화 방식은 과거 러시아에서 액체 연료 추진 방식의 단점 때문에 앰플화 기술을 개발해 도입했다. 액체 연료 추진에 들어가는 연료와 산화제 자체가 독성이 강하거나 또는 비등점이 낮아서 저장 및 관리가 힘들고, 발사 직전에 주입해야 해서 신속하게 사용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때문에 한 번 주입한 뒤 오랫동안 저장하면서 신속하게 발사할 수 있는 방식으로 개발한 것이 앰플화 방식이다.

북한에는 아직 과거에 개발해 생산했던 액체 연료 방식의 탄도미사일 수량이 더 많은데, 이 미사일들은 현대적인 관점에서 보면 야전 운용성이 떨어진다. 신속하게 배치하고 발사해야 하는데, 연료를 주입하고, 이동한 뒤 발사하기에는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그런 단점을 보완하는 측면에서 앰플화 관련 기술을 개발했고, 그것을 기존에 배치된 탄도미사일에 적용할 가능성이 일부 있다고 신 연구위원은 판단했다. 

◇ 북, 경제난에도 정권 생존을 위해 국방력 강화 우선시

북한 경제가 매우 어려운 상황인데도, 북한은 연이어 미사일 발사를 감행했다. 지난해 김정은 총비서는 고난의 행군이 다시 시작될 거라는 발언도 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북한의 미사일 개발과 발사로 인해 막대한 북한 주민 식량비용을 날린 다는 비판도 제기한다.

신승기 연구위원에 따르면 한국의 경우 일반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양산 단가 즉, 실제 전력화를 위해서 대량으로 생산했을 때 한 발의 가격이 한화 대략 20억~30억 원(미화 166만~250만 달러) 전후로 예상된다. 그리고 이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탄도미사일을 시험적으로 만들어보는 '시제'의 단가는 일반적으로 단가 대비 약 1.5~3배 이상으로 보고 있다.  준중거리 탄도미사일 경우는 단거리 탄도미사일보다 더 큰 추진체가 필요하고, 이에 필요한 재료나 인력 등 추가적인 재원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양산 단가는 대략 40억~50억 원(미화로 ) 정도 소요될 것으로 판단된다. 

북한이 이번에 시험 발사한 신형 탄도미사일에 소요된 비용은 기본적인 단가 추정치로 판단했을 때 한국 기준으로 120억 원(미화 1천만 달러)에서 많게는 300억 원(미화 2천 5백만 달러)가량 사용됐을 거승로 추정된다. 이 외에도 시험 발사 지원에 소요된 비용까지 합하면 이보다 더 많은 비용이 소요됐을 것으로 여겨진다.

신 연구위원은 "김정은 총비서도 경재를 재건하겠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이보다 중요한 것은 북한의 입장에서 김정은을 주축으로 한 핵심 지배체제의 생존을 위한 안전보장"이라며 "이를 위해서 가장 우선시되는 것이 군사력 강화, 국방과학기술 개발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thk@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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